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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으로서 저런 사람들 밑에서 일하는 거다.
한석율은 정직원이고 기본 신분(?)이 그래도 동등하니까 들이받을 고민이라도 하지...
여자 계약직으로서 저런 상사 밑에서 일할때는 정말 답이 없다. 일 떠넘기기와 성희롱은 어디에나 있더라...심지어 학교에도.
50대 교사가 회식가면 23살 여자계약직 교사하고 안고 부르스 추고.
처음 그랬을 때 정말 대학 막 졸업하고 처음 겪은 상황에완전 멘붕되서 노래방에서 한참 취한 아버지뻘 교사들이 손 주무르고 등 만지고 할 때 싫다는 소리도 못하고 머뭇머뭇..... 그 선생들 차 얻어타고 회식와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노래방과 화장실을 오가며 울먹울먹 ... 우왕좌왕...같이 입사한 계약직 선생들하고 정말 이렇게까지 일해야 하나 고민했었다. 그 다음날 아침 교무실에서 서로 얼굴을 보며 '대체 어제 있었던 상황은 뭐지?' 하고 멍하게 바라보았던 기분이 아직 생각난다.
더 어이없는 건 다른 동기가 한 선배여자 교사에게 털어놓으니 돌아온 대답이 '00선생님 보기보다 융통성이 부족하네. 그게 무슨 성희롱이야.하하. 아니 그리고 회식 때 있었던 일을 다음날 교무실에서 까지 얘기하고 있어? '
정말 가치관의 혼란이 왔다.
누가 해도 상관 없고 서류상 뭐 했다는 실적만 남기면 되는 일, 행정잡무, 나이든 선생님(아니 누구나)하기 싫은 담임, 형식적 연구수업, 제일 수업하기 힘든 부진아 반은 모두 계약직 선생님들이 맡았다. 일이라는 게 사실 어디까지는 누가, 저기부터는 누가 이렇게 딱 떨어지기가 더 힘든 것이고, 학교일이란 게 학년만 같으면 그 과에서 누가 해도 상관 없는 일이 대부분이고 그럼 꼭 그게 계약직 선생님에게 온다. 그리고 다른 정식 선생님들의 행정 잡무도 함께. 성대리가 일 다 떠넘기는 걸 알면서도 크게 관여하지 않는 미생 섬유팀 과장처럼, 윗 사람은 누가 무슨 일을 하든 일만 되면 상관 없으니까.
그리고 상사중에 꼭 "마부장 조금 + 성대리 조금" 인 교사가 꼭 있다. 내가 겪은 사람은 게다가 뭔가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으면 꼭 나서서 갈구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회식에 한 번 빠졌더니 다음날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 키는데 저벅저벅 다가와서 하는 말이 ' 00 선생, 너 내년에 책상 빼고 싶니?' 어이가 없어올려다 본 그 사람 얼굴과 그 순간 귓가에 들리던 윈도우 시작소리가 아직 기억난다. 마부장이 '야, 정과장. 너 이번에 진급 안할꺼니?' 했을때 자동으로 그 사람이 떠올랐다. 어찌그리 그런 인간들은 말투도 똑같은지... 그 사람은 개뿔 인사권도,재단에 연줄도없으면서 가장 최근에 정식 임용이 된 내 직속사수의 이름을 들먹이며 술자리에서 '00도 내가 힘써서 우리과에 정식으로 뽑았지' 하며 자기 말 잘 들으란 식으로 계약직들에게 언질을 주곤 했었다.
그 외에도 순간순간 계약직인 내 신분을 상기시켜주던 수많은 순간들.
자기들끼리 이야기 할 게 있으면 '기간제 선생님들은 교무실 밖에 잠시 나가 있으세요' 하던 월요일 교무회의 시간.
오랜만에 뵌 행정실장님께 반갑게 인사드렸더니 첫 마디가'아 00 선생 ^^ 학교 안에 있을 때 어서 시집가야지...'
나이 많은 교장쌤이 안타까운 얼굴로 하시던 말씀 '아 얼마 번다고 이 일 하고 있어. 제대로 된 직장 구해야지'
애들이 뻔히 알면서 교실 전체에 들리게 묻던 말 ' 쌤, 쌤 정식이에요 기간제에요?'
정말 내가 비참했던 순간은,미발령 교사 임용 추진회에서 열심히 국회에 로비해서 만들어낸 특별법 덕분에 20년 가까이 교직이 아닌 다른 일을 하던 40대 선배들이 갑자기 학교로 발령받아 왔을 때였다. 예전엔 국립대 사범대생들은 100% 임용을 보장했는데 임용고시가 생기면서 그 당시 군대에 있었거나 임용을 선택하지 않았던 교사들이 IMF 이후 경기가 힘들어지자 자신들을 구제해 달라고 탄원해서 임용고시에 비할 바도 안되는 아주 쉬운 과정을 통해 학교로 다시 돌아왔던 때였다. 일부는 교대로 편입을 시켜주었고 일부는 공립 중고등학교로 발령 받아 왔는데 정말 가관이라...보험회사 외판원 하던 아저씨가 마흔 넘어 처음 선생이 되서 왔는데 교무부장이 동기라 신임교사가 교무실에서 아무도 못 건드리는 존재가 되었다던가 하는 일이 흔했다.
