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뱅글의 망작인가? 시대의 역작인가?
BMW e60 528is..
친동생의 e90 320i는 독특한 브라운계열 컬러에 익스테리어가 M스포츠패키지 드레스업 되어 있었다.
비머 3시리즈들 역시 6기통 Na엔진에서 점차 고효율, 저연비가 각광받는 새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4기통으로 다운사이징 된 2리터급 엔진들이 탑재되며 그 중심에 320이 있다.
요즘은 승용형 디젤과 직분사 터보의 시대..
동생차의 N46엔진은 120km/h 이상 영역에서 요즘의 그것처럼 든든한 토크나 히스테리적인 고출력을 뿜어내진 않지만 부드럽고 그 차급에 부족함 없는 가속력이 탄탄하고 기민한 하체와 조화를 이루며 운전을 할 수록 참 밸런스가 좋다는 기분을 끊임없이 오너에게 어필한다.
다만 태생이 스포티함 가득한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이라 출력은 둘째치고 무거운 핸들감각부터 시내 혹은 장거리 운전시 꽤 피곤하다. 더구나 비범한 외관을 지닌 BMW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맞이하는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의 항속 또는 추월시 4기통 NA 2리터 능력이란.. -,-;;
클라우스 루테가 시작하고 조지 나가시마가 마무리했던 타임리스 디자인
엔젤아이로 불리는 코로나 링을 첨 우리에게 비춰줬던 그 모델
비로소 벤츠와 어깨를 견줘볼 수 있었던 그 시절의 비머
그리고 그들의 엔지니어링이 녹아있던 직렬 6기통 엔진을 품고 나왔던 패밀리 세단
그럼에도 "지구상 가장 빠른세단"으로 불리던 M5가 가장 돋보였던 바로 그 모델.. e39 5시리즈
8년즘 후
참 부담감 가득한 후속모델이 기대와 논란속에 출시 된다.
e60 5시리즈..
특히 BMW라고 하기엔 눈에 쉬이 익숙해지지 않는 크리스뱅글의 선과 면 그리고 여백..
시대의 망작인가? 역작인가? 수많은 비머 오너들과 카매니어들 사이에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절망감과 한숨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기업에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 녀석!!
지금도 비머를 좋아하는 매니아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한 모델
하지만 뱅글은 새로운 비머의 껍데기를 다듬었을 뿐, 그 속에 분명 바이에른 엔지니어링은 남아 있었으리라..
그럼에도 나역시 e39의 모습이 진정한 BMW라 믿었기에 당연히 e60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며 당대를 훌쩍 건너 F10 5시리즈 모델에서야 과거의 비머와 미래지향적 기술의 협연이라 반기려던 차에..
현 520D모델을 시승하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아니 더이상 내가 아는 BMW가 아니였으며 그 실망감과 상실감에 급기야 프리미엄세단에 디젤엔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상한 정신병까지 생겼으니..(물론 520D모델을 통해 F10 전부를 몰아 세우는 우를 범하진 말아야 하겠지만 그러기엔 520D의 수가 너무 많고 535i가 너무 귀하다 ㅠㅠ)
F10 520D만 접한 누군가가 "비머란 이런 것인가?" 착각할까 두려웠고 앞으로 가까운 미래 My Family sedan 선택이 걱정되고 우울했다.
내동생이 나와 함께 e46과 e90을 접했고
내 e39를 동경하며 가슴 한 켠에 품었던 녀석
나에겐 늘 미움과 의구심을 받던 녀석 e60
그중 528i스포츠(이하 is) 모델..
비록 중고이긴 하나 드디어 구했고 내가 직접 몰고 수백키로를 달려 동생에게 딜리버리를 자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놀라웠고 만족스러웠으며 e39에 대한 애정을 이젠 첫사랑의 기억쯤으로 묻어둬도 되겠다.. 훔~~
일반모델이 아닌 is모델만의 익스테리어는 기타 자질구레한 꾸밈과 덧붙힘이 필요치 않으며 인테리어 또한 e60 일반 모델에서 보여지는 어설프고 조화롭지 못한 우드그레인이 아닌 깔끔한 메탈그레인이 흑백톤의 실내를 휘감으며 is만의 블랙톤 천정마감은 엄숙했고 주황빛으로 빛나는 계기판과 실내 조명들은 차분했으며 저 멀리 비추는 HUD와 제논라이트가 안내하는 전방 시야는 장엄했다.
mp3와 usb가 일반화된 요즘, e39는 승객의 편의성 측면에선 다소 불편함을 강요 당했지만 후기형 e60모델은 mp3와 aux가 지원되며 i드라이브의 세심한 기능으로 오히려 편의성에선 과잉이다.
지금의 모델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전자식 변속레버로 조정 되어지는 6단 오토미션은 역시 is모델답게 전구간 쓰임새 좋은 훌륭한 기어비를 가졌으며 수동기어 기반의 듀얼클러치 모델들과는 또 다른 부드러움과 신뢰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녀석의 심장, 실키식스라 불리던 M54엔진보다 분명 진보한 N52엔진의 매끄러운 회전과 맞물려 기가 막히는 드라이빙을 가능케한다.
엔진과 미션은 이미 통제 가능한 여유로운 출력을 엔진회전가능 전 구간 막힘없이 토해내고 이를 is만의 써스펜션이 탄력있게 받아내어 환상의 주행질감을 선사한다.
무르지 않는 부드러움, 불쾌하지 않는 단단함으로 표현되는 M써스펜션과 그에 기인한 조향감각은 '기아모터스 K5'만한 크기의 차체를 소형차 몰듯 가볍고 나긋하게 움직여주다가 문득 과속카메라 앞에선 흠짓놀라 속도계를 보며 오른발을 재빨리 왼쪽으로 밟게되고 오너의 입가는 다시금 미소를 머금는다.
e39와 거의 동일한 구조의 하체설계와 한층 진보된 소재의 사용으로 경량화된 엔진 및 차체 곳곳의 다이어트도 여기에 한 몫을 한다.
5시리즈는 BMW의 대표 세그먼트이며 엔진 바리에이션이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매번 새로 출시되는 5시리즈들 중 유독 528 모델이 밸런스에선 항상 최고의 찬사를 받는 이유 또한 적당한 크기의 차체와 그 무게에 걸맞는 출력, 충분한 옵션 그리고 쉽게 넘볼 순 없으나 결코 허무맹랑하지 않는 가격까지..
그야말로 독일산 프리미엄세단의 기준이 되고 벤츠와 더불어 자동차 기술의 선구자 역할을 담당해 왔다.
아직도 만족스럽지 못한 e60 특유의 외관도 is는 M패키지 적용으로 타협이 가능했고 실내공간도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독일산 쇳덩어리 느낌 가득한 구형 비머만이 진정한 비머라던 나의 고집은 착각이 되었고
그러하기에 앞으로의 비머는 분명 각성해야 한다.
이미 그들만의 특징이 희석된지 오래인 지금의 BMW가 따라하기엔 '렉서스'는 너무 부드럽고 적당히 잡아돌리기엔 '아우디'의 콰트로는 너무 정직하며 친철한척 대중에게 다가서기엔 '현대기아'는 너무 가깝고 싸다.
그래서 비머는 비머 다워야 하고
e60 528is는 내가 바라마지 않던 비머 그 자체였다.
단, 크리스 뱅글이 너무 도도했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