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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3.02.16 10:47

[2ch] 바다에서

조회 수 796 추천 수 1 댓글 0

3년전 가족끼리 I현의 해안에 있는 캠프장으로 놀러갔을 때의 일이야



캠프장은 벼랑 위에 있었는데, 거기에서 아랫쪽까지 계단으로 내려가면 깨끗한 모래사장이 있었어

우리 말고도 캠핑 온 사람들이 많았고, 그 모래사장 자체가 관광명소였던지라 놀러온 사람들도 많아서 꽤 붐볐어



그 때 내 동생은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사춘기가 한창인 남자애라 그런지 좀 반항기가 있어서 안가겠다고 혼자 버티는걸 억지로 데리고 왔더니 삐친건지,

같이 놀자고 해도 나나 형이랑은 떨어져서 혼자 벼랑 밑 자갈밭을 거닐거나 부표가 있는 먼 곳 까지가서 혼자 수영하더라고



물놀이를 시작한지 한 1시간 정도 지났나.. 부표가 있는 곳에서 놀던 동생이 갑자기 뭐라 소리를 지르더라고

고무보트를 타고 동생있는 곳 까지 갓더니 부표에 매달린 채 얼굴이 새파래져서 덜덜 떨고있었어

이상하다싶어서 더 가까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지



[야 왜그래? 쥐났어?]

[..ㅅ.. 사람이... 사람.. 팔 잡아당겼어..!]

[무슨소리야? 누가 장난이라도 쳤어?]

[으.... 어린애.. 사람이.. 옷도 입고 있었는데.. 어린애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도 없고 일단 동생을 보트위로 끌어올렸는데

동생의 왼쪽 팔뚝에서 피가 엄청 많이 나고있는거야

왜 이렇게 됐냐고 다쳤냐고 물어보려해도 계속 횡설수설하길래 일단 해변까지 데리고 왔지



캠프장까지 형이 업고 올라가서 텐트에 눕히고 팔을 간단히 치료했어

상처는 한 2cm정도 길이였고, 어디 찔린 것 처럼 관통당한 거였어



시간이 좀 지나고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는지 동생이 입을 열었어

부표가 있는 부근에서 헤엄치고 있는데 근처에 있는 아이가 보였대

어린애가 혼자 이 먼데까지 어떻게 왔을까 생각하다보니까 뭔가 꺼림칙했대

뭔진 몰라도 이상하게 눈을 마주치면 안될 것 같은? 죽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대

그런데도 동생은 무서워서 몸이 굳었는지 헤엄을 못칠 것 같아서 부표에 매달려서 우릴 불렀다는 거야



내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계속 눈을 감고있었는데, 

마침 내 목소리가 들려서 안심하고 눈을 떴더니 동생 왼팔에 얼구링 반쯤 녹고있는 아이가 매달려있었대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동생 팔을 찌르고, 머리카락으로 동생의 몸을 감아 끌고가려했대

동생이 [부표라도 없었으면 진짜 죽었을지도 몰라]하며 울면서 말했어



캠프장에서 집으로 돌아간 뒤 2주 쯤 지났을까

동생의 상처는 점점 더 심해졌어 곪은데다 무서울 정도로 부어올랐어

병원에 데려갔더니 의사는 아무래도 상처안에 이물질이 들어가 곪고 있는 것 같다며 

간단한 수술로 적출하면 바로 나을 수 있다해서 그날 바로 수술을 받았어



[이물질은 전부 제거했고 상처 자체는 큰게 아니라 금방 나을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근데 도대체 어쩌다 그렇게 다친겁니까?]

[네?]

[아니 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적출한 이물질이 좀.. 이상해서요]



그러면서 의사가 보여준 이물질은.. 꽤 많은 양의 머리카락 뭉치와 통채로 뽑힌 것 같은 생 손톱이었어



그 이후로 동생은 다행히 별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어

바다는 근처에도 안가려고 하지만



사실 아직 동생이 했던 얘기는 믿기 힘들지만 의사가 보여줬던 그것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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