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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1.08.23 21:52

창문의 그 여자

조회 수 1298 추천 수 0 댓글 1
2008년 

나는 그때 재수생으로 광주에 있던 대X학원에 다녔다.

학원은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수업이 있고 매 1시간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가졌었다. 

강의실은 8층에 있었고, 난 밤 9시 30분 그러니까 3교시 쉬는 시간에

8층과 9층 계단 중간에 있는 흡연실에서 담배를 태웠다.

그곳엔 허리 정도되는 높이에 창문 하나가 있었다.

내가 그시간에 그곳에서 담배를 태우게 된
이유는 한여자를 보기 위해서였다.

꼭 밤 9시 35분 쯤 되면 나와서 반대편 빌딩 7층에 창문에 서있는 그여자.

내가 있던 휴게실이 8층이라 위에서 내려다 본 그 여자는,

뒤쪽의 빛으로 인해 얼굴 윤곽은 잘 안보이지만

항상 고개를 위로 향해 위층을 바라보고 있는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3분정도? 그자리에 서있다가 빛 속으로 사라졌다.

그것을 보고 나면 난 왠지 맥이 빠져 담배를 끄곤 강의실로 들어가곤 했다.

그 7층 창문에는 예지학원이라 써있는것을 보면 같은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담배를 태우며 기다렸고 9시 35분 정도가 되어 여자가 나와 바로 위층인 8층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왜 위를 쳐다보지? 8층에 뭐가 있나?' 하며 궁금했으나 그곳엔 PC방만 하나 있을 뿐이었다.

3분정도가 되자 어김없이 그여자는 들어가고 난 담배를 끄고 강의실로 향했다.


밤 11시가 되어 강의가 끝나고 소변이 마려워진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학원 건물이 10시가 지나면 학원이 사용하고 있는 8층, 9층 빼고 모든 층들이 소등을 하는 지라

8층 화장실에 들렸더니 원장 선생님이 소변을 보고 있었다.

나는 문뜩 궁금해져서 물어보았다.


"선생님 앞에 건물 7층에 예지학원도 재수 학원이예요?"


"응 맞다. 근데 그 학원 1년전에 화재가 나서 망했어"


"네? 아닌데? 거기 불켜져있고 학생도 있는거 같던데요?"


"무슨소리야 지금 반대편 건물 7층 출입못하게 막아놨어."


순간 소름이 돋았다.

나는 바로 흡연실에 가서 반대편 건물을 보았다.

창문에 불이 꺼져있었다.

'분명 난 불켜져있는 창문에 여자를 보았는데 뭐지??'

나는 내눈을 의심할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이 되었고 난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서 날 밝은 오후 3시에 그 건물을 향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예지학원이 있는7층을 눌렀는데 눌러지지않게 막아두었는지 불이 점등되지 않았고

난 6층에 내려서 7층으로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근데 학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철제로 된 큰 문이 있었고 그곳엔 자물쇠가 굳게 잠겨져있는걸로 봐선

쓰지않는 건물이며 들어가지 못하는게 막은게 분명했다.

'그럼 그여자는 대체??'

나는 오늘 저녁에 다시 그 여자를 확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저녁 6시가 되어 학원 수업이 시작했지만 나는 그 일로 수업내용이 머리에 하나도 남질 않았다.

7시....8시....9시...

9시 30분.

나는 바로 휴게실로 향했다.

역시 예지학원 에는 불이 켜져있었다.

담배는 필 생각이 들지 않았고 휴대폰을 꺼내 손에 쥐었다.

휴대폰에 보이는 시간이 조금씩 지날때마다 점점 가슴이 조여옴을 느꼈다.

33분..

34분..

35분..

역시 그 여자가 나타났다.

'역시 내 착각이 아니었어'

부들 부들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비디오 촬영모드로 바꾸고 창문 앞에 두어 여자를 찍도록 놔두었다.

여자는 어김없이 위층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두근 거리는 마음을 주체 할 수 없었다.

36분 30초.....50초....37분 20초.... 37분 50초...

반대 건물만 시간이 멈춘것처럼 여자는 미동도 없었다.

순간 여자의 고개가 내려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 쪽으로 고개가 내려간 것이다.

"헉!.."

나는 허리를 숙여 창문 밑으로 숨었다.

얼굴이 컴컴했음에도 눈의 안광이 번뜩이며 내눈을 바라보는것이 확연이 느껴졌다.

나는 그상태로 팔만 뻗쳐서 고정해 둔 카메라를 들어 저장 된 영상을 돌려보았다.

화면에 잡힌 여자, 그리고 이쪽을 쳐다보는 장면, 그렇게 노려보며 5초정도 있다가 사라지는 모습.

어딘가 이상하다..

나는 순간 괴리감 같은게 느껴졌다.

내가 눈으로 봤던 장면과 왠지 다른 느낌이랄까?

다시 한번 영상을 돌렸다.

분명 뭔가 이상한게 느껴진다.

화면에 잡힌 예지학원 창문의 여자. 그런데 영상의 창문에 빛이 창문 전체를 다 감싸고 있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TV화면 같이 가운데 화면(빛)이 있고 그 화면을 네모나게 둘러싼 검은 화면이 있는 느낌?

나는 다시 일어나서 예지학원 창문을 보았다. 역시 카메라 영상과 다른 모습.

나는 순간 망치가 머리를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반대편 건물 예지학원에는 역시 아무도 없었다.

예지 학원의 빛은 우리 건물 6층의 빛이 예지학원이 있던 7층에 반사되어 8층에 있던 내가 그 빛을 본것이다. 그리고 난 그것이 예지학원의 빛인줄 착각 했던 것이다.

그 여자 모습 역시 그 창문에 모습이 반사되었던것.


'그....그렇다면 그여자도 이쪽...건물에...?!'


난 본능적으로 계단 사이로 아래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보았다..




왠 여자가 위를 처다보며 얼굴 가득 흉측한 미소를 띄고 올라오는 모습을.



"끄아아아악!!!"


나는 비명이 터져나오는것을 참지 못했고 자꾸만 풀리는 다리를 주체 하지 못하며

기어가듯 9층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죽는다... 죽는다...'

정말 이생각 뿐이었던걸루 기억한다.

9층 문사이로 새어나오는 빛가락만이 정말 한가닥 생명처럼 느껴졌다.

겨우 9층 문을 열고 사람 많은 강의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엎드려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

.
.
다시 눈을 떴을때는 병원이었고 부모님이 옆에 계셨다.

말을 들어보니 강의실로 들어와서 고개를 숙이곤 그대로 기절해서 못일어났고

그대로 병원으로 실려왔다고했다.

나는 그 학원을 바로 퇴원했고 그 뒤로 그 학원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휴대폰도 기분이 나빠서 바꿔버렸다.


그일이 벌써 3년전 일이고 그 여자가 어떤 여자였건

나는 지금도 건물 창문에서 다른 창문을 바라 보지 못한다.



창문에 서있는 사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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