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헤어지고 왔어요.
덤덤하게 그만 만나자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라고 대답하고 돌아서 나오니
15분이 지나있네요..
3년간 만나왔어요.
그동안 찍어온 사진만해도 수백장은 될테고,
함께 찍은 동영상도 수십편이 될텐데...
그 사진들, 동영상들 훑어보는 것만해도15분은 넘게 걸릴텐데,
15분만에 지난 3년이라는 시간들이 정리된다는게
너무 안타깝고, 아쉽고, 힘드네요...
15분이라는 시간동안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했고, 매달리지도 않고 덤덤하게 그러자고 했어요.
눈물이라도 흘릴걸...다시 생각해보라고 매달릴걸...
우리가 함께해온 지난 시간들을 다시 한번만 찬찬히 돌이켜보라고 얘기라도 해볼걸...
헤어지고 나서 집에 돌아오니 후회가 밀려와요...
집에 돌아와서 그동안 함께한 흔적들을 정리했어요.
페이스북에서 주고받은 대화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들,
하트가 왕창 붙어있는 주소록까지...
우리가 얼마나 애틋하고 이쁘게, 오랜시간을 만나왔는지 보여주는 이 자료들 앞에서
자꾸자꾸 눈물이 나네요...
이 흔적들을 정리하는데만도 15분이 넘게 걸리는데...너무 쉽게 납득을 하고 온게 아닐까...
자꾸 후회하고 있어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아요.
헤어지고 각자 돌아서 가는 길에 본 전여자친구 뒷모습이 자꾸 떠오르네요.
그 어느때보다 이쁘고 아름다워서 붙잡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젠 그럴 수 없겠죠...
오늘 헤어진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오늘 고민을 가지고 글을 쓰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제 얘기는 그저그런 얘기에 불과하겠지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혼자 끄적여 놓으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네요.
그 친구도 가끔씩 오유를 들어와요. 고민게시판은 들르진 않겠지만, 혹시나...하는 생각에
익명을 체크했다, 풀었다를 반복했어요...
이번 이별도 언젠가는 잊혀지겠죠?
시간이 약이라는건 몇 안되는 지난 연애를 통해 익히 겪어왔으니까요.
하지만 이 이별이 잊혀지기 전에,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미안하고, 후회되고, 마음이 아픈 하루예요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