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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13.09.11 00:37

노크 - 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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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3LLd4




제가 사는 마을은 현의 경계를 넘어 차로 네 시간 정도 달려야 도착하는 작은 도시입니다.

몇 년 전, 그 도시에서 신원을 모르는 한 소년이 발견 되었습니다.

조사해 보니까 소년은 그 도시 사람이 아니라,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다른 현에서 실종 되었던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의 증언에 따르면, 며칠 동안 낯선 여자의 집에 감금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비슷한 사건이 과거에도 (다른 현에서 실종 된 아이들이 먼 곳에서 발견되는 사건) 네 차례 정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연속 아동 유괴 사건으로 보고 수사했습니다. 피해를 당한 것은 모두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남아.

그러나 이 사건이 특이했던 것은 발견 된 소년들에게는 특히 눈에 띄는 외상도 없고, 다른 피해를 받은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들도 몸값을 요구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납치 된 소년들이 있었던 객실은 외부가 보이지 않도록 창 부분이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식사는 세끼 제대로 나왔고, 방에는 TV와 책이나 만화, 게임 등도 있었습니다.

유괴범이었던 여자는 얼굴을 감추지도 않고 납치한 남아를 본명이 아니라 별명 같은 것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 하자고 말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서 여자는 잠자는 아이를 차에 태우고 도시의 변두리에서 풀어 놓았습니다.

경찰은 피해를당한 아이의 증언으로 마을에 사는 한 여자를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녀는 도시에서 벗어난 곳에서 독신 생활을 하고 있었고, 자신의 아이도 유괴 사건이 있기 이전에

사고 또는 사건에 휘말려 있었는지, 실종 신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종 된 아들 때문에 범행을 하게 됐다고 경찰은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경찰은 그녀의 집을 방문했는데 그 때 그녀는 없었습니다.

 

집에는 아이들을 감금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방이 있었고,

이 방안에서 [아들에게로 갑니다.]라는 유서로 보이는 종이와 함께 납치 한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편지가 발견되었습니다.

유괴 된 아이들은 하나 같이 [무서웠지만, 여자는 상냥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지금도 행방불명된 그녀와 그녀의 아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특이함 때문인지 이 사건은 일부 미디어에서도 다뤄졌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무대가 되었던 집, 이제는 폐가가 된 그 집에서 밤마다 부모와 자식이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과

실종 된 아이의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ㅡㅡㅡㅡㅡㅡ

 

누군가가 현관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닫힌 커튼 틈새로 강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단침은 아라비아 숫자 11을 약간 지나고 있었다.

손님 아니면 택배인가. 사람을 재촉 하는 것 같은 노크.

[...... 네 ~!]

밖에서도 들리도록 큰 소리로 대답하고 나갔다.

현관까지 가는 도중에 세면대 거울을 들여다보고, 이상한 점이 있나 없나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현관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복도에도 아무도 없었다. 잠결에 잘못 들은 거라 생각했다.

문을 닫고 하품을 하며 다시 자기 위해 등을 돌렸다.

 

똑똑. 뒤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노크를 하고 있다.

[네~!]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상층의 거의 중심에 있어서 문을 노크하고 도망쳐도

계단에 도착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려서 머리 정도는 보여야 정상인데.

아래에서 돌을 던진 건가 싶어서 밑에르 쳐다 봐도 그런 흔적은 없었다.

잠시 동안,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게다가 자고 싶어서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는다. 다시 자려고 문을 닫았다.

 

똑똑. 또 노크 소리. 분명히, 저쪽은 이쪽의 움직임을 어디 선가 감시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은 상대의 반응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나는 거실로 가서 잠을 자기로 했다.

똑똑......, 똑똑......, 똑똑. 끈질기다. 문 너머에 있는 것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끈질기다.

내가 문을 열 때까지 두드를 생각인가. 나는 조용히 소리를 죽이고 현관으로 향했다.

문 앞에 올 때까지 노크는 계속 되고 있었다. 그때 문득 하나의 의문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것이 장난이라면 어째서 벨을 누르지 않고 노크를 하는 것일까.

그래서 갑자기 문을 확 열고, 반대로 놀려켜주려고 했지만, 그 전에 문 구멍으로 밖을 모습을 보기로 했다.


현관문 렌즈로 조심스레 쳐다봤다. 거기에 보이는 것은 빨강 페인트를 칠한 난간과 콘크리트 통로 뿐이었다.

