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조회 수 2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안녕하세요...
이제 가입 6일차 아재...가 아니고 이제부턴 오징업니다~

저는 원래 아이들을 싫어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결혼 초기엔 특별히 아이를 가져야겠다...는데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 때 아내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내와는 자녀 문제에 대해 별 대화를 나누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둘 다 월급타서 적당히 저금하고 적당히 서로 원하는거 하고 즐겁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일상적인 부부생활의 결과로 아내가 임신을 했습니다.
전 그냥 그런가보다... 평범했습니다.
물론 놀랍고... 기쁘고... 그렇기는 했지만 아주 특별한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해 아내는 매우, 무척, 저와는 비교도 안되게 기뻐하고 좋아했습니다.
마치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뱃속의 아이에게 온통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러면서 기왕 아이를 가졌는데 앞으로 한 셋은 낳아 키우는게 좋지 않을까... 하더군요...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전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별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었지요.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1431750587kkhd2bSOgdZEG87zMGRILL_1431808


그런데 아이는태어날 때 '선천성 거대결장증'이라는 선천성 질병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 병은 의외로 발병률이 꽤 높은 편인데 또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병이었습니다.

태어난 이튿날 산부인과 입원실에 있다가 점심 때 쯤 아이 얼굴이나 보러가야겠다고 입원실을 나오려는데소아과 선생님이 잠깐 할 얘기가 있다며 말을 꺼내시더군요...
'아이가 아직 변을 보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있다... 큰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하는게 좋겠다...'
순간 아내와 저는 가슴이 콱 막히고 정말 세상이 노래지는 것 같았습니다.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한 시간 정도 걸린 시간이었지만 검진결과를 들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디가는지...
생후 24시간만에 '선천성 거대결장증' 확진판정을 받았는데세상에 이런 병이 있는지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이란,
장의 수축-이완 운동을 통해서 소화된 음식물이 변이 되어 항문까지 가야하는데장이 수축만 하고 이완을 못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장의 이완 운동을 돕는 신경절이 태어날 때부터 없이 태어난 경우죠...
그래서 신경절이 없는 부분에 정체변이 쌓이고 쌓여거기서 생성되는 가스 때문에 장이 팽창하다가 결국 터져서 죽음에 이르는 병입니다.

발병률은 꽤 높은 편이고 요즘은 수술을 통해 거의 다 치료가 되지만이 병이 발견되어 치료법이 개발되기 시작한 60여년 전에는갓 태어난 아기들이 이유도 모른채 죽어간 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일반 외과에서는 수술을 할 수 없고 반드시 소아외과에서만 수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병은 '완치'의 개념이 없는 병입니다.
'완치'란 표현은 원래 있는 기능이 고장이 나서 고쳤을 때 사용할 수 있지만'선천성 거대결장증' 처럼 처음부터 없는 기능의 장기를 제거하고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사용할 수 없는 표현이라 합니다.
또한 치료후 증상에 따라 변실금 혹은 만성 변비의 후유증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병의 치료의 목표는 20세 이상 성인이 되었을 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데 있다...고 합니다.
즉, 20년 이상 멀리보고 꾸준히 치료하는 병이란 얘깁니다.

저는 그 때 당장 수술을 해야한다는 담당전문의의 말에 소아외과가 있는 병원에 전부 연락을 해봤는데공교롭게도 하필 그 때 연락해본 병원들마다 신생아용 인큐베이터가 없어서 당장 입원이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정말 어떡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담당 간호사 한분이 저에게 급하게 뛰어 오시더니...
'소아외과는 아니지만 여기서 1시간쯤 떨어진 모 병원에 가면 소아 수술을 많이 해보신 교수님이 계셔서 연락을 취해봤더니 이 병의 수술을 해본 경험이 많으니 오셔도 된다고 하시더라...'며 메모를 한 장 건네주시더군요...
감사하단 인사를 짧게 건네고 앞 뒤 잴것도 없이 무조건 그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연세가 좀 있으신 교수님이셨고 요즘엔 수술로 충분히 잘 치료가 되니 너무 걱정말라며 안심시켜 주시더군요...

생후 4일만에 그렇게 1차 수술을 해서 대장의 18cm를 잘라내고배에 인공항문을 달아서 변 주머니를 장착하여 임시로 해결하고아이가 100일쯤 되면 직장에 직접 연결을 하는 2차 수술을 해서 마무리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1차 수술까지는 잘 됐는데 퇴원 후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데...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밤낮없이 울고 또 웁니다.
우는게 그냥 우는게 아니고 듣기에도 너무 괴롭게 우는게 막 느껴지더군요...

