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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11.06.23 22:45

[소설] 12vs1 #4

조회 수 3321 추천 수 2 댓글 0
그는 몹시 일그러진 표정으로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손에는 38구경짜리 리볼버가 들려 있었다. 우리나라 경찰들이 사용하는 총이었다. 그건 어렸을 때 내가 뭣 모르고 가지고 놀다가 아버지에게 들켜 죽지 않을 만큼 얻어터지게 만들었던 것과 같은 모양의 총이었다. 물론 그게 내 잘못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총기 관리를 잘못했던 아버지 탓이다. 나는 아버지가 잘못 관리한 총을 그저 가지고 놀았을 뿐이다. 그 이유로 죽지 않을 만큼 맞아야 했던 유년의 기억은 언제나 앙금처럼 내 기억 속에 트라우마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그 기억을 잊기로 했다. 나는 오늘처럼 아버지가 눈부시게 빛나 보이는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버지는 경찰이다. 

“한석아, 얼른 이리와.” 

“뭐야 넌? 이 씨발 늙은이가 어디서 껴들어?” 

쇠파이프를 어깨에 둘러맨 한 놈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였다. 그러자 아버지는 놈들을 향해 겨눴던 총구를 보란 듯이 등 뒤로 돌리더니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엄청난 굉음이 고막을 때리면서 동시에 식은땀 한줄기가 등골을 타고 흐르는 오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집안엔 지금 LNG가스가 가득 차있다. 그 사실을 아는 것은 나뿐이다. 방금은 상황적으로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아버지가 현관문 밖에 있었기 때문에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과 도시가스가 기적적으로 만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계속 방심하다간 모두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될 것이다. 만약 아버지가 위협사격이든, 조준사격이든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한 번만 더 방아쇠를 당기게 된다면, 그 때도 방금 같은 기적이 일어나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아버지의 경고 사격이 제대로 먹혔는지 놈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씹새끼들아. 당장 쇠파이프 내려놓고, 바닥에 엎드려.” 

녀석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물쭈물 대자 아버지가 집안으로 들어와 한 녀석의 옆구리를 발로 걷어차며 ‘빨리 안 해?’라고 호통을 쳤다. 얻어맞은 녀석이 찍소리도 못 내고 바닥을 나뒹구는 것을 본 놈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더니 천천히 쇠파이프를 내려놓았다. 

“다 엎드려.” 

이번에도 고분고분하게 아버지의 말을 듣는 놈들이었다. 어차피 폭력을 맹신하는 것들은 더 큰 폭력 앞에 굴복하게 되어 있는 법이다. 나는 아버지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이빨이 부러져서 말도 잘 할 수가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녀석들을 죽여버려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버지는 잔뜩 핏발이 선 눈으로 나를 데리고 천천히 문 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데 이상한 건, 바닥에 엎드려 있는 놈들의 모습이었다. 마치 매일 보던 친구가 어느 날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때 느끼는 이질감이랄까? 놈들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나는 왠지 그런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처음 내가 해치운 놈들이 2명이었고, 계단에서 스패너에 맞은 녀석까지 합하면 모두 3명이다. 그럼 나머지는 아홉이 돼야 하는데 지금 거실에 있는 놈들은 고작 8명뿐이었던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파란 모자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를 죽인 그 새끼가 없다. 나는 비명처럼 소리쳤다. 

“아버지 뒤.” 

“뭐?” 

고개를 미처 돌리기도 전에 쇠파이프가 아버지의 머리로 떨어져 내리며, 둔탁하고 기괴한 마찰음을 만들어냈다. 아버지는 실 풀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대로 힘없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 씨발 새끼야.”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아버지가 쓰러지는 것을 보자마자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벨트에 꽂아 두었던 송곳을 빼내 파란 모자의 목에 겨누었다. 놈의 뒤에서 오른팔로 목을 휘어감은 채 송곳을 쥔 왼손으로 녀석의 목젖을 겨누고 있는 자세였다. 지금까지 빌빌 대던 것이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나조차도 놀라울 만큼 신속하고 정확한 동작이었다. 엎드려 있던 녀석들이 제각각 몸을 일으켜 세우며 쇠파이프를 집어 들었다. 나는 위협적으로 외쳤다. 

“씨발, 쇠파이프 안 버리면 이 새끼는 죽어.” 

