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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4 00:21

그냥걷기9

조회 수 1577 추천 수 0 댓글 0

물론 평상시에는 일기를 안 썼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쓰라고 시키니까 써본 게 마지막 일 것이다
이번 여행..... 난 그냥 무식하게 걸어다닐 뿐이다
여행 , 아무래도 여행이라는 말이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그냥 쉽게 말해 여행이라고 하겠다
이 여행을 하면서는 꼭 일기를 쓰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여행이 끝난 뒤에 흔적으로 남는 건 사진과 일기밖에 없을테니까..
내 물건들.. 모두 다 소중하지만
제일 중요한 보물은 카메라속의 사진, 일기장, 손수건 3장이라 생각했다
손수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거니까 그때 말하겠다





그래서 이 날은 밀린 1주일치 일기를 쓰기로 한다
9시쯤 일어나 씻고 혼자 있는 찜질방에서 라면 뽀글이를 해 먹었다 
아예 안 움직이고 가만히 있으면 더 다리가 아플 것 같아
조금은 움직여주자는 생각으로 찜질방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도와드렸다
아주 잠깐이다 한 20분? 역시 그리 도움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일이 끝나고 아주머니께서 우유 2개를 주셨다
난 정말 우유를 얻기 위해 일을 도와드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쩄든 마치고 우유 2개를 받았고 그걸 맛있게 먹었으니..
결론적으론 난 우유를 위해 일을 도와드린건가
계산적으로 살고 싶지 않은데

 

 

 

일기를 썼다 
일기 쓰는 게 왜 이렇게 힘든건지
쓰면서 너무 답답했다
뭔가 좀 .. 여행을 통한 내 자신,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나
생각과 느낌 같은 걸 손에 잡은 펜으로 줄줄 써보고 싶었지만
난 시간 순서에 따라 있었던 일만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었다
고찰이고 생각이고 느낌이고 그런 건 없었다
있었던 일들만 사소한 거, 쓸데없는 것, 아예 1분 1초까지도 다 쓰려 했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다신 돌아오지 않을 내 순간들을 모조리 기록해 묶어두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건 심하면 병이 될테다

 

 

 

더 답답한건 나는 그렇게 있었던 일들만 줄줄 글로 남기는 것도 제대로 못했다 
좀 제대로 써보려고 머리를 굴려봤지만 아무래도 내가 글을 너무 못 쓰는 것이었다
살면서 책도 거의 안 읽고 공부도 잘 안해서 그런거겠지..
무식하게 되는대로 써대니까 일기 하루치를 쓰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쓰고 보면..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다시 꺼내보고 싶지도 않을 그런 일기가 되어버렸다
답답했다
이 후에도 .. 대게는 그날그날 당일에는 못 쓰고 이때처럼 몇일씩 미뤄서 일기를 썼는데
딱히 나아진 게 없었다  
결국 나중에는 일기를 아예 안 쓰게 되버렸다
시간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고.. 의미없는 일기를 쓴다는 회의도 들고해서..
ㅇㅇ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딴 일기라도 써뒀으면 안 쓴거보단 나은것 같기도하고;;;;;

 



 

좀 쓸데 없는 얘기가 많은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좀 더 써보려고 한다

출발하기 전의 내 생각



1. 걸어다니기

나는 평소에도 걸어다니는 걸 좋아했다. 그냥 걸어다니면서 바람 쐬기

언제부터 이걸 해보겠다고 생각한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군대에 있을 때 그냥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내가 우리나라 한 바퀴를 걸어볼 수도 있을까?

어디 정해진 목적지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걸어보고 싶었다

 

2. 바깥 세상

나는 바깥에 나가본 적이 .... 보통 사람에 비해서는 심하게 없다

평생을 거의 갇혀살았다

내 마음은 내 속에

내 몸은 내 방안에

나는 외지는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지역까지도 잘 모른다

학교생활도 원할히 하지 못 했고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사회생활도 거의 하지 않았다

방구석 폐인

나는 말그대로 똥만드는 기계, 살아있는 고깃덩어리였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런지..