말그래도 아무것도 없었다. 똑똑. 노크 소리. 밖에는 아무도 없는데도. 이 상황을 이해 한 순간, 소름 돋는 것을 느꼈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의 노크. 졸음이 싹 사라졌다. 그때 아파트 계단을 올라 오는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발소리는 이쪽을 향해 온다. 그리고 쇼핑 백을 가진 사람이 지나 갔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었다.

반사적으로,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리고 집에 들어 가려던 이웃을 불러 세웠다.

 

[저, 실례합니다.]

 

이웃과는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만나면 인사만 하는 정도. 확실히 나보다 한 두살 연상.

학부는 다르지만 같은 대학에 다닌다는 것밖에 모른다.
아무래도 점심을 사 온 것 같았다.

 

[네, 무슨?]

 

[지금 아까. 누군가 저희 집 문을 두드리지 않았어요?]

 

[아니, 못 봤는데.]

 

[여기까지 올라 오면서 누구랑 마주친 적 있어요?]

 

[아니.]

 

[노크 소리 같은 건 들었어요?]

 

[...... 아니.]

 

나는 확신했다. 역시 이 통로에는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이웃은 석연치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곧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나도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닫자, 바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무시한 채로 부엌에서 설탕이 들어간 따뜻한 우유를 만들고,

거실로 돌아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아 천천히 마셨다.

마시면서 현상을 확인했다. 아이들의 장난 일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그래도 피해는 소리뿐. 더 이상 해가 없다면 내버려 두어도 좋을지 모른다.

그런데 왜 내 집 문을 두드리는 것일까. 학교 때문에 아파트로 이사와서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이런 일은 오늘이 처음이었고 이 방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소문도 듣지 못했다.
즉 집이 문제가 아니라면, 원인이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집 문을 끈질기게 여러번 노크하는 원인을 어딘가에서 만든 것이다.
뜨거운 우유를 마신 후 휴대폰을 꺼내 친구 K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K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자고있는 걸까. K는 자타가 공인하는 오컬트 마니아였다.
그래서 여러가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받질 않는다.

그런 다음 다른 친구인 S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초 후 [...... 뭐야?]라는 S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S? 나야.]

 

[알고 있어. 용건만 말해.]

 

S의 목소리는 조금 까칠한 편이었다. 분명히 S도 자다가 일어난 것 같았다.

 

[그럼 짧게 요점만. 어제 우리가 담력 시험하러 간 장소에 다시 데려다 줬으면 해.]

 

 

아직 몇 시간 전 오늘의 일이다. 한밤중, 나와 K와 S 세 사람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여자와 함께 아이들의 영혼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옛 민가로 운동 겸 심령 체험을 하러 갔다.
이런 시험 자체가 일이었지만, 그곳은 거리가 매우 멀어서 아침이 되어서야 귀가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셋이 일어나는 시간이 늦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담력 시험하러 간 곳에서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것도 일어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른바 [테이크 아웃.] 해버린 건지도 모른다.

 

[어제 갔던 곳? 이유는?]

 

기묘한 S의 목소리. 나는 바로 방금 전에 체험 한 것을 설명했다.

오컬트 마니아인 K라면 다르겠지만, S는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항상 개소리로 치부하는 인간이라서

[.... 헛소리하네.]라며 전화를 끊을까봐 두근거리며 설명했다.

그리고 S도 시험에 참여했다고 말했지만, 시험을 목적으로 갔다기 보다는 장거리 드라이브를 목적으로 간 것이 틀림없다.
다행히 중간에 끊어지지도 않고 전부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기차나 버스로 가자.]

 

전화가 끊어졌다. 거절할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 조차 왜 다시 거기로 가려고 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것이다.

만약 뭔가에 홀린 것 같으면 절에 가거나 퇴마사를 만나거나, 혹은 환청이 들린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똑똑.. 약간의 텀을 두고 노크 소리는 계속 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이것은 운명이야! 라든가 음울하고 귀찮은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인을 파악하고 싶다는 호기심, 혹은 사명감이 내 안에 맴돌고 있었다.

훌륭한 오컬트 마니아인 K정도는 아니지만, 나 자신도 그런 류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일어난다면 더욱 더 탐구심이 부풀어 오를 수밖에..

게다가, 노크 소리 뿐이라는 것이 신경이 쓰였다. 그 때문에 위기감도 덜한 것이지만...


그러고 보니 전에 읽은 소설이지만, 결계에 관한 이야기였나?

하여튼 집주인이 자신의 집에 결계를 쳐서, 집 주인이 허락하지 않는 한, 들어가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 문득 생각 났다.

