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가장 횡포부리는 손님은?, 파워블로거"

입력: 2011-07-11 14:18 / 수정: 2011-07-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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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을 겨냥한 파워블로거들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 '맛집으로 띄워주겠다'며 무료 음식을 제공하거나 돈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다.  '망하게 할 수 있다'고 협박을 일삼는 블로그도 있다고 한다. 식당 주인들이 '진상 손님(행패를 부리는 손님)'으로 '파워블로거'를 꼽을 정도다. 

지난 주말에는 치킨 집을 급습한 '패션' 파워블로거의 일화가 인터넷을 달궜다.

현장을 목격한 네티즌이 올린 글에 따르면 서울 신촌에 위치한 한 치킨음식점을 찾은 파워블로거 3명은 6가지 메뉴를 반인분씩 주문했다. 이후 각자 DSLR 카메라를 꺼내 가게 전경과 음식을 찍었다. 이어 자신들이 파워블로거라며 음식 값을 무료로 해달라고 사장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사장이 단호히 거절하며 블로그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자, 그들이 펼쳐 보인 것은 맛집 블로그가 아닌 패션 블로그였다. 사장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돈이 없으니 봐달라며 DSLR을 맡기고 식당을 떠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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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DB

방송인 홍석천이 포털 네이버 윙스푼사이트에서 자신의 음식점 정보를 삭제 요청한 이유도 이 같은 '진상' 손님 때문이다.

홍석천의 트위터에 따르면 한 인터넷 이용자가 음식에 대해 좋은 댓글을 써주는 대가로 월 12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홍석천은 이 제안을 거절했고, 이후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홍석천은 네이버 윙스푼사이트에 음식점 정보를 삭제 요청하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대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 "맛집 소개에 없다고 해서 형편없는 가게가 안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음식점도 돈에 눈이 먼 파워블로거들의 먹잇감이다.

충남 예산에서 장어구이 음식점을 하는 김 모씨는 "블로그에 지역 맛집으로 소개해 줄테니 돈을 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 며 "인근 관광지와 함께 맛집으로 소개하겠다는 구체적인 제안서도 꽤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족단위로 방문한 파워블로거는 10여만원의 음식을 공짜로 달라는 요청을 했다" 며 "거절했지만 인터넷에 혹시나 나쁜 글이 올라오진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감자탕을 파는 박 모씨는 "검증도 되지 않은 파워블로그는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며 "블로그를 들먹이며 공짜로 해달라고 하기 일쑤다"고 덧붙였다. 또 "돈 안내고 가는 사람, 술 먹고 싸우는 사람보다 파워블로거가 제일 진상 손님"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세청은 파워블로거, 인터넷카페 개설자 등의 전자상거래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자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 및  네이버 등 포털업체를 통한 세원관리 방안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