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조회 수 1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0년의 저항을 뒤로 하고 지난 2014년 9월, 69개의 초고압 송전탑이 건설된 밀양.
하지만 그 후에도 밀양의 어르신들은 포기하지 않고 저항을 계속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충남 당진, 강원도 횡성, 부산시 기장군, 전남 영광, 강원도 삼척 등
전국을 돌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곳의 주민들을 직접 만나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 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옳은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것인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책「탈핵 탈송전탑 원정대」로 엮어냈는데요.

밀양 어르신들의 최근 소식과 함께 만든 책 이야기를
이계삼님(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이 보내온 글을 통해 전합니다.




2b32119583ea6098543995ba55480588_1431470

2015년 3월, 전국의 원전, 송전탑 현장을 도는 4번째 여정에서

이계삼 선생(앞줄 가운데)과 어르신들 ⓒ'밀양765kvout'페이스북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를 올립니다.
지난 9월 송전탑 69기가 건설된 이후에도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롯하여
전국 곳곳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찾아가 위로하는 '72시간 송년회'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12월 26일부터 완성된 송전선으로
저들이 송전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철탑 선하지에 농성장을 꾸려서 지난 겨울을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c76370d02a38e108a2dd6c63af4d493a_1431470

12월 26일, 밀양 송전탑에 전기가 들어오는 것에 항의하며 농성을 시작한 어르신들 ⓒ밀양765kvout facebook


b6c1b43dbccf9127670974cfa0891c48_1431470

12월 눈보라 속에도 한전 컨테이너 앞에서 농성 중인 어르신들 ⓒ밀양765kvout facebook


이제는 기자 한 사람도 없고, 연대활동가들도 드문드문 찾는, 이곳 밀양에서도
매일 아침 밀양시청앞 1인시위가 있고,지금 다섯 달째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선하지에 농성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전의 보상금을 거부하고 버티는 225세대 주민들이
유형무형의 압박에 시달리는 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밀양이 넘어야 할 벽은 바로 '사법처리 국면'입니다.
거의 매주, 재판이 벌어집니다. 65명의 주민과 연대활동가들이
80여건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13b771f6b810c23f4c81bd7e33a62274_1431470

밀양송전탑 ‘벌금폭탄’ 사태에 대한 불복종 노역형 선언 기자회견ⓒ밀양765kvout facebook


주민들은 법원에서도 '법정투쟁'을 이어갑니다.

평생을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교장으로 퇴직하여 밀양으로 귀농하셨다가,
밀양 송전탑이라는 '횡액'(?)을 만나 투사가 되신 고준길 선생님은
법정에서 당신의 최후진술을 이렇게 끝맺었습니다.
"이제 송전탑 공사가 끝나고 우리 주민에게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세월호 아이들이 뱃 속에서 죽어갔던 것처럼
송전탑 밑에서 죽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판사님 저에게는 징역형이나 노역형을 내려주십시오.
벌금형이 나오면 노역을 들어가 살겠습니다.
이 부당한 일에 저는 벌금을 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고준길 선생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네 명의 연대활동가가 노역형을 살기 위해 구치소로 들어갔습니다.

e9216c27fb28c50679b45c4b60f72b07_1431470

밀양에 세워진 765kv 초고압 송전탑ⓒ밀양765kvout facebook


밖의 시선으로 보자면 '완연한 퇴조기'에 들어선 이 싸움의 한복판에서
저는 지난 6개월 내내 '이 싸움은 나에게 무엇이었는지'를 곱씹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싸움의 진로와 제 인생의 항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걸어오던 길이 분명 있었던 것 같은데,
돌아가야 할 길도 아득하고, 가야할 길도 보이지 않습니다.
무언가 더듬어 갈 실마리라도 있을까 하여
지난 3월 한달 내내 어르신들과 함께 전국을 돌았습니다.
이른바 '탈핵탈송전탑 원정대'.
여정이 이어지는 봉고차 안에서, 어르신들이 잠든 숙소에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어르신들이 흘려놓은 이야기의 파편들,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을 적어내렸습니다.
그것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은 이 이야기를 옮겨 담으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동안 제 이름으로 된 네 권의 책을 냈습니다. 이번에는 제 이름이 아니라,
'밀양 할매 할배들'의 이름으로 된, 어르신들의 '대필작가'가 되어 책을 냅니다.