스스로 문을 여는 것은 상대를 받아들인다는 것. 하지만 이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일단 문을 열었다. 그런데 노크 소리만 계속 들린다.

괴롭히지 않으니까 마치 내가 이 집에서 나와달라고 요청하는 것 같았다.

끝없이 문을 두드리는 이유가 자신이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위함이라면..

그 소리의 주인은 도대체 나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 집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지난 몇 일 동안에 원인이 있다면, 그 장소밖에는 없는 것이다.
일단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샤워를하고 나오니까 휴대폰에 한 통의 문자가 와있었다.
S에게서 온 문자였다.


【제목】 아까 했던 말.

【본문】 어제 분량만큼 기름 값을 낸다면 생각해볼게.

S답다고 할까. 나는 웃으며, [얼마?]라고 답장했다.

 

달리는 차 창밖의 풍경을 바라 본다. 전방에서 후방으로.

차에 가까운 것 일수록 빨리, 먼 것 일수록 천천히.

약 반나절 전에도 왔던 길이지만. 상황은 다르다.

핸들을 잡는 S가 조금 전부터 졸린 것 같았다.

졸음 운전으로 사고라도 나면 곤란하니까 말이라도 걸었다.

 

[K가 어제 이야기 했던 것 기억해?]

 

[...... 납치 사건 말인가?]

 

몇 년 전,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 일어난 연속 아동 유괴 사건.

나는 기억하지 않지만, 세상은 그 일로 시끄러웠던 것 같다.

 

[농담으로 들어주면 좋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어제 그런 이야기를 K가 했기 때문에 내 집에 온 건 아닐까 싶어서..]

 

[뭐가?]

 

[내가 말했듯이, 노크의 주인공..]

 

S가 하품을한다.

 

[아니, 그래도 겨우 그런 이유로 두 번이나 가야 하는 건..]

 

[아, 그것도 그렇지만..]

 

S는 귀찮은 듯이 말했다. 덧붙여서, 기름 값은 44800원이었다.

 

[야 그런데 그 빈집에 가서 어떻게 할거야?]

 

[음, 아직 생각 안 해봤어.]

 

[뭐야 그딴 무심한 말은.......] 앞을 향한 채로 S가 중얼 거렸다.

 

[집안에 들어가야 할지도 몰라.]

 

어제는 사건이 있었던 집을 밖에서 바라 보기만 했었다.

현재는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창문에 커튼이 걸려 있어서 안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가구는 그대로 있을 것이다. 여기에 살던 사람은 지금 실종상태이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주거 침입이네.]

 

[알고있어. 근데 저기서 날보고 오라고.. 그래서 간건데 그게 죄가 될까?]

 

[그건 그렇고 뭐 어떻게 들어갈거야. 문은 잠겨있던데.]

 

어제 확인한 바로는 문은 열쇠없이 열리지 않도록 되어 있었다. 들어갈 창문도 없었다.

 

[노크하면 열어 주 잖아?]

 

나는 농담으로 말했지만, S는 내 말을 무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안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그후로 몇 시간을 더 차를 타고 원하는 곳에 도착했다.

어제와 같은 장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주택가의 한 구석에 차를 세웠다.

 

[도착 했어. 여기에서 걸어 가면 있어.]

 

S가 말했다. S는 안전 벨트를 풀고 시트를 뒤로 젖힌채 눈을 감았다.

분명히 내가 돌아올 때까지 한숨 잘 생각이었다. 잠시 후, S가 눈을 떴다.

 

[...... 뭐야. 빨리 가. 위치는 알고 있어?]

 

그때였다.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 똑똑.]

 

노크 소리.

빨리 차에서 나오라는 것일까.

 

[이 소리 들려?]

 

내가 묻자 S는 [...... 아니.]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뭔가 말하려는 S를 두고 차에서 내렸다. 조금 걷자,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S가 느릿 느릿 무관심하게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주택가에서 잠시 걸어 산으로 이어지는 좁은 비탈길 옆에 집이 있었다.

주위에 다른 집은 없었고, 그 집은 마치 왕따처럼 혼자 세워져 있었다.

기와지붕의 단층집으로 건물 자체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창문 너머로 보이는 커튼 모양이라든가 내부는 현대식이었다.

즉 불과 몇 년 전까지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다.

잡초가 무수히 나 있는 작은 정원을 지나 현관 앞에 멈춰 섰다.

 

[이제 어쩔 거야?]