탈출하고 싶었다

 

 

새로운 세상으로 가면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

맘처럼 쉽진 않겠지만 꼭 한번 떠나보고 싶어

 

 


내가 알고있는, 그리고 좋아하는 몇 안되는 노래중에 하나이다

노래를 듣는 데 중간에 이런 가사가 나와 내 마음에 와 닿았었다

새로운 세상

내게 바깥 세상은 충분히 새로운 세상일거라 생각했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 지금의 생활을 잊고 새롭게 변화하고 싶었다

이 여행을 그 출발의 계기로 삶고 싶었다

 

 

3. 느낌

새로운 세상에 가면 느끼는 게 있을 것이다

내가 걸음을 통해서

눈으로 보는 것들, 피부로 느끼는 것들, 그리고 어떻게든 만나게 될 사람들

이런 것을 통해 뭔가를 느껴보고 싶었다

정말 내 주관적인 느낌

나는 너무 무감정하고 느낌에 주관성이 없다

이걸 어떻게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 데 내 머리로는 깨끗하게 뽑아내지를 못 하겠다

 

꽃이 있다

나는 꽃을 보면 아무 느낌이 안 든다

근데 어디선가 살아오면서 흔히 들어온 건 "꽃은 아름답다"

꽃을 보게 되면 마치 달달 외운 영어단어,숙어 처럼 그 말이 내 머리속에 떠오르고

'꽃이 아름답네' 이렇게 억지로 느낌을 생각해내고 만다

이때 누군가 내게 꽃을 보니 어떤 기분이 들어요
하고 물으면
꽃이 아름답네요.. 라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어울리기위해 대답을 할 것이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무튼
내가 느끼는 게 아니다

난 아름다운 게 뭔지 모른다

 


정말 커다란 느낌을 원했다

눈을 크게 뜨고

내 두 눈아

자 봐라, 그 동안 내가 많이 못 본 것들이다

꽃이고 들이고 산이고 바다고 시골의 풍경이니 다른 도시의 풍경이니

되는대로 다 눈 안에 집어 넣어대다보면

어떤 느낌이 내 뇌속을 탁 치며

아!

하고 어떤 뚜럿한 느낌이 들길 바랬다

하지만 여행을 마칠 때까지 그런 건 없었다

무얼 봐도.. 어디를 가도.. 사람을 만나도..

모든 게 그냥 그저 그랬다

그래서 마지막엔 회의도 많이 들었다

애초에 내가 너무 큰 걸 바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나란 인간은 그런 걸 못 느끼게끔 만들어져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세상에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그럴싸한 말만 존재하고

그 말들에 부합하는.. 인간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건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음..아무래도 내가 둔해서 그런 것같다

많이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그것밖에 안나온다

난 정말 둔하다 멍청함

 

 

4. 무전여행

역시..뭐..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고생 좀 해보고싶은 마음도 있었고

내가 낯선 사람들에게 느끼는 두려움, 거리감 같은 것을 없애고

내 성격을 시원하고 활발하고 당당하게 만들어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꼭 내 힘으로 살아남아보겠다는 것도 있었고....

뭐 이유야 이것저것 있다

그렇다고 구걸을 하며 다니려고 한 건 아니다

오히려 구걸이 더 쉬울 것 같았다

내가 좀 불쌍하게끔 도움을 청하면 오히려 사람들이 더 잘 도와줄 것 같았다

나는 왠만큼 당당하게 도움을 받고 나도 그에 맞는 도움을 상대방에게 주고 싶었다

근데..

내가 일방적으로 받은 도움이 너무 많은 듯;

어찌하다보니 자꾸 그렇게 됐었다 진짜 그럴려고 한 건 아닌데..

 

 

 

왜 이런 쓸데없는 것까지 쓰는지 불만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것까지 쓰는 이유는

내 맘이다

후기란 걸 써볼지말지 고민을 하다가 쓰기로 결정했다

20까지 쓸 것이다

그 때까지는 무슨 잡소리를 쓰던 난 쓰고 싶은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쓸 것이다

어짜피 쓰기 시작한 거

 

 

 

ㅇㅇ

이제 영덕의 찜질방으로 돌아감

찜질방에 누워 오후 4시까지 일기를 썼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지금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건 힘들것 같고..

또 여기서 하루를 더 쉬기로 했다

안 그래도 다리가 다시 엉망이 됐으니...오늘 하루만...

남은 시간에 밖에 나가 돈을 벌어보기로 했다

아직 봉화에서 받은 돈이 좀 남아있기는 하지만 난 내 힘으로 벌어내고 싶었다

목욕탕 아저씨한테 찜질방을 나가기전에

혹시 내가 이따 저녁에 다시 와서 청소를 대신 해줄테니 그냥 들여보내줄 수 있는지 부탁해봤다

청소알바하는 학생이 따로 있어서 곤란하다고 하셨다

그럼 지금 입은 찜질복을 이따가 다시 와서 또 입을테니까 찜질복대여비 1000원만 깍아달라고 해봤다

허락하셨다

1000원이 어딘가

 

 

 


찜질방을 나와 영덕시장으로 갔다

시장을 많이 돌아다녀봤지만 아무래도 할 일이 안보였다

물건 실린 트럭도 안 보이고...

