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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드립
랜덤

우리 엄마는 자식의 성공만을 바라는 사람이었다

샹키Lv.403로스터
11년 전인 2015년 4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를 열심히 읽고

참고하려고 했다

수기를 보니

모두 고생을 이겨내고 성공했다고 써있더라.

그래서.

나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생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그게 사랑이라며.

어릴때부터 먼지같은 잘못으로도

먼지나게 두들겨맞았다. 죽도록.

밖에서 보는 나는 지나치게 말잘듣고 공부열심히하는

평범한 아이였는데.

엄마는,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훈련이라며

내가 완벽한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오지 않으면

미치도록 두들겨팼다.

그렇게 두들겨맞고 띵해진 머리와 죄책감 가득한 마음으로...(지금 생각하니 어이없다. 내가 전교 1등은 못해봤지만 500명중에 내뒤에 항상 490명 이상씩은 있었는데, 그정도도...잘한거 아닌가?)

나는 다시 책을 봐야했다.


자만해서 나태해질까봐 걱정되서 그랬다면서,

단 한번도 칭찬해준적이 없었다.

나는 전교 10등 안에 드는 인간쓰레기였다

(실컷 막말 퍼붓곤 속마음은 안그랬단다. 난 엄마가 나한테 바라는게 대체 뭐였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공부가 본격적으로 중요해지는 시기가 오자,

엄마는 더 철저히 나를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친구 잘못만나 나쁜 물들까봐 걱정된다며

놀다가 공부할 시간 뺏길까봐 우려된다며

모든 인간관계를 차단시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면서도 어이없다

나는 아주 어릴때 말고는

친구들과 어울려 떡볶이먹은 추억도

연예인에 빠져본적도

음악을 들으며 게으름 피운 기억도

다이어리 나눠쓴 기억도 없다.

술마시고 사고일으킨적도

교복을 줄여입은적도 없고

화장도 스물중반 돼서 시작했다


엄마는 나를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완벽한 착각아래 나를 미치도록 옥죄었다

나는....너무 어렸고...힘이 없었고...잘 몰랐다.

그래도 그와중에 점점 힘들어지면서도

공부는 죽을 힘을 다해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중엔,

공부밖에 할게 없었다

친구가 없었으니까.


나같아도 나같은 친구는 재미 없었을거 같다.


밝고 명랑한 나였는데

엄마의 완벽한 '특훈'을 받으며

자만심이 너무 없다못해 자존감은 바닥이고

우울, 불안, 불면은 필수옵션이며

과거 공부 잘했던 그 반짝 영광이 언제냐 싶게

남들이 한번 말하면 못알아듣고 두번은 들어야 하고

스트레스성 난독증도....

과도한 언어폭력에 시달리면 그럴수 있다더라 ㅎㅎ


엄마는 아직도....아직도.

왜 자식교육에 실패했는지 모른다.

"공들여 키웠는데 니년이 노력을 안해서 그래 이년아

등신같은 년"

이게 엄마가 심심하면 하는 소리다

너한테 들어간 돈이 얼마인지 모른단다.

좀 억울한데, 중고딩 내내

학원비 밥값말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용돈은

문자 그대로 천원한장 받아쓴적이 없는데...

밥은 먹어야 공부를 하니까

밥값은 줬다

(우리엄만 배만 부르고 눈앞에 책하고 펜만 있으면

공부가 잘되는줄 안다)

그런데 하긴, 정신과 상담료가 비싸긴 비싸다.

나도 내가 왜 이모양인지 알것도 같고 모를것도 같고

알고 있지만 알게 되는게 고통스럽다.


엄마는 아직도

내가 너무 배가 불러서

절실하지 않아서

노력을 안해서

성공하지 못한거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없는건

니가 못돼처먹어서란다. 너만 잘하면 사람들이 줄줄 따른단다

백번 맞는말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할수는 있겠지만

어려움이 성공의 필요조건은 아닌데.


어렵고 힘들수록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믿는.

따뜻하고 사랑 많이줘서 키우는건

나약하게 키우는 거라고 믿는.

무조건 욕하고 때려가면서 키워야 강하게 키우는거라고.

대체 누가 그런 공식과 믿음을 엄마한테 심어줬는지

그 미치광이같은 믿음과 집념이 증오스럽다

차라리 엄마가사이비 종교에 빠지는게 나았겠다 싶을때가 있었다

그럼 늦기전에 도망쳐나올수 있었을테니까.


서서히 데워지는 물에 갇힌 개구리처럼

나는, 고통속에 살면서도

내가 얼마나 이상한 환경에서 자랐는지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깨달았을땐

이미 너무 많이 모든게...늦어있었다


그것도 나중에 깨달았지만 ㅎㅎㅎㅎ

인간관계는

노력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





이 모든 일들이

이젠 시간이 꽤 지난 일이다.

그런데....

왜 아직도 고통스러운지 모르겠다


뇌에서

장기기억은 해마에 저장된다고 한다

불쌍한 내 해마는

외롭고 슬픈 기억들을 가득 담고

꾸역꾸역 망망대해를 홀로 헤엄쳐가느라

무척이나 힘들것 같다

해마를 좀 편하게 해주고 싶은데,

"잊혀지지 않는 좋은 추억"을 가득담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힘차고 씩씩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은데...


행복감"이라는게 뭔지

정말 느껴보고 싶다

뭘해도 재미가 없다

아니, 흥미가 있었던 것도 재미가 없어진다

테니스가 좋아 테니스 동호회에 들어가면

왕따를 당해서 테니스까지 싫어진다

영어가 좋아 스터디에 들어가면

거기서도 왕따를 당해 영어까지 흥미가 없어진다

영화 같이보고 감상을 나누는게 좋아서

문화생활 모임에 들어가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자살시도는 안해봤지만

죽고싶다는 생각은 수천번도 더해봤다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싶다.


이젠, 뭔가를 좋아하고 호기심을 갖는다는게

두렵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미치도록 그리운데.

피가 시리도록 외로운데.



결혼은 포기한지 오래다.

이젠 나도 내 밥벌이 하고

옛날과 달리 영화도 만화도 음악도 미드도

자유롭게 즐길수 있고....

한데,

왜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이 자꾸 떠올라서

나를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린시절처럼

혼자 일하고 혼자 밥먹고

집에 돌아와 내가 좋아하는 미드보다가

힘들게 잠든다

엄마는 쓸데없는거 보지말고 주식이나 부동산공부를

해보라지만

이미 내 머리는 진작에 돌이돼서

어려운 용어를 들어도 이해도 암기도 안된다


운동해서 체력을 키우라지만,

종일 고독을 견뎌내고 집에 오면

운동할 기력이 하나도 안남는다

밥도 겨우먹고 화장 못지우고 자는 날도 많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만나 사랑하고 사랑받고..

친한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오래묵은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좋아하는걸 끝까지 시도하고 노력해서

성취도 하고...

예쁜 모습으로 당당하고 행복하게

그렇게 살고싶다.


하지만.....

나는 왠지

어린시절에도 그랬듯

내 인생이 끝까지 외로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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