내 자리도 예외는 아니라서, 원래 1년 계약이었는데 미발추 교사가 9월부터 임용되어 1년으로 이야기 하고 들어간 자리에 6개월 일하고는 짐을 싸야 했다. 꾹꾹 눌러 참았던 설움이 터진건 그 자리에 새로 오게된 미발추 교사가 찾아온 날이었다. 10년 동안 스튜어디스로 일하고 그 후로는 계속 가정주부를 했다는 해맑은 표정의 아주머니는 중학교 1학년 3단원 'Hi, Minsu, What is that?' 'This is my CD player' 이라는 dialogue 를 펴놓고 나에게 물었다.
'아~ 선생님이구나~~내가 들어갈 자리가...아유.. 내가 선생님을 처음 해봐서 잘모르는데 좀 도와줘...이 페이지에선 뭘 가르쳐야 되는거야?'
난 도저히 좁은 마음에 웃어주지 못하고 '그걸 알아야 선생님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라고 대꾸해주고 수업에 들어갔다. 지금도 곳곳에 저따위 교사들이 공립학교에 숨어있다.
사람들은 다들 자신들이 보아왔던 교사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선생들을 욕하지만 예전과 달리 IMF 이후로 얼마나 우수한 인재들이 교사가 되고 있는지 모른다. 심지어 기간제 교사 지원자들 이력서를 추려내며 우리 교무부장과 교감이 했던 말이.."와...요즘 젊은 선생들 학점 보면 일찍 졸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때는 그냥 졸업하면 선생 했는데...." " 아니 미국 석사? 이 스펙으로 왜 학교 영어 선생을 해?" 대체 왜 우리 세대는 그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돈과 노력과 공부를 하고서 이런 어려움을 겪어야 할까?
그리고 또 같은 계약직이 더 힘들게 하기도 한다. 내 계약직 + 같은 과 동기는 모든 일을 '제가 하겠습니다!' 하는 과하게 충성하는 스타일이었다. 다들 나눠서 하기로 했던 일을 자기가 다니면서 '제가 할게요' 하며 다른 선생님들서류까지 다 끌어모아 놓고는 나에게 같이 하자고 했다. 120명 학생의 답안지 채점이 600명으로 늘었다. 난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절했고 그 동기는 다른 선배 계약직들에게 내 욕을 하며 다녔다고 한다. 같은 과 일인데협조 안한다고.
다들 학교는 일반 회사보다 훨씬 쉬운 직장이라 욕하지만 계약직에게 쉬운 직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은 더더욱 정식임용이 드물고 그말은 즉, 1년짜리 기간제 교사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공립이나 사립이나 마찬가지다. 임용고시는 광역시 같은 규모에서 국영수 과목이 한 해 20명 이하로 뽑고 예체능은 2년 연속으로 안뽑기도 한다. 나머지는 기간제 교사로 채운다. 얼마든지 있으니까...또 과목 수급에 따라 자르기도 쉬우니까....김대리가 했던 말 '또 그 사람이 쓸모 없어져도 상관없다 생각하겠지' 그대로니까.
또 계약직 사원이라서 프로젝트를 맡길 수 없다고 하는 회사와는 달리 이놈의 학교는 제일 중요한 담임을 기간제 선생이 젊고 열심히 한다는 이유로 맡기는 일이 허다하다. 1년 계약직이 무슨 애정을 갖고 학교와 담임반에 그 학생들에게 애정을 쏟겠냐마는... 젊은 교사로서, 또 계약직으로서 열심히 경험을 쌓으려는 열정으로 아무 댓가없는 필요이상의 헌신을 하는 기간제 교사가 허다해서 더 안타까운 게 현실이다. 공립학교 기간제는 열심히 한다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자리도 아니건만아이들을 책임지고 있으면 열정을 쏟아붓는 게 막 졸업한 젊은 교사들의 순수함이다.
밤늦은 시간 미생 재방송을 보다보니 예전 생각에 글 써봅니다....
마부장과 성대리중 누가 더 발암이냐 이게 문제가 아니라 그 둘은 보통 섞여 있죠.
그리고 그게 꼭 사람의 모습으로나타나는 것만은아니라는거....
내가 계약직이면 저항할 방법이 없어서 고통이 배가 된다는 거...하아....이놈의 계약직....교사들도 미생보고 괴로운 건 마찬가지라는....
기간제 선생님들 힘내요.
반전 하나 풀까요??
저 위의 성추행 있었던 학교는 심지어 제가 졸업한 학교...그러니 그 선생들은 다 내 학창시절 선생님들이었음....어이고......
사이다는 하나도 없어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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