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호러/공포 단편
랜덤

[2ch] 아버지의 도시락

달달써니Lv.411로스터
13년 전인 2013년 7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s25Vf




여우라고 하면 대단히 오래된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어릴 적의 이야기다.


어느 일요일, 동네 리틀 야구팀의 감독을 하고 있던 아버지가 도시락을 두고 가서, 내가 가져다 드리게 되었다.




시골인 탓에 논길을 신나서 걷고 있자니, 낯선 아줌마를 만났다.


아줌마는 아무래도 상관 없는 말을 걸어와서, 나는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아줌마는 내가 가지고 있던 봉지 안에 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뭐가 들어있니?] 라던가, [누가 만들었어?], [대단하네. 근데 반찬은 뭐야?], [매실장아찌는 집에서 직접 담근거니?] 라고 물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 하나하나에 모두 대답을 했다.


그리고 갑자기 아줌마가 [연 가지고 놀래?] 라고 해서, 같이 연을 날리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한바탕 논 뒤, 나는 아줌마와 헤어졌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에게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다.


그래도 아버지는 기뻐하면서 도시락을 여셨지만, 뚜껑을 연 뒤 깜짝 놀랐다.




주먹밥이 들어있었을 터인 도시락 안에는, 주먹만한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다.


반찬은 그대로였다.


아버지한테는 [이게 무슨 장난질이야!] 라며 꾸중을 들었지만, 집에 돌아가 할머니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켄아, 그건 여우한테 속은거로구나.] 라며 웃음거리가 되었다.




물론 나는 도시락을 한 번도 열지 않았었다.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꾸중을 들었지만 나는 당췌 석연치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이 마을에 살고 있지만, 그 아줌마는 그 때 이후로 만난 적이 없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어느 여름날의 작은 추억이다.








VK's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vkepitaph.tistory.com/

댓글 0

올린 파일 /
      첫 댓글을 남겨 주세요첫 댓글은 글쓴이에게 가장 반가운 알림이에요

      호러/공포

      글 1,100개 · 1/44쪽

      목록으로
      1추천

      환 공포증

      1추천

      수호자들

      1추천

      독심술

      1추천

      필립 선장

      1추천

      등반1

      1추천

      정신분열증4

      1추천

      딸[daughter]

      1추천

      좋은 아침2

      1추천

      배고파 너무 배고파

      1추천

      사슴2

      1추천

      손금

      1추천

      자각몽

      2추천

      수술3

      1추천

      할머니3

      1추천

      여기선 휴식을 취할 수 없습니다

      2추천

      죽을 시간

      2추천

      그 곳에 있는 것들2

      1추천

      메두사 증후군

      1추천

      팔머에게 주어진 친절한 저주

      1추천

      독방1

      1추천

      책갈피

      1추천

      바닥 없는 구덩이

      1추천

      지하실 문1

      1추천

      완벽한 가족

      1추천

      숲 속 깊은 곳의 조용한 오두막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