식당에 가서 청소해준다고 하고 돈을 벌어보려고 했다

아주머니 혼자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었다

한 10명 정도 되는 단체 손님이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

막상 들어가려니 자신이 안나서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는데

때마침 아주머니가 문 밖에 나와계셨다

이 때다

식당 앞으로 가서 말을 걸었다

ㅇㅇ : 저기 실례합니다 제가 저 분들 다 드시고 나면 다 치워드릴테니..1000원만 주시면 안될까요?

'안될까요' 라는 말 정말 안쓸려고 했었는데 막상 말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나와버렸다

ㅍㅍ : (웃음) 아휴 천원....

일 같은 거 안 해도 된다고 하시면서 천원을 가져다 손에 쥐어주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2000원이었음)

ㅇㅇ : 안되요 그냥은 못 받겠고 일을 해드려야되요

괜찮다고.. 순대를 썰더니 들어와서 먹으라고 하셨다

뻘줌하게 먹고 있는데 국수도 갖다 주셨다

'어....이럴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아주머니가 너무 친절하셔서 당황스러웠다

정말 너무 뻘줌했다

말없이 음식을 다 먹었다

ㅇㅇ : 고마워요. 제가 이따 저 분들 다 드실 때 쯤 다시와서 꼭 다 치워드릴게요

정말 그냥 나가기에는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난 구걸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 나도 마땅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아.. 손에 쥐어주신 2000원..

그냥 얻어보려고 온 게 아니었는데..

돈을 받는 순간 그 2000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마음이 불편해서 주머니에 돈을 넣을 수가 없었다

그냥 손에만 쥐고 있다가..음식 먹을 때 상 옆에 뒀었다

근데 식당 나올 때 그걸 모르고 안 가져 나왔다

어휴.....어떻게 준 2000원인데... 다른 사람이 가져갔으면 어쩌나....

아 병신...흘리고 다닐 게 따로있지....

2000원이란 액수의 돈을 잃어서 아깝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돈이야 2000원 없어도 괜찮은데 그 돈이 그냥 2000원이 아니지 않나

이따가 식당에 상 치워드리러 갈 때 돈 흘리고 갔다고 얘길 해야하나?
마음써서 준 돈인데 이렇게 흘리고 간 걸 아시면 기분 상하지 않으실까?

그리고 혹시 .. 내가 2000원.. 그거 되찾으려고 일부러 일 도우러 온 줄 알지도 모르는데..

아 싫다..

 

 

 


일단은 식당 안의 손님들이 꽤 시간을 두고 식사를 하고 계신 것 같아

그 동안 시장을 더 돌아다니면서 1000원이라도 벌어보기로 했다

계속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저 멀리 뭔가 잔뜩 실려있는 트럭이 서 있었다

다가가보니 얼음이 실려있는 트럭이었다

ㅇㅇ : 저기 이거 다 내려야되는거에요? 제가 다 내려드릴테니까 1000원만 주세요!

ㅍㅍ : 허허....일은 무슨.. 그냥 천 원 주는 게 안 낫겠나

그러시면서 돈을 꺼내려고 하셨다

ㅇㅇ : 아니요 일하고 받을게요!!

ㅍㅍ : 뭐? 그래 그럼..

 

 

잠깐 이거 얘기하고 가야겠다

왠만하면 ㅇㅇ 와 ㅍㅍ 를 등장시켜 대화 형식으로 써보고 싶다

근데 ㅇㅇ 와 ㅍㅍ는 내가 걸어다니며 세세하게 일기장에 기록할 때

그 날 있었던 대화 글자까지 기록해 두었거나

기록은 해두지 않았어도 아직까지 내 머리속에 그 때 대화한 내용들이 거의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들만

ㅇㅇ 와 ㅍㅍ 로 써내고 있다

일기장에 써 두지 않았거나 내 기억속에서 희미해진 것들은 그냥 이런식으로 대충 쓴다

잡소리

 

 

 






아무튼 얼음 내리는 일을 돕게 되었다

난 정말 도움다운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아저씨는 내게 힘든 일을 안 시켰다

아저씨 두 분이서 얼음을 다 내리셨다

아저씨들이 얼음을 봉지에 담아 내리시고

그 내린 얼음을 아주머니가 묶으시면
그걸 내가 받아 바닥에 쌓는 쉽고 단순한 일만 했다

좀 힘든 일을 해야 내가 마음이 편할텐데..

