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새누리당 전 의원)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달러를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한 그는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온 직후인 오전 6시부터 50분간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검찰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의리나 신뢰 속에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참여했었다"며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직접 겨냥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 내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은 9500억원의 분식회계와 회사 돈 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성 전 회장은 "내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며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보도해달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일 없다. 더 이상 드릴 말이 없다"고 부인했고, 허 전 실장도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그런 일은 모른다.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