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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드립
랜덤

현실의 절망감을 TV에서 두 번 확인시켜 주지 마세요.

샹키Lv.403로스터
11년 전인 2015년 6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냉장고를 부탁해' 게시판에서 인상깊게 본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태어나 처음으로 TV프로를 보고 후기를 남깁니다.
글들이 넘쳐나서.. 제작자들께서 보시기나 할 지 모르겠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남깁니다.
저는 1회부터 본방을 봐온 냉부의 애청자이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20대 청년이기도 합니다.
처음 맹기용씨가 나올 때, 그리고 맹모닝으로 논란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이유는 그의 요리가 형편없어서 였기도 했지만
금수저라 알려진 젊은 청년이, 부족한 실력으로 인기 프로에 나왔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현실에서 느끼는 분노의 지점이, 현실을 잊고자 하는 쇼예능 프로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셰프들도 금수저로 태어나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아닌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과 방송 보여지는 모습은 '저 정도면 정말 TV에 나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요리를
할 수 있겠다' 라는 시청자의 '납득'이 있었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냉부라는 프로를 즐기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저 또한 오랜만에 본방을 손꼽아 기다리는 프로로 애청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방송분에서 또 다시 현실의 절망감을 확인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두 번 기회를 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사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노력하고 애써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사회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맹기용씨는 부족한 실력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인기프로에 단번에 입성한 것이며
그런데 왜? 맹기용씨는 실수를 하고도 방송이라는 거대 시스템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왜- 우리 시청자들은 현실의 고통을 잠시라도 잊고 웃고 즐기기 위해 보는 쇼예능 프로에서
현실의 반복과 답습을 확인해야 하는 겁니까?
제작진 여러분.
이 프로를 애청하는 많은 젊은이들은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노력하고
단 한 번의 실수로 버려지고, 다시 밑에서부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고단함을 잊고자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에게
현실의 절망감을 두 번 확인시켜주지 마세요.
금수저가 TV에 나와 부족한 실력을 노출했습니다.
여기까지 였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방송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에게 보호를 받고 비호받는 모습은
제가 잠시 잊고 싶던 제 앞의 현실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불쾌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꽁치 통조림을 선물하는 모습에서는
마치 그런 불쾌감을 느낀 사람들을 제작진이 '조롱'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불쾌감을 넘어선 짜증까지 느꼈습니다.
저희 가족은 월요일 밤마다 모여 이 프로를 봤습니다.
오늘 방송이 끝나고는... 다들 씁쓸하게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비판 글이 폭주하는 이 게시판에서, 이런 장문의 글을 누가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 말은 꼭 하고 싶어서 회원가입까지 하고 글 남깁니다.
쇼예능에서 조차 현실의 절망감을 확인시켜주지 마세요.
여러분들이 그렇게 안해도 충분히 느끼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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