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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체중이 지금의 3/4이 된다면, 가령 64kg에서 48kg이 될 수 있다면, 6개월간 음식을 지금의 절반만 먹고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실험을 실제로 해보면 어떨까? 다이어트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지금은 연구에 대한 윤리규정 때문에 실행에 옮길 수 없지만, 이런 과감한 실험이 실제로 70년 전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행해졌다(Keys 등, 1950: Garner, 1997에서 재인용).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양심에 따라 군입대를 거부했던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젊은 남성 100명이 이 연구에 자원하였고, 이들 중에서 36명을 선발하여 '기아에 관한 실험'을 하였다. 이 연구는 세 단계로 이루어졌는데, 첫 3개월은 '준비 기간'으로 피험자들은 평소처럼 음식을 먹고 자유롭게 생활한다. 그 다음 6개월은 '식사제한 기간'으로 음식량을 이전의 절반으로 줄인다. 마지막 3개월은 '회복 기간'으로 피험자들은 다시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는다.
'준비 기간'에는 피험자들의 행동, 성격, 식사습관의 세부사항을 관찰했다. 32명은 실험에 끝까지 참여했고, 4명은 '식사제한 기간' 혹은 실험 종료 무렵에 실험참여를 포기했다. 실험에 끝까지 참여한 32명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를 보였다.
음식섭취를 반으로 줄인 '식사제한 기간'에 피험자들은 심한 허기를 느꼈으며, 이들은 점차 음식 외에는 모든 것에 무감각하고 무관심해졌고, 도벽을 나타내거나 음식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였다. 이들은 심각한 정서적 어려움을 나타냈는데, 점차 우울감이 증가하였고 감정의 동요를 나타냈으며 조증상태를 나타내는 피험자도 있었다. 정신병적 상태에 빠진 피험자도 2명이나 있었고, 피험자 중 한 명은 도끼로 자신의 손가락 세 개를 절단하였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교류와 성적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피험자들은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이 되었으며, 말수가 줄고 유머감각과 웃음을 잃었다. 이성에 대한 관심도 현저하게 감소하였는데, 피험자 대부분은 성욕이 매우 감소하였으며 ㅅㅅ보다는 먹는 것에만 몰두하였다. 대부분의 피험자는 소화장애, 수면장애, 어지러움, 시력장애, 청력장애, 감각이상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나타냈고, 쉽게 피로해지고 무력감을 느꼈으며, 신체활동도 급격히 감소하였고 활동이 느려졌다.
'식사제한 기간'이 끝날 무렵, 피험자들의 기초대사량은 평상시의 40%까지 감소하였으며, 심장박동, 호흡, 체온 모두 감소하였으며, 체중은 평균 25%가 감소했는데, 체지방의 70%가 감소하고 근육은 전체의 40%가 감소하였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게 되자 지방만 매우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8개월 동안 음식을 정상적으로 먹고 안정을 되찾은 피험자들은 체중이 평균 110%가 되었으며, 지방은 140%가 되었다.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는 '회복 기간'에도 피험자들은 음식에 계속 집착하였으며, '회복 기간' 마지막에 대부분의 피험자들이 정상상태로 돌아갔으나, 어떤 피험자는 계속 과식을 하였으며, 마음껏 먹도록 하였을 때 하루에 10000칼로리를 먹는 피험자도 있었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게 되어도 심리적인 어려움은 금방 해결되지는 않았으며, 대인관계에 대한 관심이나 성적 관심도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정상적인 식사를 시작하고 8개월이 지난 후 정상적으로 성적 호기심을 나타냈으며, 9개월이 지나서야 피험자들의 체중과 지방은 모두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 실험은 기아 상태가 지속될 때 정상적인 사람이 음식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며, 음식에 대한 욕구의 지배를 받을 때 기분과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70년 전의 실험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실험에서 시행한 식사제한이 현재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과 거의 같다는 점이다. 다이어트는 배가 고픈 느낌에 따라 음식을 먹기보다는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음식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 신체는 기아 상태에 빠지게 된다. 또한 자신이 정한 기준보다 음식을 많이 먹었을 경우에 '다이어트는 실패했어, 이왕 실패한 것이니까 그냥 먹자'는 생각이 뒤따르며 폭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이어트의 실패는 심한 좌절을 일으키며, 더욱 엄격한 다이어트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다이어트를 지속할수록 우리 몸은 기아상태에 대비하여 기초대사량을 줄이고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에, 점점 더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바뀌게 되는 요요현상이 일어난다. 위의 실험에서 본 것처럼, 이런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는 체중을 감소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
섭식장애 환자들이 체중증가에 대한 공포를 나타내는 것을 제외하면, 기아 실험에서 피험자들이 나타내는 행동은 섭식장애 환자들의 행동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이들이 회복기간을 거치면서 정상적인 신체 건강과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것은 섭식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시사한다. 즉, 일정 기간 규칙적으로 적당량의 음식을 섭취하면 체중은 원래대로 돌아오며, 요요현상에서 벗어나고 다이어트에 기인한 여러 합병증에서도 회복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날씬해질까'라는 고민은
'날씬한 몸매를 통해서 나는 무엇을 얻으려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날씬한 몸매가 되면, 한동안 다른 사람들로부터 감탄과 부러움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찬사에 목말라하면 섭식장애가 시작될 수 있다. 섭식장애는 자존감의 문제를 체중에 대한 관심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다른 사람의 부러움과 인정, 남들의 감탄하는 눈초리에 나의 자존감은 높아지는가? 다이어트라는 유혹 뒤에는 나의 모든 문제가 날씬한 몸매로 다 해결되리라고 굳게 믿는 섭식장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날씬한 몸매가 아니더라도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배가 고플 때 먹을 수 있다는 상식에 따라 생활하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자존감은 체중에 따라 춤추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감탄이 아닌 나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자.
  • 글. 이임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다이어트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섭식절제에 관한 몇 편의 논문을 썼다. 자신과 내담자들이 스스로를 더 깊게 이해함으로써, 심리적 어려움으로 부터 성장해 나가길 희망한다. 임상심리전문가이며 현재는 서울정신분석상담연구소에서 심리치료와 심리평가를 하고 있다. 역서로 ‘로르샤흐 평가의 핵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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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을 줄이는 게 옳은가 한번더 생각해 보게 하는글이네요.
퍼오는 건 처음이라 출처표기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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