6ad9eb2a2e5eb7a586dd5a13ad63a69c_1431470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출간을 맞아 열린 축하자리에서 책을 읽어보고 있는 어르신ⓒ밀양765kvout facebook


거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 나라 핵발전소 주변 지역의 실상과 이력,
송전탑 지역 주민들의 가슴아픈삶의 축도를 그렸습니다.
이제 무언가 이 세상을 위해 보람있는 일로써
당신의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밀양 어르신들의 원력(願力)으로써
밀양 송전탑 투쟁은 '탈핵탈송전탑 투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향후 몇 달은 이 책을 들고 어르신들과 전국을 돌며 책을 팔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 1억 3천만원이나 남은 벌금도 모으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관하여 대화하고 싶습니다.
어르신들은 지난 10년간 철탑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철탑을 따라가니 그 끝에는 '핵발전소'가 있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탈핵과 탈송전탑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싸움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늘 비틀거리며, 그러나 무언가 소중한 '인생의 의미'를 추구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늘 걱정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는 분들의 손길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밀양에서 이계삼 올림



밀양어르신들의 책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9d0829e337591157afa1a05bf1513081_1431470


e59253747ea807d3d0a648130cb9fad7_1431470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싸워오다 보니께
이게 단순히 우리 마을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살곳도 갈곳도 없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어요.
할매들이 돈이 아니라 후손들을 위해
지금까지 싸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많은 분들이 이 책 열심히 읽고
주변에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살아숨쉬는 책이니까요"
- 밀양 평밭마을 한옥순 어머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7548 Porsche 991 RSR 몬자서킷 주행영상 2015.05.13 51
17547 여시 질렸다고 들어오시는 전 여시분들 2015.05.13 176
17546 EXID 하니 쇼케이스 사진 2015.05.13 92
17545 보배형님들 동생분들 2015.05.13 31
17544 이경규가 딸이랑 통화를 못하는 이유 2015.05.13 55
17543 현재 스르륵 상황) 운영진이 저항세력 진압에 나섰습니다. 2015.05.13 34
17542 아주머니!! 정신 차리세요...!!! 2015.05.13 18
17541 연대에서 떡 쳤나 보군요 宥 2015.05.13 181
17540 아 증말 남편새끼 땜에 밥맛 떨어져 죽것어요 2015.05.13 147
17539 14년식 A6 3.0 TDI 콰트로 다이내믹 시승기입니다 2015.05.13 217
17538 치킨복 타고난사람 2015.05.13 33
17537 음주운전 사고 후 처리 없이 도주 충돌영상 2015.05.13 110
17536 xlrclub.com 대박 이네요 ㅋㅋㅋㅋㅋ 2015.05.13 403
17535 물생활하는 아재에요....;; 2015.05.13 37
17534 스르륵에서 왔는데 참 다양한 고민글이 새롭네요. 2015.05.13 51
17533 저 앨범냈어요!! 한번만 들어봐주세요 2015.05.13 48
17532 핸드폰 발전을 나누는 기준 2015.05.13 62
17531 이놈들 남아있는 이유가있었네 ㅋㅋ 2015.05.13 57
17530 100,영상,♬,스압] 베오베카드 쓸 수 있을까요? 2015.05.13 51
17529 아름다운 사명감 2015.05.13 21
17528 식물갱 명언에 버금가는 SLR 아재들의 명언.jp... 2015.05.13 186
» 초고압 송전탑이 선 밀양 할매 할배들 최근 소식 전해드립니다. 2015.05.13 151
17526 여성이 폭행당하고있길래 도와주로갔어요 2015.05.13 47
17525 (ㅂㄱ,ㅅㅇ) 레바까던 여시의 이중성 2015.05.13 164
17524 저같은 사람은 갈 곳이 없네요. 2015.05.13 38
17523 주위에 곤경에 처한 분들이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도와주세요 2015.05.13 93
17522 (스압) 가짜같은 실제 사진들 2015.05.13 51
17521 아재 입장에서..오유분들 놀랍네요. 2015.05.13 91
17520 말레이시아 항공 MH066편 에어버스 A330 비상착륙 2015.05.13 214
17519 국방부가 도입할 고급 야전용 의자 甲 2015.05.13 89
17518 SLR 사이트 내에 있는 탑씨 URL (수정-증거이미지) 2015.05.13 371
17517 와이프와의 짧은 카톡 2015.05.13 82
17516 [사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 에어로모빌(AeroMobil) .. 2015.05.13 149
17515 왕과의 인터뷰 [bgm.스압] 2015.05.13 55
17514 스르륵에서 건너온 자게이 아재입니다. 오유분들은 이걸 아셔야해요. 2015.05.13 89
17513 ▶ 헝가리인들의 소름끼치는 시민의식 2015.05.13 16
17512 [BGM] 한 스포츠 스타의 파벌 이야기 2015.05.13 67
17511 근데 이런다고 안망함. 2015.05.13 67
17510 아재들 왜 오유에서 이리 환대하는지, 잘 모르시겠죠? 2015.05.13 42
17509 뒷바퀴 끼임 사고 났습니다 2015.05.13 39
17508 생리중인데 워터파크 갈려는 중딩.pann 2015.05.13 668
17507 오늘자 오유vs여시 사건 정리 2015.05.13 106
17506 안쓰는 사이트 쉽게 탈퇴하기 2015.05.13 125
17505 오유 야짤올라오기 시작 2015.05.13 316
17504 달립니다 2015.05.13 274
17503 레바 : 이거 허락 받으신 거에여? 2015.05.13 102
Board Pagination Prev 1 ... 463 464 465 466 467 468 469 470 471 472 ... 849 Next
/ 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