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카운터 알바입니다. 이제 2개월차?

뭐 일하면서 이런저런 비매너 손님을 만나기도 하고, 제가 황송할정도로 매너있는 분도 만나기도 해요.

오늘은 참 특이한 분을 만났습니다.

교대하면 보통 손님이 적은데 오늘따라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피시방이 음식점도 아니고^^제가 손님 친구도 아닌데^^

자리에 앉아서 '어이! 여기! 여기!'하고 소리지르면서 저를 부르시더라구요.

카운터에 오셔서 말씀하시거나 pc로 메시지를 보내도 충분한데요.

그러더니 대뜸 저에게 컴퓨터가 왜 꺼졌냐고 물으셨습니다.

음???

사용시간을 다 사용해서 꺼진 것 같은데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런게 어디있냐면서 화를 내시더군요.

ㅇㅅㅇ????

제가 일하는 피시방은 선불제입니다. 카운터에도 선불제라고 표시되어있고 사용할때도 잔여시간이 없을시 선불요금을 충전해달라고 안내창이나옵니다.

그리고 혹시나 잔여시간이 없을경우 3분전부터 모니터에 3분남았다는 안내창이 구석에 떠요.

제가 다 설명을 드렸는데, 대뜸 환불을 해달래요.

자신이 원한 결과를 50분내에 못 이뤘다고요.

?????

피시방은 낸 금액만큼 피시를 서비스로 제공했으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요. 피시를 사용한 결과도 피시방에서 책임져야 하나요;;;? 그럼 한시간동안 게임하다가 렙업을 못하면 피시방이 환불해주는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피시를 사용하시지않았나. 그래서 환불은 곤란하다라고 했더니

컴퓨터가 꺼진다고 고지한적이 없으니 환불이 되어야 한답니다.

ㅇㅅㅇ.......선불이라고 사방에 붙어있고, 심지어 꺼지기 3분전에 안내창까지 뜨는데요.

저 혼자 컴퓨터가 100대가 넘는 피시방에서 일하는데 손님 한분한분 컴퓨터 종료시간을 신경쓰고 있는거 자체가 불가능한거 아닌가요.....사실 그게 제 일도 아니구요.

그래서 이건 손님이 신경쓰지시 못한부분이니 피시방에서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무대포입니다.

나이가 많거나 컴퓨터를 모르면 그럴수도 있지않냐고 하십니다.

???피시방에 60대분들도 많이 오세요.

스피커를 어떻게 켜는지도 모르는 초딩도 옵니다.

종종 문서작성하는 방법도 모르시는 어르신분들이 오셔서 직접 해드리기도 해요.

그래서 컴퓨터를 몰라도 아는 부분이라고 했지만 끝까지 막무가내더라고요ㅎㅎ

제가 그래서 입시학원을 다니는데 대학을 못가면 학원이 환불해주던가요? 서비스 제공을 받고 그걸 활용하는건 손님의 재량입니다. 해도 말이 안통합니다.

자신이 서류를 보내지 못했고, 피시가 종료되면서 자료 또한 날아갔으니 피시방책임이랍니다.

그게 왜 피시방책임인지 이해가 도저히 안되더라고요ㅋㅋㅋㅋㅋ

반쯤은 그냥 자료가 날아가서 화풀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

제가 제 입장을 계속 고수하니, 사장님을 찾더라구요.

사장님은 보통 매장에 계시지 않아서 통화연결해드리겠다고 했으나,

사장님이 전화를 받지 않으셨고, 제가 그럼 이후에 통화할수 있게 번호를 남기고 가시면 사장님이 직접 전화하실거라고 했습니다.

번호를 남기기 싫다하시길래, 그럼 계속 사장님과 통화하도록 노력해보겠다. 기다리거나 번호를 남기거나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주세요.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냥 무조건 천원.....내놓으라면서 피시방책임이라고 이건 소비자 우롱(뭐가 우롱인지 모르겠습니다) 소리지르시고 억지논리를 피우시며 카운터를 차지하고 계시더라구요ㅠ

그때 손님 많아서 진짜 정신없었고, 제가 할 일도 못하고 있었어요.

장장 한시간을 그러고 있었습니다.

카운터 분위기가 심각하니까 그냥 나가는 분들도 있고.....주문이나 문의 들어온거 처리도 못하고 그러다가

제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니까 결국 가시긴 했습니다ㅋㅋㅋㅋㅋ

이딴 웃긴 피시방 처음봤다면서요ㅋㅋㅋㅋㅋ

저도 그런 웃긴 손님 처음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