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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북한에서 가장 많고 풍부한 것에 대해서 쓰련다. 좀 끔찍한 걸 쓰려하는데 비위가 약하신 분들 혹은 식사 전이라든지 하는 분은 덮어두었다가 식사를 끝마치고 읽으시기를……

먹을 것, 입을 것, 땔 것, 모든 게 다 부족하다. 하지만 북한에 제일 흔하고 풍족한 게 한 가지 있다. 그게 무엇이냐면 바로 ‘이’이다.

탁아소 어린이로부터 아름다운 아가씨들, 늙으신 노인네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간직하고 다니는 게 탱크처럼 생긴 이다. 이도 옷 이는 노르스름한 게 복스럽게 생겼고 머리 이는 시커먼 게 용감하게 생겼다….

이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학창시절…..북한에서는 매 주 아니면 매달 위생검열을 한다. 선생들이 하지 않으면 학급간부들을 서로 교환해서 검열하곤 한다.

북한의 학교는 대체로 혼합반이다. 한 학급이 30명이라면 여자반, 남자반 이렇게 10년을 한 교실에서 뒹굴고 공부한다.

그러나 위생검열 때만은 정말 그 남자들 때문에 좀 더 신경써야한다. 이라도 한 마리 나오는 날에는 정말 부끄럽고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닐거니까……

그날은 특별히 군위생방역소에서 나와서 검열한단다.

그래도 학급에서 제일 깨끗하고 옷도 잘 입는다고 평가를 받았던 나는 그날도 자신만만해서 윗옷을 훌쩍 벗었다. 그전에는 우리학급에서 유일하게 한번도 이가 안 나왔응께….

깐깐이 살펴 내려가던 그 선생님이 갑자기 내 앞에다가 너무나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싸그쟁이(금방 까나온 새끼)를 보여주는 것이다. 내손바닥에다가 놓아주는데 자그마한 게 꼬물꼬물 움직인다.

순간 얼굴은 수수떡같이 변해버리고 당장 이 자리를 피해서 나가고만 싶은 심정이다….고것이 언제 그기 들어가 숨어있었대야…..

같은 반 남학생들한데 잘난 척은 혼자 다하고 다녔는데 이게 무슨 망신이람….

그뿐만이 아니다. 위생검열 낙제를 받은 학생은 벽보판에다가 커다랗게 검은 먹으로 써 붙인다. ‘이새끼가 나왔다고…..’

그 다음날부터 3일 동안 학교에 못 갔다…쪽팔려서 더는 못 갈 것 같았다…3일째 되는 날…친구가 찾아와서 벽보에는 다행히 써 붙어있지 않으니 학교에 가도 괜찮다고 한다.

나는 한 마리 나왔지만 수십 마리 나온 애들이 벽보에 올라가고 나는 제외됐다고 한다….그래도 어떻게 가…….

이가 많은 애들은 머릿속을 뒤져보면 서캐가 머리카락 한 오리에 보통 10개씩은 붙어있다. 옷을 뒤져보면 노르스름하고 포동포동한 것들이 줄을 지어 놀고 한 켠에서는 서로서로 부둥켜안고 사랑을 나누는 놈…..금방 깨어난 아기이들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앞에 앉은 애는 공부하다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커먼 이가 머리카락 끝에 매달려 그네를 타면서 흔들흔들 댄다.

내가 오기 전 유치원에 일이 있어서 들렸더니 교양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붙들고 이를 잡아서 죽여대는 데 얼마나 많이 잡았는지 손톱에 피가 벌겋게 묻어있다….

탱탱 살 오른 이를 잡아서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서 죽이면 얼마나 살이 쪘는지 뭉글뭉글한 게 펑….하면서 터진다.

애들이 얼마나 이와 싸그쟁이, 서캐들이 많은지 자면서도 계속 벅벅 긁어댄다….

북에서 이를 없애는 방법은 머리이는 빠스찐이나 헥사같은 것을 물에 풀어서 머리가르마를 하나둘 넘기면서 바른다.

그리고 나서는 수건으로 꽉 싸매고 있으면 마치도 수면제 먹은 것처럼 비틀거리면서 수건에 나와서 붙는다. 그러면 수건을 탁탁 털어서 바닥에 떨구어 목을 눌러 마저 죽인다.