 

나는 손에 힘을 주고 손잡이를 돌렸다. 하지만 당연히 열쇠로 잠겨 있어서 열리지 않았다.

어젯밤에도 확인한 사실이다. 노크의 주인이 나를 여기까지 불렀다면.......

그런 막연한 기대도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잠시 말없이 현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노크의 시작은 내 집 현관에서 들렸던 노크.

나는 그 소리에 이끌려 네 시간에 걸쳐 다시 여기까지 왔다.

현관에는 초인종 따위 붙어 있지 않았다. 두 번 정도 가볍게 노크했다.

문이 흔들리고, 유리가 덜컹덩컹 흔들렸다.

 

똑똑익숙한 소리. 내가 집에서 들었던 소리와 비슷한 소리였다.

비록 이 소리가 환청이라고 해도, 나는 이 소리에 이끌렸다.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뒤에 있던 S를 돌아봤다.

 

[어떻게든 이 안으로 들어가 볼까.]

 

내가 묻자 S는 매우 귀찮은 듯한 표정을 했다.

 

[어떻게든 들어가고 싶다면, 방법이야 없는 건 아니지.]

 

S가 무책임한 어조로 말했다.

 

[불법침입이라도 들어가고 싶어!]

 

[어떻게든 들어가려면 들어가지. 문짝 뜯어내거나 유리창 깨부수거나 벽에 폭탄을 설치하던가..]

 

S는 위를 보더니, 작게 숨을 내 쉬었다.

 

[새끼....... 내가 네 비서냐? 네 녀석 태워주랴, 문 박살내랴..]

 

S는 문 앞에 놓인 돌덩이를 들었다. 그러더니 있는 힘껏 문을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두 동강 나며 안쪽으로 쓰러졌다.

멍때리고 있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S는 박살 난 문을 헤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럴 땐 무식한 게 최고여..]

 

글쎄.. 무식한 방법이라면 그냥 창문을 부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일 텐데..

어쨌든 상관없다.

 

박살 난 문을 헤집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정면에는 다다미로 이루어진 거실이 나왔다.

그리고 그 위에 둥근 카펫이 깔려있다. 앞쪽과 좌우 쪽에 각각 문이 있고 각각의 방으로 연결되는 것 같았다.

 

[냉큼 다녀와라. 사람 오나 안 오나 망보고 있을게.]

 

S의 목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움직였다.

 

[실례......]

 

안쪽은 먼지가 춤추듯 휘날렸고 콧구멍이 근질거렸다.

잠시 가만히 집중해서 아무 소리나 들으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노크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이 집의 서쪽 객실이 납치 사건 때 아이를 가두는 용도로 사용된 방이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나는 거기에 가려고 왼쪽 방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복도가 뻗어 있고, 또다시 세 개 정도의 문이 있었다.

나는 차례대로 문을 열고 확인했다. 창고, 그리고 거실로 보이는 방. 그렇게 남은 문은 가장 안쪽의 문.

손잡이에 손을 대고 천천히 열었다.

순간, 문 사이로 어둠이 튀어나온듯한 착각을 느꼈다. 어둡다.

간신히 열린 문으로 달빛이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유괴된 아이들은 여기에서 감금 생활의 대부분을 보냈을 것이다.

문 근처 벽에 조명 스위치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눌러 봤다.

바로 그때,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방의 모습이 드러났다. 전기는 아직 살아 있는 것 같다.

솔직히 아직 전기가 살아 있는 것이 놀라웠다.

방 입구에서 볼 때, 왼쪽에는 큰 침대와 천장에 닿을 정도의 높이로

만화책이나 도감 등이 빽빽이 들어가 있는 책장이 있다.

그리고 오른쪽 안쪽에는 몇 가지 게임기와 선반이 있다.

게다가, 당시로써는 최신형이었을 평면 TV가 놓여 있다.

벽에는 납치된 아이들이 했을 것으로 보이는 낙서가 빽빽이 그려져 있었다.

 

[백열등 같다.]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S가 언제 왔는지 방 실내를 보고 있었다..

 

[아, 깜짝 놀랐잖아...... 기척 정도는 해라.]

 

[병신. 불법침입한 새끼가 그딴 소리를 하니?]

 

맞는 말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좆같은 기분이 들었다.

 

[...... 망봐준다며?]

 

[심심해서.... 그리고 K가 했던 말도 기억나고. 그중에서 신경 쓰이는 게 몇 가지 있어서 말이지.]

 

S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넌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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