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1.07.09 18:02

보대리의 야근 - 7

(*.115.209.124) 조회 수 456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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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픽션해!

 

픽션이라고픽션.모르냐.jpg

==========================

 

퇴근 시간은 정확히 오후 일곱시다.

 

경기나 업무에 따라 30분씩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그렇다.

 

하지만 오늘, 보대리는 야근이다.

 

야근이라는 말에 기분 나빠진 것은 보대리 뿐만이 아니다.

 

김과장도, 박부장도, 박대리와 김대리도 모두 안색이 일그러졌다.

 

박주임은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러가기로 한 약속을 또 못 지켰다며 울먹였다.

 

"어이, 김대리! 보대리! 서류는 다 작성했나?"

 

김과장의 외침이었다.

 

"아, 예! 과장님. 깜빡했네요. 보대리 테이블에 있는데. 보대리, 이따가 과장님한테 같이 좀 제출해주겠어? 난 화장실이 급해서."

 

김대리는 겸연쩍은듯 웃으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보대리, 빨리 제출하게."

 

"예."

 

보대리는 갈등에 휩싸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덜했기 때문이다.

 

"아 예, 예. 자, 잠시만요."

 

보대리는 황급히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굴려 몇몇 수치값을 바꾸었다.

 

그리고 작성자를 자신으로 바꾸어 다른 이름으로 저장, 김대리의 것과 함께 인쇄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 그냥 일이나 할걸.'

 

매일하는 후회지만 오늘도 또 한다. 퇴근하면서 내일은 열심히 하리라 다짐할테지만 또 쇼프로그램과 밀린 드라마를 다운 받아 보며 늦잠을 잘 것이고 내일도 지퍼식 넥타이를 올리며 황급히 집을 나설 것이다.

 

매일이 이랬다.

 

사실 이때까지 버틴게 이상할 정도다.

 

"여, 여기......"

 

보대리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두 파트로 쪼갠 문서를 김과장에게 건넸다.

 

김과장은 두 문서를 조용히 훑어보더니 나즈막히 말했다.

 

"역시- 둘다 실망시키지 않는군."

 

보대리가 고개를 숙인 사이에 김과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에도 승진은 글러먹은 것이다.

 

"휴우- 가보게."

 

보대리가 자신의 자리로 가는 동안 김과장은 보대리의 문서를 쓰레기통에 버려 버렸다.

 

이번 일은 사장에게 보고가 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심각하다.

 

"어, 보대리! 제출은?"

 

그새 일을 마친 김대리가 손의 물기를 털어내며 웃었다.

 

"했어."

 

"고마워. 역시 입사동기 뿐이라니까. 다음에 동기들끼리 한 잔 하자고."

 

"응."

 

보대리는 자리에 앉아 다시 그가 운영진인 사이트에 들어갔다.

 

<야이 씨발 또 야근이야 아오 좆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야근이랰ㅋㅋㅋㅋ>

 

야근이라고 놀린 놈 역시 밴.

 

전기를 아낀답시고 사장은 에어컨도 틀어주지 않는다.

 

선풍기가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소리와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만이 사무실을 채웠다.

 

보대리의 회사는 현재 인근의 무역회사와의 거래양을 늘리기 위해 여러가지로 혼잡한 상황이었고, 이번 거래로 인해 좀 더 큰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모두 최선을 다했다.

 

박부장은 정년 퇴직 후 노후를 위해.

 

곧 정년인 박부장을 뒤이을 김과장은 먼 미래 아들의 대학 등록금을 위해.

 

김대리는 소꿉친구이자 현재 애인인 최양과의 결혼을 위해.

 

박주임은 남자친구가 없을 때 자신의 발이 되줄 자동차를 위해.

 

모두 박카스를 물처럼 마셔가며 키보드를 두들기고 통화를 했다.

 

그 와중에도 보대리는,

 

<맨날 야근하는데 연봉 안오르는 보대리 인생 vs 디씨하지만 아직 고1인 민성이 인생>

 

<BANIP qwe.rty.ui.op +걸리비>

 

고등학교 1학년과 싸우느라 바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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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걸리버 2011.07.09 18:06 (*.37.130.32)

    올ㅋ 엑스트라임요 ㅋ

  • ?
    Ƹ̵Ӝ̵Ʒ 2011.07.09 21:40 (*.225.38.5)

    올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주행 완료

    빨리 스연좀여

    현기증 돋네요잉

  • ?
    김크루고인 2011.07.09 21:50 (*.223.2.104)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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