옷 이는 대체로 옷을 착착 접어서 가마 안에 넣고 찐다. 그러면 한 3일은 이가 접근을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어디서 그렇게 생겨나는지 또 줄줄이 들어온다.

북한의 노인들이 유일하게 낙으로 삼고 살아가는 게 이잡기다. 시간만 있으면 햇볕에 앉아 옷을 훌딱 벗어서 이를 재끈재끈 잡아 죽이면서 얼굴에 미소를 띄우곤 한다.

그리고 자식들이 부모한데 효도하는 한 가지가 머리이를 잡아주는 것….엄마 머리를 무릎위에 올려놓고 이와 서캐를 잡아주면 제일로 기뻐하시고 그날 점심은 쌀밥으로 지어주신다.

총각을 만난 자리에서 안에서 이가 서물거리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고문. 손을 들이밀어 시원하게 긁지도 못하고 가려운 걸 참으려니 진땀이 다 송골송골 내비치고……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는 이상한 일이 있다.

이들이 사람이 죽기 전에는 무조건 몸에서 탈출해서 줄지어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임종을 앞둔 사람들을 본 친구들도 그런 말을 하더니 울 아버지 돌아가시기 1분전에 어디서 그렇게 갑자기 이들이 생겨났는지 몸 밖으로 2열로 줄을 서서 쫙 나오는데 정말 소름이 다 끼쳤다…

그것도 앞에는 털이 비죽 비죽 나온 거대한 이가 앞장서고 그 뒤로는 좀 작은 것들이 줄을 서서 나오는 게 아닌가…..

앓고 있는 아버지를 매일 옷을 갈아입히고 이가 있는 가 세심히 살펴서 한 마리도 없었는데….그리고 삼복더위라 옷도 얇게 입고 있으셨는데도 어디서 그렇게 한 개 대대의 행렬처럼 줄을 서서 나올 수가 있는지 아직도 의문스럽다.

한국에 와서 아는 사람한데 그 말을 했더니 내가 거짓말한단다.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고….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봤는데…..이들이 먼저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아채고 활동 개시한다는 얘기다.

북한에 많은 게 이뿐만 아니라 파리도 빼놓을 수 없는 종류의 한가지다.

집집에 어디가나 파리가 윙윙…..수백 마리씩 떼 지어서 집안을 날라 다닐 때에는 정신이 다 쑥 나가는 것 같다.

밥상 차려놓은 위에 숟갈도 대기 전에 먼저 타고앉아 빨아대고 손으로 아무리 휘저어도 요리조리 빠져가면서 맛볼 것 다 맛보고….

지금은 중국에서 파리약이라는 게 나와서 그걸 바람벽에다 그으면 한 3일은 잠잠하지만 약 기운이 다 되면 또 검은 군단같은 게 휘저으면서 날아다니고….

중국파리약이 나오기 전에는 문을 꼭꼭 닫아 매고 안에다가 유황을 태워서 연기가 꽉 차게 만들곤 했다.

한 시간쯤 있다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매캐한 냄새와 함께 파리들이 바닥에서 얼쳐서 팽글팽글 돌아간다.

그러면 이때라고 생각하고 파리채로 쉴 새 없이 내려 조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한 시간 있으면 또 그만큼의 병력이 들이닥치는데…..변소칸에 원산지들이 그득한데 어찌할 방법이 없다.

학생들도 과제를 내주는 게 뭐냐면 하루에 파리 50마리씩 잡아오는 과제를 준다.

그러면 점심 먹고 나서는 그 파리를 잡는다고 헐레벌떡 뛰어다니지만 고것들도 훈련이 되어서 “날 잡아봐라…”하면서 약을 올리기만 했지 잘 잡히지도 않는다…..

이밖에도 벼룩, 바퀴, 빈대들도 활개 치며 사는 세상이 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그들을 반갑게 받아주고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준 우리 장군님께 이, 파리, 벼룩, 바퀴 일동들은 다함없는 존경과 흠모의 마음을 간직하고 충성으로 받들어 모셔야 한다.

다 써놓고도 너무 더러운 내용이라 욕이나 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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