나는 뒷걸음질을 치며 천천히 현관문을 넘어갔다. 복도로 나오자 빼꼼히 문을 열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이웃집 주민들이 보였다. 초점 없이 흐리멍텅한 눈으로 마치 영화 관람이라도 하고 있다는 식이었다. 왈칵 화가 치밀었다. 지금까지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분하고 괘씸한 마음에 입맛이 썼다. 

“보고 있지만 말고 좀 도와줘요.” 

나도 모르게 짜증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시니컬하게 외쳐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었다. 그들은 ‘안타깝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네 사정이야. 우린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는 듯한 무심한 표정으로 날 관찰하고 있었다. ‘도와달라고 이 씨발.’ 나는 마치 투정부리는 아이처럼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쇠파이프를 든 놈들이 내 말투를 흉내 내며 지들끼리 마구 웃어댔다. 내가 빨리 쇠파이프를 버리라고 악을 쓰자 놈들이 더 크게 웃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말했다. 

“죽이려면 죽여. 어차피 걔 오늘 처음 본 애니까. 안 그래도 꼴 같지 않게 대장노릇 하려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잘 됐네.” 

“에이 미친 새끼들. 니들 도대체 뭐야...” 

내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놈들이 달려들었다. 나는 파란 모자를 풀어주고 재빨리 허리춤에서 중망치를 꺼내 놈들을 향해 집어 던졌다. 가장 앞에 서 있던 녀석이 쇠파이프를 틀어 절묘한 솜씨로 망치를 쳐냈다. 불꽃이 튀었고, 그동안 집안에 쌓인 가스는 충분했다. 내가 복도로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커다란 폭발음이 대기를 찢어발기며 아찔한 충격을 전해주었다. 가시거리 내에 있는 모든 유리창이 동시에 깨지며, 일순간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다. 바닥이 위로 솟았다 아래로 꺼졌다 하며 마구 요동쳤다. 부서진 돌가루가 머리 위로 쏟아졌고, 짙은 암회색 연기가 문을 통해 꾸역꾸역 새어나왔다. 나는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로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그럴수록 번번이 땅바닥에 고꾸라질 뿐이었다.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렸다. 악마의 담배연기 같은 암회색 연기 사이로 비명 같은 신음소리와 함께 살아남은 녀석들이 비틀비틀 거리며 기어 나오고 있었다. 피부가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근육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처참한 몰골이었지만 그 어떤 동정심도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 끔찍한 고통으로 울부짖는 녀석들에게 마구 발길질을 해댔다. 새카맣게 탄 피부가 발차기에 한 대 맞을 때마다 잘 익은 홍시의 껍질처럼 벗겨졌다. 

그렇게 두 놈을 쓰러뜨린 후 복도 난간에 기대서 호흡을 고르고 있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엉금엉금 기어 도망가는 파란 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녀석도 나처럼 폭발 사정권 밖에 있었던 덕분에 중상은 면했지만 역시 멀쩡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나는 근처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던 쇠망치를 집어 들고 녀석을 향해 절뚝거리며 다가갔다. 

이제 끝을 볼 때다. 

“하, 한석아...” 

그런대 막 현관문을 지나치려는 순간 매캐한 암회색 연기 사이로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내 다리를 덥석 붙잡더니, 불쾌한 음색의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마치 못으로 쇠를 박박 긁는 듯한 혐오스런 목소리.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새까맣게 타버린 어떤 녀석이 가는 숨소리를 뱉어내며 내 발 아래서 힘겹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버지였다. 쇠파이프에 얻어맞고 기절했던 아버지가 폭발의 충격으로 깨어난 것이 틀림없다. 움직일 때마다 아버지의 새까맣게 타버린 피부가 쩍쩍 갈라지며 붉은 속살이 훤히 드러나 보였다. 나는 착잡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해요 아버지. 하지만 저도 어쩔 수 없었다고요. 그래도 산사람은 살아야죠. 저 새끼만 죽이면 다 끝나요.” 

“그, 그만둬... 한석아... 이제 그만둬...” 

“그만두긴 뭘 그만둬요. 저 새끼들이 먼저 시작한 거라구요. 이것 좀 놔요.” 

나는 귀찮다는 듯 신경질적으로 말했지만 아버지는 끈질기게 내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그 모양새에 점점 짜증이 치밀었다. 도대체가 도움이 안 되는 양반이다. 기껏 도와주러 와서는 쇠파이프에 얻어맞고 기절을 하지 않나. 거기까지는 참아줄 수 있지만, 이제는 녀석들을 얌전히 놔두란다. 참 나 이거,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이럴 시간 있으면 총기관리나 똑바로 할 것이지.

