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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3.06.10 03:22

[2ch]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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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나와 친구들 세명이서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산길은 자전거로는 힘들어서 걸으며 지도를 보고 있던 친구가

「이 길이 지름길이야」

라고 해서 포장도로에서 자갈길로 들어갔습니다.

아직 한낮이라 그다지 걱정은 안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은 낮인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밝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길이라 처음엔 별 생각 없었지만

점점 불안해져서 지도를 자꾸 몇번이나 다시 보며 조금씩 걸어갔습니다.

도중에 작은 공터 같은 곳이 있어서 거기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그 때

「어디서 왔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서 모두 놀라 그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보니

어느샌가 여성이 서 있었습니다.

그 때는 모두 길을 잃은 줄 알고 불안했기에 현지에 사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서 안심했습니다.

친구 한 명이

「니가타에서 왔어요」

라고 대답하니 그 여성이

「나는 이 마을에 살아. 이런 산속에서 혼자 산길 걷는게 무서웠는데 잘됐네」

하며 맑게 웃었습니다.

내가

「이 길로 가면 국도로 나갈 수 있나요?」

하고 물으니 그 여성이

「나갈 수 있긴 하지만 꽤 거리가 멀어」

라고 말해서 모두 걱정이 들어서 지금까지 온 길을 되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그 여성도 마을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함께 갔습니다.

그 여성은 20대로 곧 있으면 결혼식을 올릴거라고 말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 후 우리는 함께 걷다가 포장된 도로에 도착해서 여성과 헤어졌습니다.

길을 확인하려고 지도를 보면서 마을의 사람을 찾았습니다.

바로 근처에 보이는 집 앞에 아저씨 한 분이 계셔서 길을 물으려 하던 그 때였습니다.

나는 그 집의 벽에 붙은 벽보를 보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산길에서 만난 그 여성을 찾는다는 벽보라서 무심결에

「아, 산길에서 만난 여자네」

하고 외쳐서 모두들 그 벽보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가

「이 여자를 봤다고? 그럴리가 있나. 이 사람은 지난 달 살해당해 이 앞 산길에서 발견됐어. 이 벽보는 벗겨내는 걸 잊었나보네」

라고 말해서 모두 멍해져 버렸습니다.

친구의 한 명이

「쌍둥이 아냐?」

하지만 아저씨의 말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아저씨에게 산길에서의 이야기를 하니 처음에는 믿어 주지 않았지만

4명 전원이 똑같이 보고 이야기를 해서 결국은 믿어 주었습니다.

아저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결혼이 가까웠던 여성이

갑자기 행방 불명이 되어 수색하게 되었는데 그 산길에서 사체가 되어 발견되어

범인으로 마을의 젊은이가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곧바로 거기를 떠났습니다.

지금도 현지에 돌아와 멤버들과 재회하면 그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만

'결혼하는 걸 아주 행복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 여성의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고 말합니다.

무섭기도 하지만 조금은 슬픈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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