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호러/공포 단편
랜덤

등반

달달써니Lv.411로스터
9년 전인 2016년 11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길을 오르기 시작한 지 1시간 15분 뒤에야, 나는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땀이 방울져 흘렀고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팔꿈치는 너덜너덜해져서, 흐른 피로 팔뚝이 얼룩졌다.

제대로 움직이는 다리 없이 87계단을 오르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래. 정확히 87계단을 지나왔다. 하나 하나를 눈에 새기며, 이 짓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음을 상기했다.

척추골이 셋 탈골되어 신경이 절단된 상태로, 부러진 양 다리와 뭉개진 발목을 움직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미 마비가 와서 감각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육교의 위에 올라왔다.

누군가 거리를 기어다니는 나를 봤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른 아침이기도 하고.

몇 분 더 아스팔트 위로 몸을 끌다가 숨을 고르려고 잠시 멈췄다.

육교 바깥쪽을 바라보았다. 끔찍한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름다운 아침임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휴식을 취한 뒤, 팔을 이용해서 몸을 끌어올렸다.

처음에 기어오기 시작했던 도로 바닥을 볼 수 있었다.

다시금 몸을 던지면서, 이번에는 머리부터 떨어질 것을 다짐했다.

 

 

 

 

출처 : http://redd.it/w3rjc/

번역 : http://neapolitan.tistory.com/

댓글 1

올린 파일 /
      k
      kendrick Lv.366
      으...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답글

      호러/공포

      글 1,100개 · 1/44쪽

      목록으로
      1추천

      환 공포증

      1추천

      수호자들

      1추천

      독심술

      1추천

      필립 선장

      1추천

      등반1

      1추천

      정신분열증4

      1추천

      딸[daughter]

      1추천

      좋은 아침2

      1추천

      배고파 너무 배고파

      1추천

      사슴2

      1추천

      손금

      1추천

      자각몽

      2추천

      수술3

      1추천

      할머니3

      1추천

      여기선 휴식을 취할 수 없습니다

      2추천

      죽을 시간

      2추천

      그 곳에 있는 것들2

      1추천

      메두사 증후군

      1추천

      팔머에게 주어진 친절한 저주

      1추천

      독방1

      1추천

      책갈피

      1추천

      바닥 없는 구덩이

      1추천

      지하실 문1

      1추천

      완벽한 가족

      1추천

      숲 속 깊은 곳의 조용한 오두막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