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군번 입니다.
제가 갓 일병 달았을때 있었던 일 이네요
저희 부대는 저녁에 1인당 우유하나, 빵 하나가 매일 지급 됐었어요
저는 본부중대 소속 이었는데
본부중대의 쫄다구 일병이 우유랑 빵을 각 내무실마다 배달해야되는
이상한 전통이 있더라고요.
한손엔 빵박스, 다른 한손엔 우유 박스를 들고
각 내무실마다 배달 해주고 드디어 그날의 마지막 내무실로 들어갔습니다.
똑똑 노크한뒤 내무실 문 열고 들어갔죠
다들 운동하러 나갔는지 내무실엔 딱 두명 있더군요
한명은 책 보고 있고, 다른 한명은 침상에 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그 둘은 동기이고 짬밥 먹을대로 먹은 왕고참 입니다
"단결"
깔끔하게 경례하고 침상위에 우유,빵 올려둔뒤
내무실 나가려는데 자고 있던 놈이 그러더군요
"야~ 나갈때 불 끄고 나가"
"네, 알겠습니다"
[딸깍]
책 보던 놈이 그러네요
"색꺄, 책 보는거 안보이나 불켜"
[딸깍]
"ㅆ 새꺄, 뒤질래 불꺼"
[딸깍]
"아 이런 ㅆ놈의 새끼를 봤나"
[딸깍]
.
.
.
그렇게 남의 내무실 문 앞에서 불 켰다, 껐다를 무한반복 하고 있던중
자던 놈이 인내심에 한계가 왔는지,
모포를 박차고 일어나,
바람처럼 달려 오더니,
약 1미터의 서전트 점프후,
제 얼굴에 싸다구를 날리네요.
그 뒤 약 30초간
무수한 펀치와, 듣도 보도 못한 욕과
로킥, 미들킥
어마어마한 공격이 쏟아 지더군요
그 놈한테 맞는것도 억울한데
진짜 화나는건...
아까 책 보던 그놈
좀 말려 주던가 그러면 좋으련만
죽을듯이 맞고 있는 나를 보며
구석에서 낄낄낄 쳐 웃고 있더군요
나쁜놈.
어느덧 구타는 끝이 나고
"불 끄고 나가 새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후딱 불끄고 도망 나왔습니다.
제가 고문관 이었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저 군생활 잘 했어요
그렇게 맞고 화장실에 숨어서 울던 기억은
불혹이 넘은 지금도 머릿속에서 잊혀지질 않는군요
진돗개 발령되고 전쟁이 나느니 어쩌니 말들이 많은때에
제 군대시절 생각이 나서 한번 적어 봤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