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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호러
2013.12.09 18:45

옛날 우리집

조회 수 2908 추천 수 2 댓글 1
바로 이야기 시작할게. 내가 해 줄 이야기들은 모두 내가 듣거나 겪은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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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때였어. 그때 우리집은 너무 가난해서 전세비가 없어서 이사를 자주 다녔었지.
 
이사를 다닌 끝에 정말 시골마을로까지 이사를 가게됐어(화산면 유성3리였던 걸로 기억해).
 
 
 
그 집은 원래 학원인지 뭔지 몰라도 상가 건물로 쓰였었는데, 장사가 안됐던지 문을 닫아서
 
우리가 거기에 살게됐어(그 전에도 사람이 살았던 것 같아).
 
 
아마 그 전에 살던 사람이 상가 건물이랑 뒤에 땅을 같이 사서 담을 짓고 사람살 수 있도록 만들어 놨는데,
 
건물자체는 딱히 수리를 하지 않았는지,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도로쪽 벽이 미닫이 유리문이었어. 그런데 일반 주택은 그런 유리문을 안 쓰잖아.
 
그래서 그 벽 반대쪽에
 
출입문을 만들고 출입문은 마당이랑 이어져있고, 유리문의 연장선에 대문을 만들어 담을 친 구조였어.
 
그림으로 설명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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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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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리         문-------------------대 문 -------------------------
ㅣ                                                                 ㅣ                                              ㅣ
ㅣ                                                                 ㅣ                                              ㅣ
ㅣ                                                                 ㅣ                                              ㅣ
 ---------------------------------- 방 문 ------            마     당                        ㅣ
ㅣ                                                                                                                  ㅣ
 ---------------------------------- 담 벼 락  ----------------------------------
 
(모바일로 보는 분들은 잘 안보일수도 있겠네. 발그림 미안해. 이미지 첨부하면 안 읽을까봐.)
 
 
대충 저런 구조였어. 방은 하나 뿐이고 집도 학교에서는 버스를 타고 40~50분을 들어가야되는 촌이라서
 
싫었지만 가난한데 어쩌겠어.
 
 
 
방이 하나 뿐이라서 부모님, 남동생이랑 나는 다 같이 자게 됐던거야. 지금 생각하면 불효자식이 따로 없었지.
 
딴에 배려는 한다고 남동생. 부모님. 나 의 배치로 잠을 자긴 했지만...
 
난 불효 속에서도 효를 찾는 남자.
 
 
 
 
 
 
 
그런데 그 집이 기운이 뭔가 안 좋았어. 그 전에는 가위따위 모르고 살았지만 저 집으로 이사가고 난 이후
 
가위같은 것도 잘 눌리고(참고로 난 영적인 존재에 대해서 믿지는 않아, 아마 어린 마음에 사람도 없는
 
촌으로 들어와서 무서웠던 것 같아), 여하튼 뭔가 으스스한 집이었어.
 
 
게다가 더욱 그 집에서 참기 힘들었던건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밤마다 철제 대문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
 
그 소리가 들려오는 시간은 규칙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 그때 시계는 잘 보지 못했지만 희미하게
 
동이 틀때에도 그런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아.
 
 
난 잠귀가 밝은 편이라 거의 매일 그 소리에 깨곤 했어.
 
처음 그 소리를 듣던 날을 자세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들리자,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서로 나가보라며 대문맞이를 미루시다 결국
 
외모는 마초이지만 어머니에게는 따뜻한 아버지께서 대문을 열러 나가셨어.
 
난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을 잤지.
 
 
 
그런데 둘째날부터는 부모님께서 같이 나가시는거야.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두분께서 나가시는 별 일은 없겠지, 내 동생도 잘 자는데 내가 신경 쓸게 뭐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잠이 들었어.
 
 
 
 
 
나랑 나 사이에 부모님이 주무신다고 했잖아.
 
그런데 언젠가부터 부모님께서 일어나시면서 내 동생을 봤는데 내 동생이 깨어 있는거야.
 
유리창 너머로 희미하게 비치는 달빛인지 가로등빛인지 알 수 없는 빛에 내 동생 눈이 빛나더라.
 
내 동생은 장난끼 어린 웃음마저 짓고 있는 것 같았어.
 
난 내 동생을 엄청 아끼기 때문에 '에휴, 너도 저 소리에 깼구나.' 하고 잠을 다시 잤지.
 
 
 
 
 
 
그런데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되니까 너무 짜증이 나는거야.
 
지금이야 잘때 누가 업어가도 모르지만 어릴땐 정말 잘 깼었거든.
 
그래서 어느날 어머니한테 문 두드리는게 누구냐고, 준이(내 동생)도 깬다면서 여쭈어봤지.
 
 
 
그런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쯧쯧. 너도 깨니? 준이가 몽유병이 있는 것 같더라. 미닫이 문으로 나가서 밖을 돌아다니다가 잠이 깨면 들어오려고 대문을 두드리나봐. 차가 많이 안 다니기에 망정이지. 계속 붙잡아 둘수도 없고 미닫이 문이라 여는 소리도 안 들리고, 어떡하지? 걱정이다."
 
 
그럼 내가 이제껏 본 내 동생이라고 생각한건 누구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까 너무 무서운거야.
 
그래서 어머니께 말씀드렸어.
 
"엄마, 나도 어차피 깨는데 나도 문열어주러 갈래."
 
난 내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싶었어. 어느게 진짜 내 동생인지.
 
어머니께선 처음엔 안된다고 하시다가 내가 너무 고집을 부리니까 알았다고 하셨어.
 
 
 
다음날이었지.
 
또 어김없이 그 소리가 들리는거야.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난 걱정스러운 얼굴의 어머니 아버지랑 같이 대문을 열어주러 나갔어.
 
시골길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발이 엉망인 내 동생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문을 두드리고 있는거야.
 
난 너무 무서웠어. 그럼 방에 있던 그건 뭐야?
 
너무 무서워서 한동안을 계속 대문을 열어주러 나갔었어.
 
 
 
 
 
 
그러던 어느날,
 
어김없이 그 소리가 들렸어.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이제 일어나서 부모님이랑 같이 가려고 했지.
 
부모님이 일어나시고 나서 동생으로 보이는 그 형체가 보일까봐 항상 먼저 일어났던 나는....
 
 
그날....
 
 
가위에 눌렸어.
 
 
 
 
 
부모님께선 먼저 나가셨고.....
 
 
그날따라 동생으로 보이는 그것은
 
 
 
더 흉측한 미소를 짓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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