“아, 좀 노라구요. 아이 씨발 놔.” 

거칠게 다리를 빼내자 질척한 소리와 함께 아버지의 손이 ‘툭’ 하며 끊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다리에 볼썽사납게 달라붙어 길게 늘어진 힘줄을 대롱대롱 흔들어대고 있는 아버지의 손을 보자 욕지기가 치밀었다. 

“아, 씨발 더럽게.” 

나는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자석처럼 달라붙어있는 손가락을 일일이 때어내야 했다. 흉물스럽게 타버린 손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진 후 나는 다시 파란 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녀석은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복도 바닥을 기고 있었는데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발버둥치는 꼴이 꽤나 우스웠다. 

상황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자 이웃집 주민들도 철통같이 닫아두었던 문을 열고 하나 둘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제각각 가정용 공구나 주방도구를 하나씩 들고 복도로 나와서는 폭발의 충격으로 다 죽어가는 쇠파이프 집단에게 가서 무자비한 일격을 가했다.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들. 어디 어린노무새끼들이 할 짓이 없어서 사람을 죽여?” 

“너희 같은 것들은 죽어야 해.” 

“넌 새끼야 생긴 게 밥맛 떨어져.” 

옆집 아저씨도 빠질 수 없다는 듯 망치를 들고 나와 파란 모자의 머리통을 내려찍으려 했다. 나는 행여나 그렇게 될까 싶어 얼른 발차기를 날려 옆집 아저씨를 쓰러뜨렸다. 그리고 꼴사납게 넘어진 그를 향해 말했다. 

“저리 꺼져.” 

어쨌든 파란 모자만큼은 내가 죽여야 했다. 그게 맞는 거였다. 아저씨가 몰랐다는 듯 ‘미안해.’라고 하며 황급히 날 스쳐 지나갔다. 왠지 분하다는 표정이었지만 그런 거에는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파란모자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두려웠는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새끼, 울기는. 이렇게 될 줄은 몰랐냐?” 

나는 거기까지 말한 뒤 쇠망치를 고쳐 쥐었다. 몇 마디 쯤 더 해주고 싶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이제 와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봤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녀석을 죽이고 멸망을 기다리는 거다. 나는 파란 모자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벌벌 떠는 모습을 보니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렇다고 용서해 주기엔 녀석이 저지른 죄가 너무 크다. 나는 망치를 높이 치켜들었다. 

그 다음 ‘텅’하며 두개골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치켜든 망치를 힘없이 떨어뜨리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졌다. 뭐야 이거,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어찌된 일인지 몸을 뜻대로 가누기가 힘이 들었다.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보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바닥에 처박은 얼굴을 꼴사납게 일그러뜨리며 가쁜 숨소리만 기계적으로 토해 낼 따름이었다. 깨진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뇌수가 내 머리통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번져갔다. 머릿속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들어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혼란스러울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 얼토당토하지 않은 망상을 사실을 믿고 있었다. 

아마도 옆집아저씨였을 거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니 금세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새끼가 틀림없다. 분하다는 표정으로 내 곁을 스쳐지나가던 그자식의 얼굴이 머릿속에 잠깐 떠올랐다가 이내 연기처럼 흩어졌다. 녀석이 발차기에 얻어맞은 대가로 나의 복수를 망쳐버린 것이다. 분했다. 억울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싹 다 죽여 버리는 건데. 파란 모자가 놀란 얼굴이 되어 내 어깨너머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뭘 보고 있길래 그렇게 놀라는 거지? 갑자기 내 모든 걸 망쳐버린 그 자식이 짓고 있을 표정이란 것이 궁금해 졌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웃고 있을까? 분명히 통쾌해 하고 있겠지. 최소한 죽는 입장에서 그 정도는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간신히 고개를 돌렸을 때 내가 본 것은 이제 갓 10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사내아이가 피로 물든 쇠망치를 들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형이 우리 엄마 죽였잖아요.” 

아까 복도 비상구 문 뒤에 숨겨두었던 꼬마였다. 

“여기도 한 놈 있다.” 

잠시 후 가정용 공구로 무장한 이웃집 주민들이 몰려 와서 쇠파이프 집단에게 했던 것처럼, 내 머리통에 연장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도망가는 파란 모자의 뒷모습을 보다가 이내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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