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에 따르면 이날 불가리아 야당 '권리와 자유 운동(MRF)' 대표 아흐메드 도안(58)은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괴한이 단상에 뛰어올라 도안 대표의 얼굴에 총을 겨눴다. 이 대범한 암살자는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으나 천만다행으로 불발됐다. 범인이 잠시 멈칫하는 사이 도안 대표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몸을 날렸다.
두 사람이 바닥을 뒹구는 사이 경호원과 당원들이 달려와 범인을 제압했다. 흥분한 주변인들이 쓰러진 범인을 향해 킥을 날리고 구타해 이 실패한 암살자는 얼굴에 멍이 들고, 코피를 흘리며 행사장에서 끌려나갔다.
당시 전당대회는 TV로 생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암살자가 도안 대표를 습격하는 전후 상황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흑해 인근 부르가스 출신 청년 옥타이 에니메흐도프(25)로 반야당 단체 '나는 도안을 증오한다'의 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에니메흐도프는 마약 소지와 절도, 폭행 등 범죄 전력 있으며 도안 대표를 습격할 당시 권총과 칼 두자루를 소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번 범행 동기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에니메흐도프가 도안 대표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불가리아 당국은 밝혔다. 또 사용된 총은 호신용 가스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근거로 일부 현지 언론은 에니메흐도프가 도안을 죽이려한 것이 아니라 공개석상에서 곤혹을 치르게 하기 위해서 일을 벌인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도안 대표는 사건 직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별다른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 그는 병원에서 다시 전당대회장으로 돌아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도안은 불가리아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는 소수 터키계 주민들과 무슬림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권리와 자유인권당 대표를 25년 간 맡아왔다.
이날 테러시도에 대해 로젠 플레브넬리예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다른 인종과 종교 집단들이 서로를 인정하는 전통이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번 일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