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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8.02 08:56

숨소리

조회 수 1304 추천 수 1 댓글 4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간고사 기간 중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급하게 연락을 받으신 어머니는 시험때문에 못가는 절 집에 남겨두시고 형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셨습니다.



다음날 저녁.

시험공부를 하다가 지쳐 텔레비전을 보며 쉬다가,

다시 공부를 할까싶어 텔레비전을 껐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누군가 맨발로 거실 장판을 밟고다니는 소리였습니다.

25평 남짓한 작은집이라 숨을 곳도 없거니와, 거실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 혼자 집에있어서 괜히 착각했나보다 생각하고는 방으로 들어가려했는데, 

순간 또다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군가 제 귀에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소리였습니다.

마치 제 뒤에 누군가 있는 것 처럼.....



그 후로도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소리가 들려왔고,

거실에 나갈 때면 어김없이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형이 군대에 가고나서는 집에 어머니와 저 둘뿐이라,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정말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다행히, 분당에 아파트가 분양되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전 그 집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이삿짐을 꾸리던 날, 어머니께 살짝 여쭤보았습니다.

“어머니. 혹시 혼자 계실 때, 이상한 소리 못 들으셨어요?”하고요.

어머니는 코웃음을 치시며 정신 차리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고, 저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이렇게나 힘들고 무서웠는데, 여자인 어머니께서도 들으셨으면 어떡하나 싶었거든요.



이삿날.

친척분들이 와서 일손을 거들어주셔서 이삿짐을 나르는데 크게 힘은 들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마친 그 날, 새 집에서 어머니가 저에게 나지막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지? 엄마도 널 혼자두고 가던 날, 걱정 많이 했단다.”

어머니께서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계셨던 겁니다.

다만 제가 겁에 질릴까, 혹시 이런얘기를 집에서 하게되면 더 크게 당하지않을까 일부러 이야기를 하지 않으신겁니다.



제대한 형에게도 말해봤지만, 형은 믿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와 어머니가 2년동안 겪은 일은 정말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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