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조회 수 1623 추천 수 0 댓글 0



나는 어릴 적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라는 곳에 살았었다.

부모님이 해외 지사에 일하시는 바람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그 곳에 머물렀었다.

원래대로라면 일본인 학교에 가야겠지만, 나는 왠지 일본인 학교의 분위기에 쉽게 섞일 수 없어서, 6년간 계속 네덜란드 초등학교를 다니며 네덜란

드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위트레흐트 교외에 살던 우리 집 근처에, 같은 반에 다니는 로베르트라는 남자 아이와 제시카라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이 두 사람과 나는 매일 함께 놀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3명이서 평소 놀던 공원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내가 술래였는데, 단순하게 주변에 숨은 로베르트는 곧 찾을 수 있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제시카는 찾을 수 없었다.

둘이서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데, 공원 안 쪽의 숲에서 엉엉 울면서 제시카가 달려 나왔다.

그리고 놀란 우리가 사정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숲 속에 무서운 도깨비가 잔뜩 있었어.

냄비에다 사람의 손 같은 걸 삶고 있었어. 그럴 리 없다고 우리는 웃었지만, 제시카는 너무나 필사적으로 진짜라고 말해서 우리는 믿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셋이서 몰래 보러 가 보기로 했다. 제시카도 모두 함께라면 괜찮다며 조심스레 안내를 해 주었다. 숲 안을 조심스럽게 걸어가자, 조금 넓은 들
판이 나왔다.

거기서 제시카가 [쉿!] 하고 손가락을 입에 댄 뒤 주저 앉아 몸을 숨겼다.

그리고 그녀가 살그머니 가리킨 앞으로 보자... 있었다. 큰 남자 4, 5명이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다.

모두 검은색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후드까지 쓴 채였다. 얼굴은 새하얬다. 하지만 이상한 화장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노래를 큰 소리로 합창하면서 불에 얹은 냄비를 젓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로 된 테이블 위의 저것은... 사람?! 몸 이곳 저곳이 뿔뿔이 잘려나가 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냄비에는 확실히 손목이 튀어 나와 있었다.

제시카는 우리들과 그 사람들을 번갈아 보면서 [저거 봐! 저거 봐!] 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눈 앞에 보이는 광경을 믿을 수 없어 단지 망연자실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로베르트는 무서움을 견디지 못한 것인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순간 놈들은 일제히 우리가 있는 곳을 보았다.

심지어 한 명은 도끼를 들고 있었다. [바보야!] 라고 제시카와 내가 동시에 소리를 지른 후, 우리는 미친 듯이 달렸다. 뒤에서 그 녀석들이 [으아아
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려왔지만, 다행히 쫓아 오지는 않았다.

우리들은 빛이 보이는 마을까지 달려 도망쳤다.

그리고 제시카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봤던 건 틀림 없이 숲의 나쁜 요정일거야. 앞으로는 숲에 가지 말자.]

그것은 당시 네덜란드 아이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믿음이었다.

나와 로베르트 역시 그 말에 수긍하고, 두 번 다시 그 숲에는 다가가지 않았다.

어쩐지 그 일을 입 밖에 내면 그들이 찾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 사건 이후 얼마 전까지 나는 [그 사람들은 분명 광신자나 이상한 종교를 믿는 사람이었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테이블 위의 사람도 실은 인형이었을 것이라 믿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로베르트에게 연락이 왔다.

위트레흐트의 그 공원 숲 속에서, 사람의 뼈가 나왔다고. 그것도 뿔뿔이 토막 난 채, 숲 속 한복판의 들판에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우연일지는 모르겠
지만, 나도 로베르트도 그 때 그 사람들과 연관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665 단편 빌라에서 생긴 일! 2 최강수봉 2012.07.11 831 0
664 단편 화장실 그녀! 3 최강수봉 2012.07.11 1183 0
663 단편 무당과 싸운 엄마! 4 최강수봉 2012.07.11 1235 0
662 단편 세탁기의 비밀! 3 file 최강수봉 2012.07.11 1124 0
661 단편 딱! 2 최강수봉 2012.07.11 729 0
660 단편 셀카의 비밀 7 최강수봉 2012.07.11 1073 0
659 단편 13계단의 201호 3 최강수봉 2012.07.11 871 0
658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탈의실2 10 file 리윤 2012.07.10 3859 3
657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탈의실1 1 리윤 2012.07.10 2099 1
656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가족2 2 file 리윤 2012.07.10 2863 4
655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가족1 1 file 리윤 2012.07.10 1610 1
654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7살이 되면2 4 file 리윤 2012.07.10 2101 1
653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7살이 되면1 file 리윤 2012.07.10 2030 1
652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스위트메모리2 1 file 리윤 2012.07.10 2047 2
651 사진 [기묘한 이야기]2012 봄 특별판 - 스위트메모리1 file 리윤 2012.07.10 1687 1
650 사진 [기묘한 이야기]길 찾기 3 file 리윤 2012.07.10 1846 2
649 사진 [기묘한 이야기]철도 건널목 3 file 리윤 2012.07.10 1627 2
648 사진 [기묘한 이야기]호기심 편 2 file 리윤 2012.07.10 1482 0
647 사진 [기묘한 이야기]전화기 너머 file 리윤 2012.07.10 1506 0
» 단편 [번역괴담][2ch괴담]숲의 나쁜 요정 리윤 2012.07.10 1623 0
645 단편 웃는여자,,, 최강수봉 2012.07.09 2127 1
644 단편 독서실귀신.. 최강수봉 2012.07.09 1216 0
643 단편 마루밑에서.. 최강수봉 2012.07.09 1004 0
642 단편 **테크... 최강수봉 2012.07.09 1158 0
641 단편 [번역괴담][2ch괴담]악마에게 홀린 여자 1 리윤 2012.07.09 1452 0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67 Next
/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