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30 21:34
우리 엄마의 이상형은 맥가이버같은 남자입니다.
조회 수 63 추천 수 0 댓글 0
엄마에게 아빠는 맥가이버 같은 남자였습니다.
항상 저에게도 결혼할 사람은 맥가이버 같은 남자와 하라고 말씀하실 정도였죠..
엄마는 운전을 하다 차가 멈춰서면 아빠에게 전화를 했고
빌라 주민과 소소한 다툼을 할때도 아빠에게,
장을 보러 왔다 기억이 나지 않을때도 아빠에게,
화장실 불이 나가도 아빠에게,
그리고 요리를 하다 말동무가 필요하거나 심심할때도 아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의 모든 생활에 있어, 그리고 어려움이 발생하면 항상 아빠가 있었죠.
엄마의 모든걸 해결해주는 존재.
그런 아빠가 3년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든 가족이 보는 앞에서 눈을 감으셨지만 엄마는 혼자서 자신의 모든걸 해결해 주던 존재였던 아빠의 사망 신고를 직접 하고 핸드폰 정지를 신청하고 각종 서류 작업을 직접 했죠.
혼자 있을 엄마가 맘에 걸려 엄마를 모시고 제가 있는 곳에 와서 한동안 함께 지내다 엄마가 일을 보러 운전을 하고 외출을 했던 날이 있습니다.
갑자기 큰 사거리에서 차가 멈춰섰고 엄마는 습관적으로 아빠 번호를 눌렀데요.
그런데 아빠의 목소리 대신 없는 번호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왔구요..
그때 엄마는, '아, 이 사람이 정말 가고 없구나' 라며 실감했다 말했습니다.
문제가 있을때마다 연락했던 맥가이버 같은 자신의 남자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그리고 엄마 자신이 세상을 떠난 자신만의 맥가이버의 사망신고를 하고 핸드폰 정지를 신청했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되었다 말했습니다.
지난 3년여동안 아무말 하지 않으시던 엄마가 오늘 저녁 혼자 술에 취해 울며 말해주는데 너무 속상하고 제 자신이 해줄수 있는 부분이 없기에 눈물이 나네요.
임종 직전 혀가 마비 되기 전 단 둘이 있었을때 더듬으며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데요. '영원히 사랑해'
엄마는 울며 저한테 말하네요.
엄마 자신이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도록 만들어 뒀으면서,
그대는 먼저 떠났지만 남아있는 엄마 자신은 혹시라도 먼 미래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지 않냐고,
하지만 그것 또한 하지 말라는게 아니냐며,
너무나도 밉지만 너무나도 보고싶다고.
목소리라도 듣고싶다 말하네요.
꿈에서라도 보고싶다고, 엄마 또한 영원히 사랑한다고.
늦은 새벽 한참동안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 털어놓고 싶은 곳이 있어 적어요.
엄마와 아빠의 소소하며 각자의 일상이 묻어있는,
그리고 함께 있어도 그립고 떨어져 있으면 더더욱 그리운,
마지막 순간에서도 온 힘을 다해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이 너무나도 예쁘게 느껴지는 새벽이였어요.
번호 | 제목 | 날짜 | 조회 수 |
---|---|---|---|
23299 | 깡통차의 매력은 뭔가요? | 2015.07.31 | 55 |
23298 | 아내와 항암, 그리고 | 2015.07.31 | 131 |
23297 | [자극용] 다이어트종결甲(90~47kg) | 2015.07.31 | 105 |
23296 | 일본에서도 잘하는 마술사 최현우 | 2015.07.31 | 41 |
23295 | 역사학자 전우용씨의 일침. | 2015.07.30 | 36 |
23294 | 남이 끼어들었다고 열폭하시는 분들께 | 2015.07.30 | 14 |
23293 | 조카의 정체성을 찾아준 이야기. | 2015.07.30 | 104 |
23292 | 제대는 내가 더 빨리한다 | 2015.07.30 | 33 |
23291 | [욕주의] 남혐과 여혐의 현실. | 2015.07.30 | 63 |
23290 | 호주는 지금 겨울인가요 ? | 2015.07.30 | 57 |
23289 | 저한테 왜이러시는겁니까? | 2015.07.30 | 36 |
23288 | 독재자라는말 매번 들으면 지겹지 않아요? | 2015.07.30 | 38 |
23287 | 빼박캔트 친일새끼 | 2015.07.30 | 41 |
» | 우리 엄마의 이상형은 맥가이버같은 남자입니다. | 2015.07.30 | 63 |
23285 | 연애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들 | 2015.07.30 | 48 |
23284 | 한국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 | 2015.07.30 | 44 |
23283 | 곧 태어날 아기 유모차 색상좀 골라주세요~ | 2015.07.30 | 80 |
23282 | 중앙선침범으로 사고내놓고 그냥가는 버스~~ | 2015.07.30 | 35 |
23281 | 정의당 지지율 7%까지 올랐네요 | 2015.07.30 | 44 |
23280 | 라디오 생방 도중 남자가 울게 된 사연 | 2015.07.30 | 53 |
23279 | 이 영화 꼭 상영하고 싶습니다 | 2015.07.30 | 31 |
23278 | 현재 등신백일장 상황 보고 | 2015.07.30 | 35 |
23277 | 초딩때 토끼만화 | 2015.07.30 | 55 |
23276 | 애견인의 역발상. | 2015.07.30 | 38 |
23275 | 월 천버는 유부님 밥상사진을 여초카페에 올리면 | 2015.07.30 | 107 |
23274 | 뉴그랑죠Xg와 젠쿱 시승기 끄적끄적 // | 2015.07.30 | 105 |
23273 | 띄어쓰기 잘합시다.. | 2015.07.30 | 56 |
23272 | 대륙 시리즈 | 2015.07.30 | 17 |
23271 | 식탐글 보고 떠오른 몽쉘사건 | 2015.07.30 | 97 |
23270 | 무개념 인증 | 2015.07.30 | 28 |
23269 | 우리나라 미모 원톱 여배우는 누군가요? | 2015.07.30 | 72 |
23268 | 황당 유머1 | 2015.07.30 | 38 |
23267 | 여성회관에 주차한차 훼손 | 2015.07.30 | 89 |
23266 | 내 스물 아홉 이야기 15. | 2015.07.30 | 83 |
23265 | 여동생이 쇼미더머니 나가려나봐요 | 2015.07.30 | 55 |
23264 | G바겐 6x6 브라부스 | 2015.07.30 | 136 |
23263 | 파텍필립 시계 제조 과정 ㅎ | 2015.07.30 | 69 |
23262 | 이거레알 반박불가. | 2015.07.30 | 103 |
23261 | 가수 이승환의 돌직구 | 2015.07.30 | 16 |
23260 | 어지가니 할것 없을때 큐보이스 ㅋㅋㅋㅋㅋㅋ | 2015.07.30 | 43 |
23259 | 200만원 이면 떡치겠네요. | 2015.07.30 | 50 |
23258 | 여덕 동인계에서 또 큰일 하나 났네요 | 2015.07.30 | 120 |
23257 | 사기, 횡령의 나라. | 2015.07.30 | 34 |
23256 | 국제결혼. | 2015.07.30 | 42 |
23255 | 스압/데이터)태권도 검은띠의 헐리웃 여배우. | 2015.07.30 | 107 |
23254 | 보복운전당했습니다.. 상담부탁드립니다.. | 2015.07.30 |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