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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드립
랜덤

부탁드립니다. 염치없지만..

샹키Lv.403로스터
11년 전인 2015년 5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같이 기도해주세요..ㅜㅜ

전 2013년 10월 26일 흉부 종격동 내에 미확인 악성 종양 판정을 받고 그 날로 서울로 올라가 조직검사 후 배아세포종이라는 암을 선고받은 암환자입니다.

그 후 5개월간 항암제에 찌들어 살았으나 항암제로는 종양 자체를 없앨 수 없어 수술을 하였고 "배아세포종"은 사실상 잠정적 완치가 된 상태(현재까지 재발하지 않음)입니다. 그런데 수술하여 적출한 종양을 조직검사 해보니 배아세포종과는 다른 "혈관육종"이 발견이 되었고 이 암 종류는 몸 어디든지 언제 전이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거라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결국 수술 수 4개월만에 척추에 재발이 되었고 또 길고도 험하면서 죽고싶을정도로 힘들었던 5개월이 지나갔고 전 일주일전에 최종 검사결과를 위한 CT와 MRI촬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내일 그 검사 결과를 들으러 교수님을 찾아뵈러 갑니다. 솔직히 이번에도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하면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이 벌써부터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서 병원 특유의 냄새만 맡아도 오심이 밀려오고 암병동에 올라가 환자복으로 갈아입기 전에 맞은편에 갈색 봉지에 항암제를 달고계신 환우분을 보기만 해도 구토가 올라옵니다.

항암제가 아니라 단순한 생리식염수를 맞는데도 갑자기 속이 꿀렁꿀렁하더니 빈속인데 위액까지 꾸역꾸역 쏟아내고 그 때부턴 겉잡을 수 없습니다. 잠이 들지 않으면, 내가 내 정신일 때엔 항상 속안에 무언가를 올리기 위한 되새김질을 합니다. 물론 제 의지와는 상관 없습니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고통없이 나도모르게 누군가 나를 죽여줬으면 싶을 때가 한 둘이 아닙니다. 이젠 그만하고 싶습니다. 이번 치료를 끝으로 더이상 항암제를 몸 안으로 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완치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5년 이내 생존률 15%라는 설명을 교수님께 듣고 욕심은 이미 버린지 오래입니다.

다만 제가 치료받으며 오래 살길 바라시는 주위 분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척을 합니다. 그라비올라가 좋다더라, 콩이 좋다더라, 현미가 좋다더라.. 다 합니다. 부질없다는 것 다 알지만 다 합니다. 그분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

젊어서 이게 뭐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추천해준 직장 가겠다고 제주도에 가서 우연히 하게 된 동물 사육, 그 이후 동물이 좋아 계속 다니게 되었고 스트레스는 좀 받아도 천직이라 생각하며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그녀석들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꼴랑 3년도 안되어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고 그 이쁜녀석들과도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하루하루 연명하는게 삶의 목표입니다. 그냥 살아야겠다, 내가 죽어버리면 슬퍼할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겠다.

그러니까 없어지라곤 하지 않을게. 그냥 지금 상태로 그대로 있어줬으면 좋겠어. 더 이상 어디에도 가지 말고 지금 그 상태 그 크기 그대로, 이대로 같이 살면 안되겠니.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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