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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드립
랜덤

싼 집은 이유가 있다

샹키Lv.403로스터
11년 전인 2015년 4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대학다닐때 자취 집을 구했었는데..
학교에서 좀 떨어진 동네에 산동네가 하나 있었는데
산동네 꼭대기쯤에 방 3개짜리 빌라 옥탑방을 보증금 200에 월 20이라는 엄청나게 파격적인 조건에 집을 구한적이 있어요.
산동네였지만 집이 너무 싸고 마음에 들어서 집 본 다음날 바로 이사를 했어요.

그런데 이사한 첫날밤이었어요.
새벽 2시쯤 됐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어떤 여자가 엄청나게 큰 소리로 비명에 가까운 주문을 외우는것 이었습니다.
거의 락커들이 내지르는 샤우팅에 가까운 알아 들을수 없는 아랍어같은 주문이었는데
그렇게 1시간 가까이 고함을 질러대더군요.
그런데 알고보니까 저희 앞집이었습니다.
40대 초중반의 혼자 사는 여자였는데
처음엔 정말 엄청나게 무서웠어요.
가끔 집에 들어가다 마주치게 되면 눈빛만으로 사람을 얼어 붙게 만드는 그런 분이었죠..
옷차림도 범상치 않았고 딱 보기에도 정상은 아닌데..
다른의미로는 카리스마가 엄청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동네에서 아주 유명한 미친여자였습니다.
그 앞집 여자분의 존재를 알게된 이후로는 왜 저희집이 그렇게 저렴하게 나왔는지 대충 알겠더라구요.
집에서 가위를 눌리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거나 그런건 전혀 없었는데
앞집 미친여자의 존재만으로도 집값이 떨어진다는걸 알게되었죠.
그래도 그때는 저도 혈기왕성한 어린 나이라서 그렇게 크게 무서워 하지 않고
그집에서 용케 몇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몇년후에 그동네 살면서 친해진 동생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동네에는 아주 유명한 3대 광인이 살고 있었다고 해요.
그 세명의 광인중에 넘버 원은 항상 동네 입구 어귀에 서서 혼잣말을 하시는 무서운 눈빛의 할머니가 한분 계셨구요.
저희 앞집 여자분이 그동네 넘버 쓰리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대단한 앞집 여자분을 넘버 쓰리로 밀어내고 넘버투의 자리를 차지하는 그 광인이 누구인지 너무 궁금했어요.
왜냐하면 넘버원 할머니는 동네에서 너무 유명해서 딱 봐도 그할머니가 넘버원 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정도로
엄청난 포스였거든요.
그리고 넘버쓰리의 저희 앞집 여자분도 그 광인의 포스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그동네에 광인은 딱 그 두분인걸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모르는 넘버투가 있다는게 너무 의아했어요...
그래서 그 동생에게 도대체 넘버투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 동생이 우물쭈물 하면서 대답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너무 궁금해서 그러니까 제발좀 알려달라고 그랬더니....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면서...그동네 광인 넘버투가..
바로 저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동네에 광인 넘버투가 돼있었던겁니다..ㅋㅋㅋㅋ
그당시에 홍대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하던 시기라서 남자지만 머리를 허리까지 기르고 다녔었거든요..ㅋㅋ
남자가 머리는 엄청길고 맨날 옥상에 올라가서 팬티만 입고 노래부르고 헤드뱅잉 하고..ㅋㅋㅋ
저희집이 산동네 제일 끝에 있어서 저희집 아래에 있던 집에서는 창문을 통해서 옥상에서 발광하는 제가 아주 잘 보였던거죠..ㅋㅋ
게다가 기존에 아주 유명한 광녀가 사는 앞집에 이사온 사람들은 대부분 몇개월 못버티고 바로바로 이사를 나갔는데..
그 앞집에 이사온 특이한 젊은놈 하나가 몇년을 버티니까..
저도 기존의 여자분에 못지 않은 미친사람으로 알고 있더라구요..ㅋㅋ
같은 빌리에 사는 아랫층 주민들은 맨 윗층에 사는 미친년놈들 때문에 집값 떨어진다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더라구요..ㅋㅋ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의도한건 아니지만 저는 얼마 안있어서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구요..ㅎㅎ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동네에 남은 넘버원과 넘버쓰리의 소식이 가끔은 궁금해 지네요..ㅎㅎㅎ
---------------------

출처 : 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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