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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3.06.23 21:56

[2ch] ○○를 만나도...

조회 수 914 추천 수 0 댓글 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wEsw8




J시의 부근에 「T」라고 불리는 산이 있다.

어느날 나는 병원의 동료들과 거기에 갔다.


등산로 입구 근방에서 식물을 관찰하려는 사람들과 산 중턱까지 오르려는 사람으로 갈라졌다.

나는 오르는 편에 들어갔다. 도중까지는 차로도 오를 수 있는 길에서

우리는 자동차를 주차시켜놓고 한가롭게 등산을 했다.

올라가던 도중에 상당히 낡은 폐차가 있는 곳에서 오래된 간판이 풀숲사이에 있는 것을 찾아냈다.


「여기서 ○○가 보여도 차에 태워서는 안됩니다」


○○의 부분은 붉은 페인트로 쓰여져 있었는데

비바람과 햇빛에 지워져 버려 잘 읽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잘 바라보면

「아이」라고 희미한 글자가 보였다.


――――아이를 태우지 말라고?


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다.

「낙석 주의」라든가 「뱀 주의」라고 하는 간판은 자주 있지만

이 간판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아 그러고보니 아까 산 밑으로 내려 가던 사내 아이를 봤었지.

혹시나 그 아이는 히치하이킹, 무임승차의 단골 손님!」


「바보 같은 말을 하네∼. 고작 5살 정도였는걸?」


「창의적으로 생각해보자. 그 아이는 한 명이지만. 그 아이를 차에 태워주면 부모가 나타나는 거야.」


그 얘기는 그렇게 우스개소리로 끝났다.




우리는 그대로 산의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 왔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무리들은 우리들을 기다리느라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거기서 도중에 본 간판의 이야기를 농담으로 꺼냈다.

그런데 산 아래에 있던 무리는 의아스러운 얼굴을 했다.


「우리들은 쭉 여기에 있었지만 아무도 내려 오지 않았는데요?」


길은 단 한 개. 등산로를 벗어나면 조난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크고 울창한 산.


―――――당분간 아무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며칠뒤 이 이야기를 나가노현에 사는 지인에게 알려줬는데 그가 나즈막하게 말했다.


「아 또입니까. 이런건 시내의 게시판에라도 알려두는 편이 좋을텐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차마 물을 수 없었다.







http://blog.naver.com/keeper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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