보통 신생아들은 12시간, 14시간, 16시간씩 잔다는데우리 아이는 생후 며칠 되지도 않은 녀석이 하루에 8시간 정도 밖에는...도저히 잠을 못자더군요...
밤이고 낮이고 한번 잠들면 1시간 이상을 못자고...깨서 울다가 지쳐서 또 잠들고 깨서 울다가... 반복..반복..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가면 별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되고...
그러다가 한번은 배에 장착한 인공항문 주변이 빨갛게 부어오르고뭔가 어설프게 떨어질 것 처럼 보여서 급하게 병원을 찾아갔는데담당 교수는 대충 보는둥 마는둥 별 문제 없다는 말만 또 되풀이...
아이는 계속 아프다고 밤낮없이 울어대는데 정말 괴롭더군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소아외과가 있는 다른 병원을 갔습니다.
거기서 소아외과 교수님이 보시더니...
요즘엔 수술법이 많이 개발되고 선진화되서이 아이의 경우 한번에 수술하는 방법으로 가능했었는데아이에게 너무 과한 수술을 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이가 계속 우는건 아마도 지금 배에 장착한 게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그 주변도 다시 깨끗하게 치료를...;;;
결국 옮긴 병원의 소아외과에서 2차 수술을 받았습니다.

1431750889XtPQBQO9M_1431808924_1_2.jpg


생후 3일만에 1차 개복수술을 했고태어난지 100일 되던 날 2차 개복 수술을 했고첫돌을 맞던 날 3차 수술까지 했습니다.

참 힘들었습니다.
보통은 만 3세 전후로 많이들 회복되고 한다는데...우리 아이는 계속 확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통상 발병 후 70% 정도는 가볍게 한차례 수술로 상당히 호전된다고는 하지만우리 아이는 심각한 30%에 속해있었고또 통상 수술 후 80% 정도는 더이상 병원 신세를 지지 않아도 될만큼 회복된다고는 하지만역시 우리 아이는 계속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하는 20% 소속이었습니다.

처음엔... 그 확률이란 것을 듣고 조금 기대도 했지만...우리 가족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고 확률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냥 걸려있으면 100%고 안걸려있으면 0%에 불과하기 때문에요...

당시 제 월급의 대부분이 아이 병원비와 병 수발비로 거의 다 들어갔습니다.
아내는 어린 아기와 함께 멀쩡한 직장 포기하고 같이 병원으로 들어갔구요...1년중 반 이상을 그렇게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런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저는 환우회를 알게 되어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환우회의 이름이 "똥사랑"입니다.
이 병에 걸린 부모들은 얼마나 절절하게 와닿는 이름인지 모릅니다.
1년 2~3차례에 걸쳐 소아외과 교수님들을 모시고 세미나도 열고 서로 좋은 방법들을 두루 나누기도 합니다.

1431751090LHAmiviH1yVt2pJT9vKAF7dsYOJk1h


우리 아이는 다섯살 되던 해에 처음 자기 힘으로 똥을 누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계속 집에서 관장을 해줘야 했고 그것도 여의치 않아 못누게 되면 병원에 입원하여 항문을 통해 약을 투약하고 조금씩 녹여 나오게 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이가 처음 자기가 힘을 줘 똥을 누게 되었던 사건을 보며 온 가족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기뻐했던 일이 눈 앞에 선 합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건강이 회복되어 만성변비에 좀 시달리고는 있지만 그냥 보통 아이들처럼 잘 놀고 잘 자라고 말도 잘 안듣습니...ㄷㄷㄷㄷㄷㄷ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활동적인 놀이를 많이 해보지 못했습니다.
집에서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도 늘 항상 속이 불편했던 탓에 오래 놀지도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오랫동안 정을 붙이고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 드럼이었습니다.

14317513525ViBRU7Ny2gf61yUH4gQ_143180892



낮이고 밤이고 쉬지않고 이 드럼만을 땡땡거리며 놀았고 젖가랑 두짝만 있으면 뭐든 두드리며 노는 아이가 됐습니다.
그 결과...
지금도 드럼에 환장하며 삽니다... ㄷㄷㄷㄷㄷㄷ
(제가 오유로 이사와서 추천 못드리고 뒷북만 치게된건 이런 운명이 아니었는지... ㄷㄷㄷㄷㄷㄷ)

그래서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드럼에 매진해 삽니다...

1431751471LchuTUSsEzJ2HfL2gz27TywKHcSoP_

(7살 시절)


1431751494bXt5Dt3z_1431808926_5_2.jpg

1431751517qZfFJJV4KVhfGrsmtf7_1431808926

(9살 시절)


올해 13살이니까... 다섯살 때부터 시작한 드럼만 오직 한 길... 8년차 드러머군요~!?!!!!

