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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때 만났던 오빠를 정말 사랑했어요.
비록 지나고나서 보니 저를 소중히 아껴주지도 못하고 잔소리 심하고 제멋대로였지만 저는 그오빠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했었죠.
서로 첫 연애라 더 각별했던 것도 있을거예요.
1년뒤 일방적으로 차이고 나서 근 한달간 충격에 빠져 밥도 제대로 못자고 잠도 못자고 울기만 했어요.
나는 이렇게 슬픈데 너무나도 멀쩡한 그 오빠 모습에 분노하기도 했고요.
그 후에 서로 다른 애인이 생기고 나서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그 오빠는 제게 커다란 슬픔과 분노로 남아있었죠.
그래도 서로 볼 일이 없으니 그나마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 그 오빠를 다시 보게 되니 잊고 있던 마음속 응어리가 다시 떠오르는 거예요.
그러고나서 어젯밤 꿈을 꾸었어요.
제가 빵집에 들러서 이것저것 고르고 있는데 그 오빠가 멋진 정장을 쫙 빼입고 후광을 등진채 걸어들어와 저랑 눈이 마주쳤어요.
저를 보자 씩 미소지으며 "오랜만이네. 옷차림이 화려해서 딱 너인줄 알아봤어. 잘 지내지?" 라고 물어보는데 저는 깜짝 놀라 바보처럼 딱 굳어서 입만 벙긋거리고 아무말도 못하겠는거예요.
평소엔 그새끼 내 눈에만 띄면 경멸하는 눈초리를 쏴줄꺼야, 쌍욕을 할꺼야, 침을 뱉을거야 하고 길길이 날뛰던 제가 막상 딱 마주치니 표정관리가 영 안되는거예요. 꿈속이라도 공공장소인데 제가 하고싶었던 것들을 차마 할수가 없더라고요..ㅠ꿈에서까지 소심했죠ㅠ
겨우 인사하고 나서 오빠가 바쁜지 빵집 밖으로 나가다가 멈칫 하고는 마지막으로 굉장히 따뜻한 표정으로 "걱정마.. 나도그때를 기억할께."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깼는데..저 말을 들으니 이제껏 쌓여있던 응어리가 풀리는 거예요.
깨달았죠. 제가 슬퍼하고 분노했던 대부분의 이유는 저 혼자만 이렇게 아파한다는 생각, 그 오빠는 까맣게 잊었을거라는 생각때문이었다는 걸요.
꿈에서지만 오빠도 그때를, 나를 기억한다는 것, 내인생 누군가를 처음으로 가슴떨리게 온몸바쳐서 사랑했던 경험을 기억한다는 것에 큰 위안을 받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달았는데, 그 때를 기억한다는 것이 지나간 첫사랑에게 바칠수 있는 최고의 꽃다발이라는 것을요.
그동안 일방적으로 날 찬 그오빠가 나같은건 새까맣게 잊고 행복에 살겠지 싶어 너무 미워서 만나기만하면 쌍욕을 해주리 얼굴에 침을 뱉어주리 이를 바득바득 갈며 혼자 감정소비를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다 나혼자 기억하고 아파하는구나 하고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꿈에서라도 그때를 기억할거라는 말을 들었으니 그거면 됐어요.
더이상 저를 그 과거에 얽매어두고 필요이상으로 감정소비하지 않으려고요.
이제 현실에서 그 오빠를 보더라도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을 거 같아요.
물론 다시 사귀거나 친구로 지낼 생각같은건 눈꼽만치도 없지만 적어도 그오빠가 눈앞에 보인다고 해서 전처럼 만났을때 욕을 못한 저자신을 자책하며 하루종일 기분이 개같진 않을 것같아요.
제 인생이란 사진앨범 중 옛저녁에 정리해서 넣었어야 했던 흑백사진 한장을 겨우 찾아서 제자리에 넣은 기분이네요. 홀가분해요.
과거의 트라우마가 이렇게 하룻밤 꿈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예요.
어디에든 얘기할 곳이 필요한데 이시간에 얘기할 사람도 없고 이런 깨달음류는 바로바로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고게새벽반 분들께 말하네요^^;;
문장이 다소 두서없었던 점은 양해부탁드려요..
엔터와 스페이스는 모바일로 치느라 조금 어색할수 있습니다ㅠ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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