그래서 마지막에 얼음 담은 봉지를 냉장고로 옮길 때는

이거라도 많이 옮기자 하고 오바해서 빨리빨리 옮기려 했었다

일이 끝나고 아저씨는 3000원을 주셨다

3000원.. 큰 돈이다 3000원을 받으니 힘이 났다

얼음을 내리고 식당에 가보니 아직 아까 그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래서 다시 시장을 좀 더 돌아다녀봤다

하지만 일거리는 못 찾았다

영덕 시내에도 가보고 근처 꽤 커다란 마트에도 가서 할일 없냐고 물어봤지만 없다고 했다

괜히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시간만 소비했다

한바퀴만 더 돌아보자는 생각 때문에 시간이 좀 늦어버렸다

나중에 식당에 가보니 이미 아주머니가 조금 치운 상태였다

ㅇㅇ : 저 왔어요

난 뭘 해도 다 어설프다

해도해도 어설픈데
처음하거나 별로 안 해본 일은 진짜 더더욱 어설프다

간단하고 쉬운일도 혼자 괜히 쓸데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린다

식당 치우는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막 적극적으로 좀 오바도해서 식당 치우는 걸 도우려고 했었는데

내가 이걸 잘하고 있는건지...하고 있는 와중에도 자신이 없었다

그저 어설프게 식당 안을 쓸고 닦았다

아주머니는 계속 살며시 웃는 얼굴로 아휴...안해도 되는데.... 하시며 말리셨다

 

 

 


난 정말 뭐 돈 때문에 간 게 아니다

정말 그냥 치워드리로 간 것이다

이미 순대도 먹었고 국수도 먹었고 돈까지 받았다

내가 이렇게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그 만큼 도움을 주려고 간 것이다

근데 아주머니께서는 내가 갈 떄 손에 돈을 쥐어주셨다

다른 사람에게 안 보이게끔 꼬낏꼬깃 주먹에 꽉 쥐고 와서는

누가 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몰래 내 손에 옮겨주셨다

5000원이었다

아니..... 난 정말 돈 받으러 온 게 아니에요

이걸 어떻게 받아요 전 진짜 그냥 해드릴려고 온 거에요

그리고 뭐 한 것도 없잖아요

 

아까 흘리고 간 돈 이야기도 했다

난 다만 혹시 식당에서 2000원 주운 게 있으면 그거 손님 돈 아니고 아주머니 돈이라고..

손님이 가져갔으면 내가 너무 죄송해질 것 같아 아주머니께 말씀드리려고 했던 것이다

아주머니께서 안 그래도 바닥에 있는 돈을 봤다고 하셨다
;;;;;

내가 말을 어버버버버버버버

제대로 못함... 괜히 핑계나 변명하듯이 혼자 당황했었음..

나는 나름대로 마음이 복잡했음..

 

찝찝했다

2000원 다시 찾으려 온 것도 아니고 그냥 도우려 온 건데

더 큰 돈 5000원을 받아버리다니

소심한 내 마음에 태풍이 몰아쳐서 엉망진창이 됐다

이 5000원은 쓸 수가 없는 돈이라 생각했다

이 꼬깃꼬깃한 5000원을 그대로 가방 깊숙히 넣어두고는 한 동안 안쓰기로 했다

아주머니..

정말 친절한 분이셨다

친절하다는 말보다..착하셨다

아니 순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정말;; 웃는 것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정말 순하셨다

끝까지 내게 존대말을 하셨다

ㅍㅍ : 아휴..^^ 얼마 안되지만... 음료수나 빵이라도 사드세요..^^

돈 받는 게 너무 미안했음.....








시장을 나와 찜질방으로 돌아가는데 마음이 찝찝했다

그 순한 아주머니 생각이 자꾸 났다

엄마같은 기분이 었다

엄마생각이 났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주 밝은 목소리였다

일부러 더 밝은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지내는 지 전혀 묻지 않았다

날 믿고 있으니 그런거라 생각했다

길게 통화하지는 않았다

근데..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편지가 집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았다

분명 편지가 왔으면 편지 얘기는 했을텐데..

혹시 편지가 안 간건가..불안했다

처음 보내는 편지였는데.. 나중에 다시 전화해봐야지..

 


찜질방에 도착했다

낮에 아저씨께 해둔 말 덕분에 1000원 깍아서 5000원에 들어갔다

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하고 라면에 물을 받았다

찜질방 옥상에서 라면을 먹었다

내 나름대로 마음이 복잡한 하루였다

잠을 자러 갔다






ㅇㅇ

사진이 두 개 밖에 없는 날이니

하나라도 더 추가하기 위해
이쯤에서 올려보는 현재까지의 경로 
녹색은 걸어 다닌 거 빨간색은 차 타고 다닌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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