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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괴담] 심야의 편의점





토요일 저녁, 새로운 게임을 산 나는 열중해서 게임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갑자기 배가 요란하게 꼬르륵 대길래 냉장고를 뒤졌지만 별로 먹을만한게 없었다.

그냥 자면 좋을걸, 배가 너무 고파서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 갔다.

집 앞 골목을 지나면 약간 완만한 비탈길의 큰 길이 있는데...

근처에 대학이 있어서, 주말 한밤 중의 큰길 근처에는 불량한 애들이 많이 모이는 편인데,

보통 아무리 심야라도 손님을 태우려 배회하는 택시나 술주정꾼들이 꼭 있는데 그 날은 술주정꾼은 커녕 길가에 차도 없었다.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가, 싶어서 편의점으로 향하자 편의점 앞의 버스 정류장 벤치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하얀 윗도리에 하연 스커트를 입은 여자였다.

근처에 인기척도 없고 약간 기분이 나빠서 빠른 걸음으로 스쳐지나려던 차에, 가냘픈 목소리로

저 죄송한데요, 지금 몇 시인가요?」하고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꽤 예쁜 얼굴이었지만 별로 상관하고 싶지 않아서

「O시 OO분이에요(시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하고 대답하고는 편의점으로 맹렬히 대쉬. 재빠르게 쇼핑을 끝마치고,

귀가하는 길은 건너편 반대편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길 건너편쪽을 바라보자, 여자는 더이상 보이지 않길래「흠... 」하며 집으로 향했는데,

문득 언덕 저 위에서 뭔가 싸우는 소리같은 것이 들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자 언덕에서 누군가가 달려 내려오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 기색을 느낀 나는 건물 그림자에 숨어 통과하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다. 

점점 발소리가 커지는 것을 느끼며 몸이 바짝 굳은 내 앞으로, 상반신 알몸의 젊은 남자가 나를 눈치채지 못하고 비탈길을 달려 내려갔다.

순간 남자 몸에 가는 선같은 상처가 몇 군데 보였는데, 붉은 것도 보였다. 아마 피였으리라.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어디론가 달려가자, 왠지 무서워진 나도 빨리 집에 돌아가려고 큰 길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언덕 위에서 하이힐 소리같은 것이 들려왔다. 또깍 또깍 하고.

아파트 골목의 모퉁이를 돌아, 언덕 위에서는 하얀 윗도리의 하얀 스커트를 입은 그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또깍 또깍하는 소리와 함께.

가로등 근처를 지나던 여자의 왼 손에 뭔가 빛나는 것이 있었다.

잔뜩 움츠려든 나는 이미 심장이 터질 것처럼 오그라 든 상태였다.

그 직후 나는 집으로 눈을 질끈 감고 맹렬히 달렸다.

귀 안쪽에 아직도 힐 소리가 메아리치는 와중에,

집 문을 닫고 밖을 확인하려고 빼꼼히 문의 스코프로 밖을 보고 있자,

멀리서 또 힐 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문에 등을 돌리고 완전 정신이 반쯤 나가다시피 웅크리고 있자,

발소리는 점점 다가와 집 근처, 현관 앞을 한참이나 왕복하며 서성이다 또 멀어져갔다.

그 때부터 심야의 편의점은 가지 않고 있다.




출처 : 괴담천국 리라하우스 제4별관 (http://newk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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