이젠 거의 정상적인 어린이로 살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다른 게시판에 써도 되겠지만... 특별하게 똥게시판에 저도 포스팅을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럼... 얘기는 이만 마치고 똥을 사랑하게 된 가족의 아들 성장 사진 투척합니다~♡


14317517509ywVZmPZUsqEId6_1431808926_7_2

(아기시절)


1431751798ZUS3kmHTllrdXym72SwY5FQppZQR_1

(어린이 시절)


1431751845xvSY4oMsbHiYn31GIXu_1431808926

1431751819Sw5kwuFX8j13mCBCbNgNN_14318089

(아빠와 함께 출사... 친구가 찍어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7778 레몬청 나눔 받고 왔습니다 ^^ 2015.05.17 63
17777 여자 능욕 이벤트 2015.05.17 82
17776 드디어 사치코 구매! 2015.05.17 127
17775 (*브금) 할머니의 우산.manhwa 2015.05.17 38
17774 오늘짜 바둑 ㅊㅈ 2015.05.17 67
» 똥을 사랑하게 된 이유...(스압..데이터..!!) 2015.05.17 260
17772 남다른 대륙의 전우애 (bgm) 2015.05.17 38
17771 제 책상 모습이 보고싶다고 하셔서 2015.05.17 79
17770 [브금] 만원으로 100Km 주행하는 연비의 달인 2015.05.17 64
17769 이쁜 미국차. 2015.05.17 45
17768 이 영화 좋아들 하시나요? 2015.05.17 35
17767 (스압) 전설의 성폭행 전과 있으세요? 2015.05.17 88
17766 10년을 기다린 사진 2015.05.17 27
17765 작가님 저 싫어하죠 2015.05.17 83
17764 20년만에 알게된 사실 2015.05.17 32
17763 오유에서 축하 받고 싶었는데.... 2015.05.17 41
17762 너무 현실적인 요즘 어린이 동화 2015.05.17 62
17761 혹시라도 아재님들 오유에 올라오는 구걸글에 반응하지마셔요... 2015.05.17 40
17760 김 마그너스 2015.05.17 32
17759 어제 장터 팝니다에 올렸다가 -50점 먹은 라이카 카메라. 2015.05.16 56
17758 MBC?가 망가진 이유 2015.05.16 44
17757 정신나간 모 중앙대생. 2015.05.16 43
17756 [시승기] ★아우디A7 시승기 / 패밀리세단의 넘사벽★[스압.. 2015.05.16 493
17755 주酒님은 우월하셔 2015.05.16 33
17754 이 표시가. 뭔가요????. 2015.05.16 36
17753 [3차자료] 오유공은 100% 여성시대 회원입니다. 2015.05.16 78
17752 아까 몇몇 분이 못 보셨다고 해서 다시 사과글 올립니다.. 2015.05.16 140
17751 장보러 가는 만화 2015.05.16 32
17750 천곡동에서 억울한죽음 조사와 조치가 타당했습니까? 2015.05.16 121
17749 스코틀랜드 우월한 민요 2015.05.16 47
17748 사과문 없어졌네...? 2015.05.16 27
17747 오유인들은 커플 집중 사격한다면서요? 2015.05.16 61
17746 엊그제 [제차 신호 조작 불이행]상품권 받은 후기입니다! (.. 2015.05.16 185
17745 요즘 초등학생 농구 수준 2015.05.16 81
17744 SLRClub 포럼인으로서 오유를 5일 겪어보니..덜덜덜..@@;; 2015.05.16 111
17743 여성전용카페 2015.05.16 76
17742 중고나라 한건 터졌군요 2015.05.16 69
17741 할머니에게 보답하는 꼬마. 2015.05.16 35
17740 오유는 사진용량도 제한없고 댓글에 짤방도 되고 대박이네요.. 2015.05.16 48
17739 아몰랑에 버금가는 좆망겜 표절녀 쉴드치는 친동생.... 2015.05.16 86
17738 스르륵에서 잠만잤지만 오유에 와서는 어찌해야 되는지요 2015.05.16 45
17737 엄마를 울려버린 어느 중학교 숙제 2015.05.16 119
17736 스르륵에서는 까였던건데 오유 분들이 한번 더 봐주세요... 2015.05.16 41
17735 몸짱 아가씨 ㅡ 2015.05.16 101
17734 610억짜리 무인도 판매 2015.05.16 38
17733 충성심 강한 진돗개 로로(진돗개 키우시는분,키우시려는분 꼭 읽어주세요) 2015.05.16 135
Board Pagination Prev 1 ... 458 459 460 461 462 463 464 465 466 467 ... 849 Next
/ 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