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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드립
랜덤

황제의 식사.jpg

샹키Lv.403로스터
12년 전인 2014년 8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3225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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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차 의원의 체험 수기 전문.

6,300원짜리 황제의 삶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에 다녀왔습니다. 식사비 6,300원을 받고 쪽방에서 1박2일을 살아보는 겁니다. 저보다 앞서서 몇 분이 다녀갔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 경험자의 가계부를 조사했습니다.

한 컵에 800원 하는 쌀 두 컵에 1,600원, 김치 한 보시기 2,000원, 참치 캔 한 개 2,000원, 생수 한 병에 5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6,100원이 들었답니다. 받은 돈 전부를 착실히 먹거리에 썼군요. 쌀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걸 샀고 부식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샀답니다.
전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굶어죽을까 염려한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쌀은 800원어치 한 컵만 샀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세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1개 970원에 샀습니다. 전부 합해 3,710원. 이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합니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지요. 아참!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 읽으면서 음미했습니다.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체험 내용 중에 쪽방촌 사람들 도우는 일이 있는데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1평짜리 골방에 박혀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그 분을 부축하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신청하러 가는데 인사불성에 속이 불편한 지 계속 꺼억댔습니다. 약방에 가서 제 돈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드렸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걸레를 물에 빨아 방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나더군요. 바퀴벌레 알도 쓸어내고 청소를 마친 다음에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드렸습니다. 기분 좋은 지 살짝 웃더군요.

하루밤을 잘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습니다. 문화생활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은 20원이었습니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또 화남. ㄷ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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