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인셉션스럽네요.
전에 봤던 베오베 글에 XO볶음밥이 매우 맛있게 보이더라고요.
거리가 멀었지만 여차저차 기회가 생겨 가봤습니다.

볶음밥을 먹으러 갔다는데 왜 짜장면 사진이냐고요?
제가 너무 늦은 시간에 가서 그런지 재료가 떨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쉬운 맘이 생겼지만, 배가 많이 고픈 상태라서
이런 텅 빈 상태로는 뭐든 먹을 수밖에 없잖아! 너도! 나도!라고
제 위가 그러더군요.
하여튼 자장면을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사실 자장면이라고 하면 배달 자장면만 먹고
전문적인 중국집은 안 가본 지 오래돼서 불 맛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더군요.
그래서 여러모로 기대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자장면 그릇을 건네주시고 하시던 말씀이 좀 더 양을 많이 넣었다고
원래 주문이었던 볶음밥을 못 해서 죄송하다고 하시더군요.
처음 가본 곳이라서 양이 많은 것인지 적은 것인지 몰랐는데
베오베 글에 다른 사진이랑 비교해보니 확실히 좀 더 많은 것 같네요.
자장면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불 맛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었고
자장면 속 양파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배달 자장면의 양파처럼 지나치게 흐물거리거나 느끼하지 않아
아삭하고 맛있었습니다.
느끼한 걸 잘 먹는 편이 아니라서 자장면을 좀 남기는 편인데 싹 다 비울 수
있었습니다.
네 기대한 만큼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당혹스럽고 신기했던 게
친절이었습니다.
제가 면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오셔서
공깃밥을 먹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따로 추가하는 메뉴라 생각하여 얼만지
메뉴판을 보고 안 보여서 얼마인지 물어봤습니다.
죄송스러운 마음에 공깃밥을 그냥 주신다는 거였습니다.
공깃밥과 김치를 주셨습니다.
재료가 부족하여 원래 주문이었던 볶음밥을 못한 것이
이렇게 죄송스러운 일인가 싶었습니다.
아 그냥 이 분은 몸에 친절이 배여 있구나...
밥도 맛있었고 김치도 맛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위에 사진의 밥그릇, 단무지 양파 그릇, 춘장 그릇, 김치 그릇, 자장면 그릇, 후식인 수박 그릇의 각각의 음식을
3,500원에 먹었습니다.
먹고 나서 이렇게 글을 쓰는데 3,500원에
부른 배와 맛 그리고 친절
너무 게이득을 본 것 같네요.
새삼 음식이란 단지 먹고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 또한 음식에 어우러져
그 끝에서 맛을 느끼는 고귀한 행위라고... (오글오글)
아, 아닙니다.
사실 글을 올릴 생각이 없었지만, 친절에 감동.
어머니에게만 느낄 수 있던 사랑을 중국집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국집 아저씨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