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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9 00:12

몸이 다됐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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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를 거듭하며 나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5박 6일의 투여일정을 마치고 하루만인 어제 와이프와 2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한걸음 한걸음 딛는게 왜이리 숨이 차고 고된 여정이던지,

이젠 야동을 보는데도 왕년에 터질것만 같던 나의 남성도 귀찮다는 듯이 금새 죽어나 다시는 일어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요즘 난 24일을 살기위해 한달의 5박 6일을 죽는다.

남들처럼 온전히 30일의 한 달을, 나날히 이어지는 365일의 1년을 살았을 적 나는 이때까지 무엇을 했던걸까? 후회가 막심하다.

남들처럼 여행도 다니고,
남들처럼 맛있는 것도 먹고,
남들처럼 하고싶은 것, 사고싶은 것..

다 하고싶었다.

사서도 고생한다는 20대..
그래 내 중년, 노년을 위해서 조금만 할애하자 했던게 애석하다.

그렇다. 난 지금 26세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내 이야기를 보는 젊은 사람들아.. 아니 친구들아.. 인생을 허비하지마.. 생각이 난다면 지금 실행에 옮겨.

계획도 필요 없어.
돈이 없어? 1금융으로 빌려서 갚고 치워버려.
시간이 없어? 나보다 없겠어?
펜 잡을 시간, 의자 엉덩이에 붙이는 시간, 물론 중요해.

다만, 나처럼 중요한 것만 보다가 더 중요한걸 잃을수도 있어.

시간은 우리들을 기다려주지 않아..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
젊어서 식도, 촬영도 하고싶은게 산더미일 텐데
나 하나만 보고 옆에 있어줘서 너무 미안해.
나 사실 얼마전에 퇴직금 받았어.
그걸로 뭐든 해줄게. 넉넉하진 않지만 한가지만 해줄 수 있다면 꼭 해줄게.

20~30년뒤 우리가 중년에 접어들어 집안이 안정적이 되면 세계여행을 한두달에 한 번씩 가는게 목표였는데.. 그게 이때까지 내가 아끼고 벌며 열심히 살아온 우리들을 위한 보상이라 믿었는데 그것조차 내겐 용납이 안되나봐.

그래도 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황혼기를 살고 있어. 네가 옆에 있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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