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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맨날 가입만 하고 실수로 비공감 눌릴까; 로그인 안하고 눈팅만 하던 유저가 글을 씁니다.
뒤늦게 '요즘 웹툰의 가짓수가 확 늘면서 느끼는 점 두 가지' 게시글을 보았습니다.
글 자체에는 모든 분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봅니다.
점점 웹툰을 연재하는 포털 사이트도 증가하고, 그에 따라 작품도 많이 나오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덧글의 일부 유저분들이 너무 단면만 보고 판단한 문제들도 있다고 판단되어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다소 긴 글이지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웹툰 수가 늘면서 전보다 퀄리티가 낮아지고, 이상한 작품이 많아졌다."

저는 이게 웹툰 수가 늘면서 생긴 결과 중 하나라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퀄리티가 낮아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웹툰이 많아져서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고, 오히려 전체적인 웹툰의 퀄리티는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비쥬얼적으로 말이지요.
잘 그리는 사람도 많아졌고, 채색을 잘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3D를 사용하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포털 사이트 자체에서도 옛날보다 더 큰 포맷으로 웹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옛날엔 볼 수 없었던, 창백한 말, 아메리카노 엑소더스, 재앙은 미묘하게 등 정말 놀라운 퀄리티의 만화들도 올라오게 되었지요. 제 기억으로 옛날에는 이런 퀄리티의 웹툰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웹툰을 보는 분들은 스토리가 문제라는 생각을 함께 합니다. 저 또한 요즘 올라오는 웹툰들을 보면서 큰 감동을 느껴본지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작가들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과연 작가에게 엄청난 대작을 위한 시간이 주어졌던가요? 웹툰의 고료가 그동안 얼마나 올랐던가요?그렇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웹툰 고료는 생활하기에 적합한 수준이 아닙니다.유저분들이 말씀하시는 대박 하이 퀄리티! 작품을 보고 싶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작가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웹툰 고료 문제는 요즘들어더 심각해진 면도 있습니다. (얼마 전 티테일 관련 사건도 있었고, 관련 업계 분께 들은 이야기지만, 웹툰 시장이 레드오션이 된 바람에 신인 작가 고료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합니다.) 흔히 웹툰 준비기간이나 휴재기간에 더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도 많이 하시는데, 그 준비기간동안 작가는 무일푼 상태고, 평소에 많은 고료를 받아 쌓아 둘 처지도 아닙니다. 생활하기 위해 자신의 일도 해야 하고(이것은 '다음 웹툰 결혼해도 똑같네'에서도 나온 적이 있었는데, 작가분들이 다이어터로 성공하자 여유로워 지는 모습이 아닌, 그때라도 바짝 벌어야겠다며 있는 체력 없는 체력 다 쏟아부어 외주를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여러분이 원하는 하이퀄리티 배경을 위해 3D도 만들고, 배경사진도 찍고, 그림 연습도 하고…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렇게 열심히 하는 작가 본 적 없는것 같은데?" 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누가 그 작은 보상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겠습니까? 옛날 만화 대여점때처럼 공장만화처럼 찍어내는게 더 이득입니다. 일단 연재 하면 돈을 주니까요. 여러분이 욕하시는 일진 만화 같은 경우에도 학교물은 누구에게나 공감 받기도 쉽고, 무엇보다 봐주는 독자들이 많은데 이걸 하지 않고 배기겠습니까? 여러분이 사업을 한다고 해도, 누구나 살 수 있고 만들기 쉽고 맨날맨날 팔리는 보편적인 아이템을 노리지, 자기 만족과 마이너 고객들을 위한 아이템을 고생고생해서 내놓을까요? 그래봤자 똑같은 보상을 받는데…

다시말해 지금 웹툰 작가에게 훌륭한 스토리, 뛰어난 그림실력을 모두 원하는 것은 오유분들이 경계해왔던 "열정페이 논리"와 다를 것이 없다고 봅니다. 웹툰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을 가진 작품의 어머니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는 인간이기도 합니다.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고, 좋은 스토리를 짜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웹툰 작가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습니다. 웹툰 작가의 고료도, 마감 시간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독자들은 더 높은 퀄리티만을 요구합니다. 레진에서 유료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모자라다 생각이 드시나요? 레진의 작가들은 자신의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이제서야 받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그들의 마감시간이나 능력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 주일은 정말 짧고 또 짧은 시간입니다.

- "이 만화는 퀄리티 대박이다. 근데 이 만화는 별로다. 일본만화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댓글로 달린 명작이라 불리는 웹툰 반 정도는 공감하기도 하고, 반 정도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말해"취향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진만화, 유명 작가 만화들만 높은 순위에 있어서 불만인 분들도 많으시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그 만화들의 인기가 많기 때문에 그 순위에 있는 것이겠지요? 또한 일본 만화같다고 불평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알기로는 오유 애니메이션 게시판에도 일본 만화를 즐겨 보는 분들이 계시고, 작가들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본 만화를 보면서 공부하고 자라온 작가들의 만화 연출이 어느 정도 일본만화처럼 되는 현상은 있을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게 비난받을 정도의 잘못일까요? 일본 만화에서 가끔 등장하는 혐한 사상, 성차별 사상 등만 지양한다면 된게 아닐까요? 반대로 미국 만화풍 작품들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건 왜 그런 것인가요? 일본 만화풍은 안되고 미국 만화풍은 괜찮은가요? 다시 말해, 이것은 취향 차이입니다.

사실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척/친구가 공짜로 캐리커쳐를 요구합니다." 라는 글에 모두가 "공짜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는 것은 실례입니다." "친한 사이라고 해서 공짜로 그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림 그리는 데 5분 든다고 하지만 그걸 그리기 위해 몇 년 몇 십년을 노력하는 것 아닙니까?" 등 어찌 보면 과격할 정도로(?) 그림 그리는 분들을 옹호해주시고, 또 트레이싱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주셨고, 얼마전 티테일 사건에도 자신의 일처럼 토론해주시던 오유 유저분들이 웹툰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이 빡빡한 기준을 세우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조금 답답한 마음에 글을 길게 썼습니다.



혹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요약도 함께 첨부합니다.

- 웹툰 연재는 아직 열악한 환경이며, 대작이 나오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과 보상이 필요합니다.

- 오히려 레드오션이 된 웹툰시장 때문에 CG를 공부하여 눈에 띄는 퀄리티의 작품을 내는 사람이 많아졌으나, 고료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 다른 작품을 비난하기 전에, 비판할 수 있도록 다시 생각해 봅시다.여러분이 싫어하는 작품도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작품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계속 덧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속 피드백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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