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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웃음이라는 거...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엔돌핀이 돌게 해주어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고 웃음 치료를 받아서 불치병을 완쾌했다는 그냥 그런 것들.


웃음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웃어야 한다.




- 속보입니다. 현재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 범인들의 특징을 알아냈습니다. 과학적으로 이게 입증이 가능한 건지 의구심이 들지만 어쨌든 정부의 말에 의하면 이 범인들의 특징은 절대로 웃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청 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서는 무표정으로 길을 다니는 사람들을 한번쯤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태가 사태이니 만큼 명심해 주시길 당부드리며 더 자세한 소식이 들어오는 즉시 정보를 제공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라 꼴이 어떻게 돌아가길래 이딴 말도 안되는 만화같은 이야기를 속보로 내는지 원..."


TV를 같이 보시던 아버지께서는 다른 뉴스 채널을 돌리시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그래도 세영아 이렇게 속보로 까지 떠들어 대는 것 보면 예삿일은 아닌 것 같으니 몸 조심해서 다니고~ 밤 늦게 까지 술먹고 돌아다니지 말고! 알았어?"


"네 알겠어요... 근데 이제 그럼 항상 정신 빠진 애들 마냥 웃고 다녀야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웃고 다닌다고 나쁠 건 없으니깐 아무튼 조심하자꾸나"


- 밖에 나가 계실때는 항상 무표정인 사람을 조심...


- 살인 사건 범인들의 공통점은...


어느 채널이던 다 그 얘기 뿐이었다.


'진짜 심각한 일이긴 한가보네...'


흥미로운 뉴스임에는 틀림없지만 계속 뉴스를 본다는 건 내 적성에 맞지를 않았다.


"아빠 저는 방에 들어갈께요~ 주무세요~"


"그래~ 또 늦게까지 게임하지 말고~!"


"네~ 푹 쉬세요"


나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부터 항상 내가 대학교만 가면 이혼할 거라고 벼르고 계셨고, 내가 대학생이 되자마자 아버지와 이혼을 하셨다.


부부사이는 부부만 안다고는 하지만 아버지에게 학을 떼는 어머니를 보면서 오히려 어머니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뚝뚝한 것만 빼고는 정말 좋으신 분인데 말이다.


아버지는 내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이혼한 후에 어머니를 가끔씩 만나면 아버지 욕을 하느라 정신이 없으시다. 


나는 그런 어머니가 싫고 이제는 만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나의 가족은 아버지 뿐이다.




"아 놔... 이런 병신아 빠지지 말고 싸우라고!"


한참을 게임에 열중 해 있을때였다.


"꺅!


갑자기 밖에서 외마디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방에서 나왔다. 아버지도 방문을 열고 나오셨다.


"아빠 들으셨죠?"


"그래~! 들었다. 넌 경찰에 신고하고 집 안에 가만히 있어라"


"아빠도 위험하니깐 그냥 여기 계세요 괜히 나갔다 봉변이라도 당하면..."


"괜찮으니깐 빨리 신고하고 안에 있어"


"아 그럼 저도 같이 가요! 위험하다니깐요!"


아버지를 절대로 혼자 보낼 수는 없었다.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다.


아버지가 없으면 내가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아빠 말 들어!"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더 이상 떼를 쓸 수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는건 경찰에 재빨리 신고를 하는 일 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집에 있는 목검을 쥐어 드시고 현관문을 나서셨고, 나는 현관문에서 뛰어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초조해 할 수 밖에 없었다.


"문 잠그고 들어가 있어~~~!"


멀리서 아버지께서 뒤를 돌아 크게 외치시고는 다시 뛰어가셨다.


아버지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나는 문을 걸어 잠그고 현관문 앞에 서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십분이 흐르고, 이십분이 흐르고, 한시간이 흘러도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않았다.


한 세시간쯤 흘렀을까...


- 따르르릉! 따르르릉!


태어나서 여태까지 들었던 전화 벨소리 중에 이렇게 심장이 멎을 듯한 전화 벨소리는 처음이었다.


웬지 받기가 겁이 났다.


전화를 받아버리면 아버지를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 따르르릉! 따르르릉!


나는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수화기를 들었다.


"........"


전화를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여보세요?


".....네...여보세요?"


- 김종수님 댁 맞습니까...?


"네... 맞는데요..."


- 아...네... 여기 경찰서입니다.


순간 머리가 띵해지며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빌어먹을...


그때 아버지를 보내는게 아니였는데...


이 전화를 받는게 아니였는데...











- 속보입니다. 온갖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범인들이 웃을 수 없는 과학적인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일종의 바이러스라고 하는데요. 뇌 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웃음을 감지하는 기능을 상실케 하고 상상 이상의 폭력적인 성향으로 만들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감염 원인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 이시간부터 의심가는 사람에게 웃음을 지어 보일것을 요구하시고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을 시에는 바이러스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같이 제압하시길 바라며, 주변에서 웃음을 지어보이길 요구하면 꼭 요구에 응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선길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며칠만에 범죄율은 극에 달하고 있고, 사람들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자신은 바이러스 감염자가 아니라고 증명해 보이며 다녀야 한다.


빌어쳐먹을 세상아...


웃음이 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웃음을 짓지...


나는 초췌해진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역겨울 정도로 어색한 웃음을 띄고 있다.


유독 웃지않는 나를 보며 사람들은 의아하게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둘러 싸기 시작했다.


"이 사람 수상한대요?"


"왜 이렇게 죽어가는 표정으로 있는거죠?"


"어이 학생~ 웃어봐~! 웃어보라고! 이렇게 웃어보라니깐? 다 웃고 있는데 왜 너만 안 웃어?"


빌어쳐먹을 새끼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피가 거꾸로 솟는 나에게 웃어보라니...


나는 오히려 인상을 쓰며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그 순간


"이새끼 감염자구만! 제압합시다!"


- 퍽!


- 퍽! 퍽!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나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고, 맞은지 채 몇초도 되지 않아 내 몸 여기저기서는 피가 흘려 나왔고, 정신이 아늑해졌다.


'그래... 이런 병신같은 세상... 그냥 이렇게 죽는게 차라리 낫겠다...'


미쳐버린 세상에서 이렇게 어이없이 죽는 것에 대한 미련은 없다.




단지 그냥



날 죽이며 웃고 있는 저 녀석들의 역겨운 웃음을 보기싫을뿐...

 

 

 

 

 

 

 

출처 : 웃대 몰라ing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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